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의 공암나루터에서 난 허준 선생님
그의 호를 따 붙인 이름이 구암공원이지요.
비 오는 날 달려갔다가 비에 흠뻑 젖어보고 싶은 곳,
봄엔 벚꽃 만발하고 가을엔 단풍 아름답고
겨울에 눈이라도 오는 날엔
새벽 두 시에도 걷고 싶게 만드는 곳입니다.
해마다 연례행사로 열리는
열세 번째 의성 허준축제가 그런 구암공원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열렸습니다.
한때 이 동네에 살면서 산책하거나 운동삼아 뒷길을 달리며
하루 한 번은 마주쳤던 공원 호수의 광주암도
허준선생님의 동상도
달달하게 물드는 잎들을 보듬은 나무들도
이사가고 나서 오랜만에 보니 반갑기만 합니다.
올해는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도 기념되어 열리니
그 의미가 더 남다르네요.
날씨까지 화창하여 축제 분위기를 한껏 돋우고
남녀노소, 어른 아이할 것 없이 우리 고장의 축제에 한몫을 하면서
가을 한때를 즐기는 모습이 풍요롭고도 평화로웠습니다.
의술보다 인술을 펼쳤던 허준선생님이
우리 고장에서 났다는 것만으로도 자랑거리고
마을 사람들이 하나로 모여 즐길거리가 없는 때에
허준축제는 강서구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우고
옛전통을 생각하며 시대를 소통하는 열림의 장이기도 했습니다.
활쏘기, 투호놀이, 투금탄고사 체험 등의 전통놀이를 비롯해서
국악배우기, 붓글씨쓰기, 손바닥 탁본하기, 탈만들기 등등
아이들이 좋아하고 즐길만한 프로그램과
본무대에서는 의성 허준의 추모 제례식을 비롯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 기념 퍼포먼스,
허준 박물관 체험, 무료 한방 진료 등 다양한 한방체험행사도 펼쳐졌습니다.
더구나 올해는 의과 장원 선발전및 그 장원에 선발된 어의에게
임금이 직접 백패와 어사화를 수여하는 의식인 방방례(放榜禮),
의성 허준이 동의보감을 임금(광해군)께 올리자
임금께서 보감에 옥새를 찍어
세상에 널리 활용하도록 어명을 내리는 의식인 진서의(進書儀) 등
400년 전의 전통 궁중의례 등의 행사가 다채롭게 행해졌습니다.
우리 문인협회는 걸개시화를 전시하고
들국화, 강서구, 우장산의 시제로 삼행시를 짓게하여
시나무에 거는 행사를 열었습니다.
겨우 글을 깨우친 유치원생에서부터 칠순의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삼행시를 지으면서 생각날 듯하면서도 생각나지 않아 고민하는 모습이
가을 햇살에 투영되면서
그대로 생각하는 사람이 된 듯했고
주렁주렁 시나무에 시가 매달릴 때마다 마음은 풍요로워졌습니다.
다른 놀이도 재미있겠지만
우리 강서에 살면서 느끼는 마음을
순식간에 표현해내는 아이들이 대견했습니다.
컴퓨터에 익숙해져 생각도 글도 아이들에게서 멀어졌다고 하지만
이런점에서 아이들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분수의 물줄기도 신이 나서 뿜다가
희망이라는 햇살과 만나 무지개를 띄우고
좋은 날에 뜬 무지개만큼 모두가 즐거운 날,
아이들 손 꼭 잡고 이웃들과 함께 나와 무르익은 가을 하루
우리 한의학의 뿌리인 허준을 기리는 사람들 얼굴엔 근심이 사라졌습니다.
보약이 따로 없었습니다.
마음의 평화와 웃음. 그게 보약이겠지요.
구암공원의 호수에 뜬 무지개~
오늘은 축제의 날, 가을 햇살이 너무 좋아서
분수의 물줄기도 자신을 어쩌지 못하나봅니다.
올림픽도로가 생기기 전엔 강변이었을 구암공원
가만히 귀기울여 들으면
어디선가 찰랑찰랑 물결소리가 들릴 듯~
일찍 자리잡고 축제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
에드벌룬도 높이 떠서
여기는 강서구 가양동 구암공원
허준축제장입니다
강서구민들 얼른얼른 놀러오셔요~
노현송 구청장님과 함께
드디어 행사 시작을 알리는 축포는 터지고~
언제보아도 인자하신 허준 선생님
그의 손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새생명을 얻었을지~
의사시험이 치뤄지고~
알듯 모를듯한 한방퀴즈
너무 어려워서~
외국인가족도 참여한 한방퀴즈
방방례의 시작을 알리며~
장원급제한 어의에게 백패와 어사화를 하사하러 가는 어가행렬~
임금께서 동의보감에 옥새를 찍어
세상에 널리 활용하도록 어명을 내리는 의식인
진서의(進書儀) 를 재현하기 위해
동의보감도 가마에 실려가고~
왕이 가는 길엔 신하도 따라야지요.
