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보름 동안,
출근만 하면, 2개 학년 중간고사 문제 출제 하다 보니 머리도 아프고 눈도 아프고......
휴! 이제야 끝냈네요.
♬오늘부터는 내가 왕이다.♬
이틀만 수업하면,
그것도 시험 전이니까,-
“야 이 자슥들아 느그들 시험 잘 치야 된다이!
느그를 위해서 쒜빠지게 일하는 니네 부모님을 한 번 생각해봐라.
을매나 고생이 많노?
느그 부모님들이 그렇게 고생하는 이유가 다 느그들 때문잉기라!
그런 부모님께 느그가 보답하는 방법은 공부 열심히 해서 시험 잘 치고 그래서 좋은 학교 진학하는 거밖에 읍따!
긍께 놀 때는 놀더라도 시험 기간에는 쫌 열심히 해라! 알긋나?
그런 의미에서 오늘 이 시간은 진도 안 나가고 시험 공부한다. 알았제?
물론 집에서도 열심히 공부하겠지만 특별히 느그들을 위해서 시간을 주는거니께 한 시간 동안 뒤비 자지 말고, 아까 시험 문제 힌트 준 거 중심으로 정리도 하고, 공부 쫌 해라! 알았나?
야 임마 송치어 니 엎드리가 자면 눈알이 튀어나오도록 뒤통수를 쌔리뿔기다이! 알긋나? 자 공부 시작!”
-하면서 시험공부 시킴으로써, 목 아프도록 씨부리지 않고 느긋이 쉴 수 있을 것이고......
다음 주 4월 28부터 30일까지 화, 수, 목 사흘 동안은 오전 세 시간 시험 감독.
몸은 칠판 앞에서 눈에 써치 켜고 왔다리 갔다리,
하지만 머릿속은 온통 붕어쉐이들 잡는 방법 연구!
상상의 나래!
5월 1일 금요일은 소풍!
아쉐이들 통도환타지아 놀이공원에 풀어 놓고,
선생들은 ‘이놈들 어데 숨어가아 연기 만드는 놈들 없나, 어디 즈그끼리 위험한 장난 하는 놈들 없나’ 감시의 눈 크게 뜨고 왔다리 갔다리 몇 시간하면 끝날 거이고.
그러다가 두세 시 쯤 마치면 사송으로 룰루랄라!
5월 2일 토요일 아침부터 낚시!
5월 3일 일요일 예배 마치고 바쁘다 바빠 달려가서 낚시!
5월 4일 월요일 아쉐이들 체육대회!
나이 든 선생이라, 본부석에 앉아 몇 놈한테 “야 이자슥들 매점에 가면 죽는다이! 야 임마 니 자리에 안 앉을끼가?” 통제의 목소리 몇 번 날리면 될 것이고,
일찍 마치면 또 사송으로 웽!
5월 5일 화요일 어린이날!
근데 이 날은 좀 골치가 아프네요.
20여 년 전, 담임 맡았던 중3 놈들과 밤낚시 가서, 텐트 속에서 알콜 담긴 음료 몇 잔 묵고, 또 고쉐이들도 몇 잔 뭭이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중에,
“쌤예! 나중에 우리가 커서 결혼할 때 쌤이 우리 주례 좀 서 주이소!”
“좋아, 좋아! 내가 서 주지, 아주 멋지게!”
한 적이 있었다고 달포 전에 언놈이 찾아와서 하시는 말씀!
“쌤! 그 때 그 약속 잊지 않으셨지예! 5월 5일 5시에 저 결혼 합니더! 쌤이 주례 서 주시야 함니데이. 청첩장 다 찍어 놨심니더.”
아이고 큰 일 났네요!
그 마음이 가상해서, 잊지 않음이 고마워서
“알따! 내 부족한 사람이지만 약속은 약속잉께 그래 한 번 해 보자!”
걱정이 앞섰지만, 또한 비록 공소시효는 지났을지라도 사나이들끼리의 약속이라 흔쾌히 승낙하였던 바,
근데 5시 광안리에서 결혼식이니,
이거 낚시 갈 수 있는 시간이 안 되고,
어쩔 수 없이 그날은 느긋하게 늦잠 자고, 목욕탕이나 가서 때 빼고 광도 좀 내고. 흐흐
그래서 그날은 낚시를 못하게 되었고......
(그런데 참 고민입니다. 결혼식도 한 번 밖에 못해 봤고, 다른 사람 결혼식 하는 것 처음부터 끝까지 본 적도 없는데 주례를 어찌 해야 하는지, 이거 영 머리가 아픕니다.)
그 다음.
5월 6,7,8, 수, 목, 금은 수학 여행!(아! 신발끈! 수요일 낚시 못 하잖아!)
또 수업 안하고......아싸!
촌놈들 한양에 뗄꼬 가서 서울 구경시켜 주고.
5월 9일 또 토요일 아침부터 낚시!
5월 10일 일요일 예배 마치고 바쁘다 바빠 달려가서 낚시!
그 다음 날 5월 11일, 그 무서운 월요일!
결론
1. 겹치는 행사로 근 2주 동안은 목 아프도록 아쉐이들 앞에서 떠들지 않아도 됨. 그리고 평소보다 자주 낚시 갈 수 있게 될 것 같음.
2. 생전 처음 하게 되는 결혼식 주례 때문에 걱정이 많음. 잘 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니 그것이 제일 큰 문제임. 물론 닥치면 어찌 어찌 되겠지만 그래도......
(혹, 경험이 있으신 분 조언 부탁드립니다. 진심으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시험 출제 마치고 시원한 마음에 오동나무 급하게 두서없이
앞뒤 살피지도 못하고 몇 자 올립니다.
2015.4.22.
첫댓글 대충봐도 월화수목금토일월화~~~낚시네요..완전 저랑 정 반대의 삶입니다. 전 월화수목금토일월화~~수업 그러다가 낮에 시간 잠시 내어서 짬 낚시 하러 이곳저곳 기웃기웃..ㅋㅋ 근데 날씨가 영향인가 아님 실력부족인가 고기들 구경은 어렵고 밤 낚시 하고 잡아요...송샘이랑 소주잔도 기울여 보고잡고..언제 양산에서 도킹한번 하입시더...
슈렉님 송샘 교인이라 소주 못하는데요...........???
묵나??? 본적이 없는데~~~~~~~
@프리 ㅋㅋ 우리송새은 으음~일요일 그것도 오전정도만 교인인것 같은디요.헤헤
ㅎㅎㅎ주례라 ,,,
아아들하고 약속은 지키야되고 .
학교수업 하듯이 각본에 있는데로 줄줄 읽으면 되지요.
요즘 주례선생 없이 하던데~
정 못하겠으모 목에 붕대감고 가소,
붕어바늘 메다가 바늘이 목구멍에 꼽히가 바로 병원 가야 한다고 ,,,
5월달 노났소 ㅎㅎㅎ 월급 그냥 후루룩이네
이거 복사해서 교육청에 올리뿟까?ㅋㅋㅋ
옛날!! 학창시절 호롱불 아래서 시험공부 하다가 초가삼간 다 태워먹을뻔 한 기억이 새록새록...
면 책상보 다 태우고 짧은 머리카락 다 타는바람에 굽히지는 않고 화를 면한 기억이...
송샘!! 아들,딸 많이 낳고(국익에 큰 보탬이 되므로 애국자!?)새까만 머리카락 파뿌리 될때까지 건강하게 살라 하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