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의 유혹에 너무 쉽게 넘어간 나는
이미 그녀석 전화를 받을때부터 술을 먹기로 마음먹고
있었을 뿐입니다.
강동구 길동 5호선 굽은다리역 4번출구로 나와 약 600 미터를 직진하면 담배인삼공사 건물이 보입니다.
하이마트도 보이고요...그곳 앞 횡단보도를 건너 골목길로 계속 직진을 하면 약 100m 전방 좌측으로 노란색주먹고기 간판과 함께 깔꼬름한 선술집 분위기 고기집이 나옵니다.
돼지고기를 파는 이집은 모든 접시가 옹기입니다.
심지어 고기를 들고오는 쟁반부터 소금장접시까지 말입니다.
7000원짜리 주먹고기를 불판에 구우며 콩가루와 소금장에 찍어 소주를 일배합니다.
"캬~ 그때 그쉐이~~ 넘 치사했어요"
"아하하하 그래서 너가 발로찼잖아.~"
한달에 보름 이상을 마주치는 녀석은 .
항상 지나간 과거를 회상하며 술잔을 부딛치지만
오바하는 웃음뒤에 숨어있는 그여자를
들이붓는 소주로 수장 시키려는 노력이 너무도 확연한 탓에
마주하는 나로서는 애처럽고 바보스러울 뿐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차마 입밖에 내지못하는
그여자의 이야기가 그녀석에게서 나올무렵 ..
화제를 바꿔줍니다.
"너 술좀 그만 먹어라...몸이 그게 뭐냐..삐쩍 꼴아가지구선.."
그러나 이미 취중인 그녀석은 화제를 바꿔주지 않습니다.
"형...난 그여자때문에 지난 1년을 술로 보냈어요..
그리곤.. 몸무게가 12kg 가 빠졌지요..헤헤"
"그래...빙신아 ..그게 말이되냐? 이제 그만좀해라.."
"큭큭큭..형...난 그여자아이때문에 허리가 3인치나 줄었다구요..형은 뱃살때문에 고민하지만 나는요..자연스레 빠졌다구요..ㅋㅋ
내가 그여자아이를 좋아하는 이유가 한가지 더 늘었을뿐 달라진건 없어요.큭큭큭.."
"이런~미친~ㅡㅡ*"
*
지하철 5호선 굽은다리역 근처 주먹고기집은
조금만 더 구워져도 고기맛이 없어진다며 안절부절 테이블을 감시하시는 주인아저씨의 노고탓에 동네치고 썩~ 훌륭한 고기안주와 함께..
멍청한 후배에게 소주한잔으로 위로할수있는 삶에 편린이 저장되는 곳..입니다..
첫댓글 허리님 글을 읽으면...항상 옛추억을 회상하게 되는 버릇과 함께...제가 저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듣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곤 하죠~ 좋은곳 소개와 더불어 정감이 묻어나는 글쏨씨도 눈으로 맛있게 먹고 갑니다...
어머어머...저도 강동구 살아여..길동에...허리님께서 가 보신곳은 저도 거의 다 가본곳!! 저도 술 꽤나 저아해용...언제 함 쪼인 하까여??? 주먹고기...진짜 맛나여..주인장 부부님도 좋으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