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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24, 25구간을 넘는 일로 한동안 고민.
장마와 더위 사이를 예의 주시하다가 날을 잡았다. 7월 18, 19, 20일로 낙점. 일기예보를 믿고서 결정하였다. 장마철임에도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비교적 덥지 않은 그런 날이다.
24구간은 저수령에서 죽령까지이다. 저수령은 경북 예천군 상리면과 충북 단양군의 경계를 가르는 잿등이고, 죽령은 경북 영주와 충북 단양을 잇는 잿등이다. 이 구간에는 촛대봉, 투구봉, 시루봉, 배재, 싸리재, 흙목정상, 솔봉, 모시골정상, 묘적령, 묘적봉, 도솔봉, 삼형제봉, 1291봉 등의 높고 낮은 산과 잿등 그리고 무수한 무명봉이 있다.
이 구간의 거리는 19.3킬로미터로 하루치 종주량으로는 적정하나 도솔봉에서 삼형제봉을 거쳐 1291봉으로 이동하는 지점은 경사가 심하고 험한 암릉과 돌길로 이어져 굉장히 힘이 드는 구간이다. 그래서 국립공원관리소에서는 묘적령에 알림판을 세워 놓았다. 저수령에서 이곳 묘적령까지 온 등산객들은 더 이상 진행하지 말고 좌측의 단양군 대강면 사동리로 하산하라고. 실제로 이 구간에서는 두곳에서 탈진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1291봉과 1291봉에서 죽령으로 내려가는 중간 지점인 샘터 근처이다. 이와 관련하여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하여 저수령에서 이른 새벽에 출발하여 시간에 쫓기지 않고 차분하게 진행할 수만 있다면 무사히 죽령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 본인처럼 홀로 종주하는 사람들에겐 이 구간이 들머리와 날머리 접근에 애를 먹을 수가 있다. 들머리인 저수령까지는 버스가 없어서 일단 예천 시내버스정류장에서 용두 음달리까지는 버스로 이동하고, 용두 음달리에서 저수령까지는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약 50분 소요). 날머리인 죽령에서는 단양으로 들어가는 버스가 있지만 하루에 4회 정도 밖에 없어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본인은 하루 전날 저수령으로 이동하여 저수령 정자에서 야영을 하고 다음날 새벽부터 종주를 시작하였으며, 죽령에서도 야영을 하고 다음날 25구간까지 마칠 수가 있었다.
이번 구간 종점인 죽령은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과 충청북도 단양군 대강면의 경계에 있는 잿등이다. 영주와 단양을 연결하던 옛길로, 소백산국립공원 내에 있다. 대재라고도 부른다. 삼국시대 때 고구려와 신라의 국경 지역으로 오랜 기간 영토 분쟁지역이었고, 소백산맥이 영남과 호서를 갈라놓는 길목에 해당하며, 삼국시대 이래로 봄·가을에 나라에서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대강면 용부원리 죽령역에서 풍기읍 희방사역으로 빠지는 중앙선 철도가 길이 4,500m의 죽령터널을 통하여 죽령 산허리를 통과하고, 또 중앙고속도로 단양~풍기 구간이 죽령터널을 통과하여 나 있기도 하다. 죽령에는 주막과 휴게소가 있어 식사, 식수 확보, 핸드폰 충전이 가능하고 정자가 있어 야영하기에 좋은 여건을 갖고 있다.
오고가는 교통편은 산행기록 맨 뒤에, 또 산행기록 중간 중간에 자세하게 부기하였음을 알려드리며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후기를 올린다.
백두대간 제24구간(2016. 7.19(화). 구름 많음)
7.18(월),
동서울터미널에서 14:40분에 출발하는 예천 행 버스에 오른다. 17:30분에 예천 도착. 용두 음달리 행 버스가 출발하는 18:00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터미널 근처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한다.