옥새도 따라가고요.
의사시험을 치른 이 가운데 누가 장원일까요?
아이들은 당나귀타기 체험도 하고~
의생, 의녀와 사진도 찍고~
여러 가지 한방체험도 하고~
아침 일찍 나오셔서
이 많은 시화를 걸고 묶으시느라 얼마나 힘드셨을까?
그래도 우리 회장님, 그리고 재정국장님 즐거운 모습이 환합니다.
오선장 이계향시인님께서도
함께 열심히 걸개를 걸으셨네요.
선생님들의 노고 덕에 뒤에 온 우리는 마음 편하게
시를 감상할 수 있었어요.
전통놀이 마당엔 강서문인들의 시도 전시되고~
삼행시의 시제~
강서를 대표하는 멋진 시 한 편~
정성들여 쓴 시가 시나무에 걸려지고~
앙상했던 나뭇가지에 풍성한 마음으로 쓴 시들을
열매인 양 주렁주렁 매답니다.
동생아, 너는 생각나냐?
마지막이 생각이 안 나서~
아빠, 이렇게 쓰면 돼?
응~ 그래, 우리 딸 아주 잘 썼어.
모처럼 한가한 날에 아빠와 딸은
시도 짓고 선물도 받고 완전 땡 잡았습니다.
엄마 아빠도 없이 혼자 온 아이,
어떤 말을 찾아내야 할까?
깊은 고뇌에 빠졌습니다.
고민하는 모습이 시인 같습니다.
저 작은 머리 속에서 이런 글이 나왔네요.
강서구에서 재미있게 놀다
서울시에서
구암공원 허준축제가 최고다!
멋지죠?
할머니들도 진지합니다.
내가 소녀적엔 말이지,
그래도 문학소녀였어.
강서로 가는 길은
구름도 쉬어가는 길~
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화장실 간다고 나왔다가 반갑게 만난 뒤뜰에서
선생님과 몰래 하는 데이트도 달콤합니다.
이때 아니면 언제 선생님 팔짱을 껴보겠어요.
영광이었어요~
코스모스 한들거려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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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흔들리지 않으려고 입술을 개물었지만
그냥 배시시 나오는 웃음~
날씨가 조금 더웠나요?
문단의 어른이신 김종상선생님께서도
아이스께끼를 맛나게 드시고 계십니다.
역시 모습은 반백이셔도 아직도 소년같습니다.
그러니까 주옥 같은 동화, 동시가
저 하드를 빨고 있는 달달한 마음에서 나오지요.
시집을 낸 사람의 여유 있는 표정~
장경복시인은 신데렐라를 꿈꾸지 않아도
신데렐라가 된 것 같습니다.
화창한 날씨만큼이나 우리 선생님들 환한 얼굴이 아름답습니다.
한나절도 안되어서
시나무에 시가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마음이 풍성합니다.
어디, 어떻게 썼나?
아이들 마음을 들여다 볼 줄 아는
선생님도 흐뭇한 마음으로 바라보십니다.
저도 시나무 옆에 섰습니다.
사진협회에서 무료로 촬영해준다기에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근사하게 찍었습니다.
달개비꽃을 닮은 여인 김혜령시인님~
시는 그 사람의 얼굴이라고 하더니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우리들의 시화 앞에서
오승영시인과 조남선시인님~
다시는 볼 수 없음에
오늘의 그것이 아님에
지는 건 무엇이든 다 슬퍼서...
너무 다정하다고
누가 오해하지 않을까요~
아유~ 엄마 아빠 따라다니기 힘들어.
강아지는 시를 감상하는 게 아니라
다리가 아파 쉬는 중입니다.
우리 문협을 지탱하는 기둥이신
김종상고문님과 오동춘고문님~
오늘은 절친한 동무, 소풍 나온 소년같으십니다.
엄마와 딸처럼 닮은 호명자시인과 김화순시인~
따끈따끈한 시집에 열심히 사인하시는 신두업시인님~
예전엔 회장과 부회장~
그때는 그랬지~
지난 날을 돌아보며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회포를 푸는 중입니다.
