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돌과 신발이 필요 없는 집
벌써 8월의 첫날이다
방 안에 들어온 개미를
문 틈 아래로 내보내 주고
무심코 보니 당연히
있어야 할 댓돌과 신발이 없다
여태 아무
생각 없이 지냈는데
사람이 산다면 당연히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것이다
한옥은 구조상 문턱이
높기 때문에
댓돌이 꼭 필요하다
그런데 그 댓돌도,
사람이 살고는 있으나
신발까지 없는 것이다.
집은 있으되 댓돌과 신발이
없다는 것은
빈집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러니 이곳 무문관은
빈집으로 간주되는 것이다
아예 한 철은
사바세계에서 없어진
셈 치고
철저히 정진하라는 의미다
한번 들어가면 다시
나오는 날까지
신발 신을 일이 없으니
'지금 이 방에 들어가면
깨치기 전까지는
결코 나오지 않겠다'
즉 ' 깨치지 못하면 살아서는
이 신발을 다시 신지 않겠다'
라는
처절한 구도의 상징인 것이다.
내가
계를 받고 얼마 되지 않아
만행 다닐 적에
어느 암자에 들른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입구에 'X' 자로 각목을 대
방 하나를
아예 폐쇠시켜놓은 걸
본 적이 있었다
못 쓰는 방인가 하고
물어보니
어느 스님이 삼 년째
무문관 정진 중이라는
얘기를 듣고
충격 받은 일이 있다.
지금은 그렇게까지
하는 곳은 없으나
이 말법시대에
이런 형태의 무문관이라도
존재한다는 것이 가상하다
무문관!
오직 ' 한소식'
부모님 몸 받아 태어나기 전
그 한 물건의 실상을 찾기 위해
오늘도 전국의
몇십 명 무문관 대중들이
빈집 아닌 빈집에서,
댓돌과 신발이 필요없는 집에서
이렇게들 벽만
쳐다보고 앉아 있는 것이다.
빈집에 앉아 끊임없이
번뇌 망상을 비우다 보면
언젠가 한소식할 그날도 오겠지.
그땐 다시
'사람 사는 집' 으로
돌아가 그 소식 전할 날이 오겠지.
2002. 8.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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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자유게시판
댓돌과 신발이 필요 없는 집---동은스님의 무문관 일기
고구마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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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8.0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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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