여유를 부리다보니 금세 6시가 다 되어 간다. 부리나케 버스 정류장으로 달린다. 버스 정류장은 시외버스터미널 바로 옆에 있다. 버스는 이미 와서 대기하고 있다. 뛰어가서 오른다. 휴~ 다행이다. 하마터면 놓칠 뻔…….
15분 정도를 달렸는데, 그런데 가는 방향이 이상하다. 기사분께 물었다. 용두 음달리 행이 맞냐고. 아니란다. 청천벽력. 뒤에 있는 차를 타야 되는데 잘못 탔다고 한다. 내려서 예천여고 앞으로 가서 막차를 타고 가란다. 순전히 내 잘못이다. 행선지는 보지도 않고 출발 시간만 보고 맨 앞에 있는 버스에 올라탄 게 화근이었다.
예천여고 앞 정류장까지 되돌아와서 막차를 대기한다. 막차는 19:20분에 있다. 아직도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시간이 있어 시장에 들러 내일 점심 용 김밥을 준비한다. 버스를 놓친 덕분에 김밥을 구입한지도 모른다. 덕분? 한심한 생각이다.
‘인생 다 이런 거지’하며 자위하는 헛소리가 또 나오려고 한다. 요즘 들어 내가 이상하다. 나이 때문? 더위? 조급? 암튼 이상하다.
버스는 7시 25분에 예천여고 앞 버스정류장에 도착. 오른다. 정말 다행이다. 막차가 이렇게 반가운 것도 처음인 것 같다. 맘이 놓인다. 40분 정도는 달려야 한다. 시간 때울 겸해서 내일 구간을 점검해 본다. 이미 몇 번 봤던 자료다. 마치 수험생이 된 기분이다.
버스는 저녁 8시가 조금 넘어서 종점에 도착. 그런데 버스가 선 곳은 용두 음달리가 아니고 용두리다. 막차이기 때문이란다. 제기랄…….
이곳에서부터 저수령까지 걸어야 한다.
많이 어두워졌다. 산속 시멘트 길. 미세한 자연의 소리마저도 귀가 쫑긋해진다. 이럴 때마다 맘속으로 최면을 건다. 내가 그렇듯 저들은 또 나를 무서워할 거라고.
밤 8시 45분에 저수령에 도착. 인적없이 고요한 밤. 홀로다. 저수령은 경북 예천군 상리면과 충북 단양군의 경계를 가르는 잿등이다. 저수령 표석, 정자, 경북 예천과 충북 단양 홍보물들이 어둠 속에서도 확인된다. 지난번에 23구간을 마치면서 빗속에서 봤던 그대로다. 정자 좌측으로 좀 떨어진 곳에, 지금은 폐허가 된 휴게소 건물과 주유소가 있다. 마치 유령의 도시를 생각나게 한다. 흉물이다.
자연의 소리만 간간이 들려오는 저수령. 조용하다 못해 무서움까지 엄습하는 잿등. 내일 아침에 오를 초입만 확인한 후 이곳 정자에 텐트를 친다. 밤이 깊어간다. 내일 새벽 4시면 알람은 또 나를 깨울 것이다.
7.19(화)
텐트를 철거하고 배낭을 꾸리니 새벽 5시. 출발한다(05:15). 초입은 정자 우측에 있는 배수로 옆이다. 저수령 표석 뒤에 있다. 초입은 썩어 문드러져가는 통나무 계단으로 시작된다. 안개가 자욱하다. 계단을 통과하니 등로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번 비에 씻겨서 패인 곳이 많다. 많은 비가 왔던 모양이다. 주변엔 낙엽송이 울창하다. 낙엽송 사이를 짙은 안개가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10분 정도를 오르니 첫봉우리에 서게 된다(05:27). 무명봉이다. 내려가다가 바로 오른다. 이정표가 나온다(05:36). 이정표는 촛대봉 0.3, 투구봉 0.7 그리고 우측으로는 단풍나무군락지가 0.8킬로미터라고 알린다.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로프가 설치되어 있고 바위도 나온다. 다시 봉우리에 선다(05:50). 촛대봉이다. 정상에는 2002년 10월에 단양군에서 세운 정상석이 있다. 약간의 공터와 바위도 있다. 이정표에는 투구봉 0.74, 솔봉 12.43이라고 적혀 있는데, 투구봉 표시는 조금 전의 이정표 표시와는 맞지가 않다. 여전히 안개가 자욱해서 주변은 아무것도 볼 수가 없다. 내려간다.