이용대사무국장님과 김화순시인은
무엇을 그리 신중하게 논의를 하고 있을까요?
강아지 사랑이와 함께 오신 김영수시인님
좋은 아빠 만난 사랑인 진짜 행복하겠네요.
우리 애들도 못 타본 유모차를 다 타고~
이제 우리들의 행사도 끝났습니다.
선생님~ 파전에 막걸리 고파요!
빨리 우리 뒷풀이 가요~
전 회장님과 현 회장님의 다정한 모습.
우리는 헤어질 수 없는 단짝~
아, 왜 그렇게 오래도록 얼굴도 안 보여주고 그래요~
안 뵌지 오래되었으니 그럴만도 하죠.
서예 퍼포먼스~
국악체험으로 신나는 우리 가락 장구배우기~
아가야, 너도 장구 배우고 싶니?
금덩이가 우선이냐, 형제의 우애가 우선이냐?
미련없이 금덩이를 강물에 던져버리고
형제의 우애를 돈독하게 한 투금탄의 유래 체험하기~
다섯개의 금덩이를 항아리 안에 집어넣기가
결코 만만치 않은데
우리 오승영시인 역시 젊은 피여서
다섯개를 몽땅 집어넣고 꼭 필요했다는 돗자리
큰걸로 받았지요.연신 싱글벙글~
투호도 마찬가지~
여기저기 흩어진 투호가 말해줍니다.
아가야, 넌 오늘 투호 정리하는
새로온 알바생이구나.
같은 것 같으면서도 다른
저 손바닥의 임자는 누구일까요?
수채화 그리기체험~
활쏘기~ 역시 쉽지 않네요.
열발을 쐈는데도 원 안에 들어가는 활은 하나도 없었지요.
점수 빵점~
함께 축제를 즐긴 선생님들~
어느 축제에나 빠지지 않는 각설이
꽹과리로 한바탕 강남스타일을 치자
구경꾼들 그냥 말춤을 추었습니다.
노란 국화꽃의 배웅을 받으며
행사장밖으로 나갑니다.
공원 뒤뜰 산책로에 마련된 먹거리장터~
축제에 막걸리가 없으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요?
그래도 다른 선생님들은 바삐 댁으로 들어가셨고
뜻이 맞아 남은 시인 다섯이서
막걸리 몇잔 나누고서야
만나면 헤어지기 싫은 마음을 달래며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순식간에 넘어가는 가을볕이 짧아서 아쉬웠고
돌아서야 할 이별이 아쉬워서 발걸음이 무거웠지만
그래도 묶였다 풀렸다하는 실타래처럼 또 보자며
만남으로 인해 쌓여간 정이 발길을 돌려주었습니다.
첫댓글 친구들은 울릉도에 가고 어떻게 우울함을 달래나 했는데
마침 우리 강서구의 자랑거리인
허준축제가 열려서 하루 봉사하고 왔습니다.
바삐 살다보니 어디 나가는 일이 자꾸 귀찮아지거나 게을러지고
내 자신이 문인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을 때가 있어서
이렇게 행사장에 나가 동료문인들을 만나면
제 자신이 제자리에 서 있음을 느끼곤 합니다.
시월이라 여러 가지 행사도 많은데
될 수 있으면 빠지지 않고 참여하려고 합니다.
살아야 하고, 또 살아있으니까요.
우리가 울릉도를헤집고 다닐때 우리칭구는기고 살려므나.
허준 축제에서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구나
자랑스런 임동시인 권옥희여사
이날따라 밝은 표정이 곱기도 하구나
귀찮다 하지말고
한번가면 다시 못올 인생이 아니드냐
성인봉 올라 다리가 아직도 뻐근 하다만은 그래도
한켠 고스란히 남은 추억이 있기에 행복하고
보람된 여행이였다.
너와 함께 못해 못내 아쉬웠던 순간 들이기도했단다
결실의 계절인 가을~
여기저기 지역축제가 한창입니다만 강서구의 <의성 허준축제>는 뜻깊은 축제인것 같습니다.
관.민이 함깨하는 내실있고 알찬 행사같습니다.
거리의 걸개 시화전도 마음의 양식을 채워주는군요.
서예 퍼포먼스 江西文物振天秋(강서문물진천추)
-강서의 문화와 풍물을 천추에 널리 떨친다-
축제와 잘 어울리는 문구입니다.
아쉽다 함 가볼만한데 시인님들잘보구갑니다
한자리에 모이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