완만한 능선이 이어진다. 다시 투구봉에 이른다(06:10). 정상에는 바위와 이정표가 있다(시루봉 1.46). 내려간다.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되고 다시 무명봉에 이른다(06:31). 5분정도를 내려가다가 오르니 시루봉에 도착한다(06;37). 정상목을 겸한 이정표가 있다. 배재가 1.85킬로미터 남았다. 약간의 공터도 있다. 내려가다가 하늘의 붉은 기운을 발견한다. 해가 나오려나 보다. 키 작은 산죽이 나오기 시작하고 완만한 능선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1084봉에서(07:09)
헬기장 흔적으로 보이는 곳을 지난다(07:02). 오른다. 우측은 잣나무 지대다.
잠시 후에 1084봉에 도착한다(07:09). 이곳에도 약간의 공터가 있다. 이젠 배재가 0.65킬로미터 남았다. 어느새 해가 나와 있다. 내려간다. 한참동안 진행한 후에 배재에 이른다(07:25). 배재 좌측은 단양군 대강면 남조리, 우측은 예천군 상리면 야목이다. 이곳 이정표도 야목마을이 2킬로미터 떨어져 있다고 알린다. 우측 방향으로는 내려가는 길이 뚜렷하다. 직진으로 오른다.
무명봉을 거쳐 싸리재에 도착한 때는 07:53분이다. 이곳에서 직진으로는 흙목정상이 1.2, 우측으로는 원용두 마을이 1.93킬로미터다. 좌우측 길이 뚜렷하다. 특이한 것을 발견한다. 그네가 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고마운 일이다. 휴식을 겸해서 그네에 올라본다. 감회가 새롭다. 직진으로 오른다. 주변은 잡목이 우거져 있다.
약간의 공터와 바위가 있는 봉우리에 이른다(08;16). 내려가다가 오르면 짧은 암릉이 나오기도 한다. 다시 완만한 능선이 이어진다. 잠시 후에는 주목이 있는 정상에 이른다. 바로 흙목정상을 알리는 이정목이 나타난다. 흙목정상은 인근 마을 이름을 따서 붙여진 것이다. 이후에도 이런 명칭이 몇 번 더 나온다. 삼각점도 있다. 하나의 이정목에 여러 가지가 주렁주렁 달려있다. 흙목정상의 높이(1070미터), 싸리재 0.95, 임도 0.85, 가재봉 2.2, 뱀재 0.55, 헬기장 1.8 등을 알린다. 직진으로 내려간다.
풀이 무성한 안부에서 오른다. 바로 암릉이 시작된다. 암릉이 끝나고 송전탑이 나온다(09:03). 내려간다. 잠시 후에 안부삼거리에 이른다(09:19). 안부에는 큰 바위가 있다. 좌측으로 내려가는 길도 뚜렷하다. 좌측 아랫마을이 보인다. 단양군 대강면 남조리 마을이다. 바로 오른다.
완만한 능선을 오르내린다. 10여분 만에 헬기장에 이른다(09:30). 이어서 솔봉에 도착한다(10;20). 부산낙동산악회에서 설치한 표지판이 있다. 삼각점과 약간의 공터도 있다. 이곳에서 10여 분간 휴식을 취한 후 내려간다(10;34). 완만한 능선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내리막에 이어서 오르면 모시골정상에 이른다(10;54). 이정표가 있다(묘적령 1.7, 모시골마을 1.7). 직진으로 내려간다. 잠시 후에 능선갈림길에 이른다(11:02). 갈림길에는 의자 두 개가 놓여있다. 마침 잘됐다. 식사를 할 만한 장소를 찾던 중이었다. 이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한다. 식사를 마치고 휴식까지 취한 후 출발한다(11:48).
다시 의자가 두 개 있는 곳에 이른다(12:02). 내려간다. 통나무 계단으로 이어진다. 완만한 능선을 오르내린다. 우측은 낙엽송 지대다. 다시 의자 2개가 있는 곳이 또 나온다. 완만한 오르막이 시작된다. 잠시 후에 ‘마루금치유숲길’ 안내판이 있는 곳에 이른다(12:19). 안내판 옆에는 탐방로 안내도가 있다. 마루금치유숲길이란 영주시와 예천군의 경계에 위치한 고항재에서 백두대간 능선의 묘적령을 연결한 코스로서 백두대간 마루금을 걸어볼 수 있는 숲길을 말한다고 적혀 있다.
묘적령에서(12:30)
오른다. 묘적령을 알리는 이정표가 나온다(12;30). 누군가 이정표에 붉은 물감으로 묘적령이라고 적어 놨다. 이정표는 도솔봉 2.6, 죽령 8.6, 그리고 좌측으로 사동리는 3.7킬로미터라고 알린다. 오늘의 목적지인 죽령이 8.6킬로미터 남았으니 앞으로 4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겠다는 계산을 해본다. 그 옆에는 알림판이라는 제목으로 경고의 글이 있다. 요지는 저수령에서 이곳 묘적령까지 오느라고 체력이 소진되었을텐데 앞으로 남은 구간은 더 험준하고 시간도 7시간 정도 걸리니 이곳에서 가까운 사동리로 하산하라는 것이다. 2014년 11월에 이 구간에서 탈진으로 인한 인명 사고 발생 사실도 적시하고 있다. 옆에 있는 119구조대 안내판에 적힌 긴급 연락처를 입력해 두고, 오른다.
안부를 넘어 계속 오른다. 잠시 후에 암봉에 이른다(12:45). 우측 아래 마을이 시원스럽게 내려다보인다. 영주시 봉현면이다. 벌써 예천군을 지나 영주 땅으로 들어선 것이다. 능선 좌측은 여전히 단양군 대강면이다. 계속 진행한다. 암봉이 또 나온다. 이곳에서 10여분을 더 진행하니 묘적봉 정상에 이른다(13:07).
묘적봉은 충청북도 단양군 대강면과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높이는 1,148m로, 소백산국립공원의 최남단에 위치한다. 도솔봉(1,314m)과는 50분 거리에 있으며, 묘적봉은 비교적 덜 알려진 산이기에 등산객들은 도솔봉과 함께 종주하기도 한다. 산행은 단양군 대강면 장정리 장정초등학교 앞에서 시작한다. 도솔봉에서 묘적봉까지는 2킬로미터 정도의 거리이며, 암릉지대로 이어진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북쪽으로 도솔봉이 우뚝 서 있고 남쪽으로는 소백산맥 줄기가 눈에 들어온다. 묘적봉을 찾아가기 위한 대중교통편은 단양에서 장정리행 버스로 갈아타고 종점에서 하차하면 된다. 또는 사동리행 버스를 이용하여 종점에서 하차해도 된다.
정상에는 바위 위에 터를 잡아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백두대간 묘적봉 방위표시가 새겨진 동판이 있다. 죽령이 이제 7.9킬로미터 남았고, 이곳에서 도솔봉은 지척이다. 우측으로는 풍기읍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게 나타난다. 내려간다. 목재데크로 이어지다가 목재계단이 나온다.
잠시 후에는 출입금지를 알리는 알림판이 나온다. 금지기간이 무려 2028년까지이다. 암릉이 시작되고, 계단이 이어진다. 처음에는 철계단이 나오더니 그 다음에는 돌계단으로 바뀐다. 다시 철계단이 나온다. 그러는 사이에 헬기장에 이른다(14:32). 헬기장에 있는 이정표는 도솔봉이 0.1킬로미터임을 알린다.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이다. 내려간다. 역시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도솔봉 정상에서(14:36)
다시 긴 계단을 오르니 암봉으로 된 도솔봉 정상에 이른다(14:36). 정상에는 ‘백두대간 도솔봉’이라고 적힌 아담한 정상석이 세워져 있고 주변은 목책으로 둘러쳐져 있다. 삼각점이 있고 ‘추락주의’라는 경고판도 있다. 이곳에서는 주변조망이 아주 좋다. 북쪽으로는 소백산 주릉이, 남서쪽으로는 단양군 대강면 사동리로 이어지는 계곡이 내려다보인다. 또 북서쪽으로는 조금 후에 도착하게 될 삼형제봉을 거쳐 1291암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내려간다.
도솔봉은 충청북도 단양군 대강면과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에 걸쳐 있는 산이다. 높이는 1,314.2m이고, 소백산국립공원 구역의 남쪽에 속해 있다. 소백산맥에 속한 소백산ㆍ문수봉ㆍ속리산 등과 더불어 험준한 산지를 형성하여 첩첩산중을 이루고 있다. 인적이 드물어 깨끗하고 조용한 편이고, 도솔봉에서는 시원스럽게 펼쳐진 소백산의 전경을 한 눈에 전망할 수 있다. 또한 태백산맥에서 뻗어 나온 백두대간의 주능선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산이다. 도솔봉의 산행은 죽령, 전구동, 희방사역, 사동리 등 여러 곳에서 시작할 수 있다.
도솔봉 정상을 오르던 길로 되돌아와서 직진으로 진행한다. 암릉이 시작된다. 아주 험한 길이 시작된다. 안부갈림길에 이른다(15:06). 이정표가 있다. 죽령이 5.4킬로미터 남았다고 알린다. 돌길이 계속된다.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고 계속 돌길이다. 정말 힘든 구간이다. 오르고 내리기를 수없이 반복. 삼형제봉 중 첫 번째 봉인지는 불분명하지만 봉우리 정상에 이른다(15:55). 내려가서 안부에서 다시 오른다.
등로는 계속해서 삼형제봉 아래 암릉길을 오르내리게 된다. 삼형제봉 중 마지막 봉이라고 생각되는 봉우리에 이른다. 이곳 이정표는 죽령이 3.9킬로미터라고 알린다. 내려간다. 안부에서 직진으로 오르니 1291암봉 아래에 이른다(16:16). 2014년 11월에 이곳에서 산행 중 사망한 어느 분의 추모비가 있다. 조금 더 진행하니 출입금지 안내판이 있다. 이곳에서 더 이상은 오르지 말라고 한다. 위험하다고. 주변은 산죽 천지다. 우측으로 조금 진행하니 이정표가 나온다. 이젠 죽령이 3.4킬로미터 남았다고 알린다. 내려간다. 도솔봉에서 이곳까지 오면서 정말 힘들었다. 저절로 욕이 나올 정도였다. 묘적령에 적힌, 사동리로 하산하라는 알림판의 이유를 알 것 같다.
이제부터는 죽령까지 계속해서 내려가는 길이다. 한참을 내려가니 바닥 전체가 시멘트로 발라진 헬기장이 나온다(17:03). 군부대 헬기장인 것 같다. 다시 6~7분을 더 내려가니 샘터에 이른다(17:11). 이곳 샘터에도 어느 조난자의 추모비가 있다. 이 구간에서 두 분이나 사고를 당한 것이다. 이곳 이정표에는 죽령이 1.3킬로미터 남았음을 알린다.
샘터에서(17:11)
샘은 석간수인데 최근에 비가 와서 그런지 비교적 많은 물이 나온다. 그런데 그 옆에는 ‘음용불가’라는 경고판이 세워져 있다. 그러나 어쩌랴. 일단 맘껏 마시고 두병 가득 채워 내려간다.
내리막길을 내달린다. 가파른 내리막이 이어지기도 하고 긴 낙엽송 지대가 이어지기도 한다. 한참을 내려간 후에 죽령에 도착한다(17;59). 죽령은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과 충청북도 단양군 대강면의 경계에 있는 잿등이다. 영주와 단양을 연결하던 옛길로, 소백산국립공원 내에 있다. 대재라고도 부른다. 삼국시대 때 고구려와 신라의 국경 지역으로 오랜 기간 영토 분쟁지역이었고, 소백산맥이 영남과 호서를 갈라놓는 길목에 해당하며, 삼국시대 이래로 봄·가을에 나라에서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대강면 용부원리 죽령역에서 풍기읍 희방사역으로 빠지는 중앙선 철도가 길이 4,500m의 죽령터널을 통하여 죽령 산허리를 통과하고, 또 중앙고속도로 단양~풍기 구간이 죽령터널을 통과하여 나 있기도 하다.
평일인데도 죽령주막에서는 풍악이 울려 퍼지고 있다. 주차된 차량도 여러 대 보인다. 옛날에는 주요 교통로였지만 지금은 죽령 아래로 죽령터널이 뚫리는 바람에 이제 죽령은 드라이브 코스나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활용되고 있다. 또 이곳에서 소백산 산행이 시작되는 기점이기도 하다.
죽령에는 ‘백두대간 죽령’이라고 적힌 죽령 표석, 영주시에서 설치한 ‘영남관문죽령’이라는 표석, 죽령옛길에 대한 안내문 그리고 죽령주막 좌측 위에 정자가 세워져 있다. 통행하는 차량들도 비교적 많은 것 같고 평일임에도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보인다.
죽령주막에서 단양 쪽으로 100미터 정도 가면 넓은 주차장과 휴게소가 있고 또 토산품판매점들이 있다. 내일 오르게 될 25구간 들머리를 확인해 둔다. 들머리는 토산품점 좌측에 있는 시멘트 길이다. 시멘트 길을 따라 100미터 정도 오르면 탐방지원센터가 있다.
죽령에는 주막과 휴게소가 있어 식사, 식수 확보, 핸드폰 충전이 가능하고 정자가 있어 야영하기에 좋은 여건을 갖고 있다. 오늘은 이곳에서 마치기로 한다. 다시 죽령주막 옆에 있는 정자로 되돌아온다. 오늘 저녁을 보낼 장소다. 오늘 아침 안개 자욱한 저수령에서 출발하던 때가 떠오른다. 도솔봉에서 1291봉까지 이르는 암릉과 험한 돌길이 생각난다. 힘든 하루였다.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간다. - 끝 -
* 이곳 휴게소에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핸드폰을 충전하고 죽령주막 옆에 있는 정자에서 저녁을 보낸 후 다음 날 25구간을 마쳤다. 죽령에는 정자 외에도 주막 앞 도로가에도 비박하기 좋은 장소가 있다.
(교통편)
* 갈 때
1. 서울에서 예천까지 : 동서울터미널에서 예천 행 버스 이용 : 06:40부터 20:30분까지 11회 있음.
2. 예천터미널에서 용두 음달리까지 : 06:00, 08;40, 11:00, 16:00, 18:00, 19:20(50분 정도 소요)
3. 용두 음달리에서 저수령까지 : 도보로 이동(약 50분 소요)
* 올 때
1. 죽령에서 단양까지 : 고수대교에서 06:45, 07:45, 12:55, 17:05분에 출발
2. 단양에서 서울까지 : 07:30부터 18:30까지 12회 있음
(관련 사진) : 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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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관심 있는 산행 소식이라 잘 보고 있습니다.
아자아자.!! 화이팅.!!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