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화두 참구에 열 가지 병이 있으니
話頭에
不得擧起處承當하고
不得思量卜度하며
又不得將迷待悟하라.
화두를 챙기는 자리에서
무엇을 알아차리려고 해서도 안 되고
뜻으로 헤아려 짐작해서도 안 되며
어리석게 어떤 깨달음을 기다려서도 안 된다.
就不可思量處에 思量하면 心無所之
如老鼠入牛角 便見倒斷也라.
헤아릴 수 없는 곳에서 헤아리면 마음 갈 곳 없는 것이
마치 구부러진 쇠뿔 속으로 들어가던 쥐가
더 나아갈 곳이 없어 낭패를 당하는 것과 같다.
又 尋常 計較安排底 是識情이고
隨生死遷流底 是識情인데
怕怖慞惶底 是識情인데
今人 不知是病일새 只管在裡許 頭出頭沒하니라.
또 언제나 이리저리 따지는 일은 중생의 알음알이고
생사에 끌려 다니는 것도 중생의 알음알이며
두려워서 갈팡질팡하는 일들도 중생의 알음알이인데
요즈음 사람들이 이 병을 잘 알지 못하므로
다만 그 속에서 부질없이 죽고 나고 할 뿐이다.
《註解》
話頭에 有十種病하니
曰 意根下卜度이요
曰 揚眉瞬目處垜根이요
曰 語路上作活計요
曰 文字中引證이요
曰 擧起處承當이요
曰 颺在無事匣裡요
曰 作有無會요
曰 作眞無會요
曰 作道理會요
曰 將迷待悟也라.
주해
화두 참구에 열 가지 병이 있으니
첫 번째는 뜻으로 헤아려 짐작하려는 병이요
두 번째는 눈을 꿈쩍거리고 눈썹을 치켜세우는 일상생활의 경계에 집착하여 이것을 진리라고 고집 세우는 병이요
세 번째는 말의 논리로 살 길을 찾는 병이요
네 번째는 어떤 글을 끌어다 깨달음을 증명하려는 병이요
다섯 번째는 화두를 챙기는 자리에서 무엇을 알아차리려고 하는 병이요
여섯 번째는 화두 챙긴다고 그럴싸하게 앉아 있기만 하는 병이요
일곱 번째는 有나 無의 알음알이로 깨달았다고 하는 병이요
여덟 번째는 아무 것도 없는 것으로 깨달았다고 하는 병이요
아홉 번째는 어떤 도리로 깨달았다고 하는 병이요
열 번째는 어리석게 깨달음을 기다리는 병이다.
離此十種病者
但擧話頭時에 略抖擻精神하여
只疑是個甚麽니라.
이 열 가지 병을 떠난 사람은
화두를 챙길 때 정신 차려
오로지 ‘이것이 뭐꼬?’를 의심할 뿐이다.
출처: 선가귀감, 서산대사 지음, 원순 역해, 도서출판 법공양
첫댓글 참고: 노서입우각(老鼠入牛角) 중국 남쪽에 사는 물소의 뿔은 매우 길어 쥐는 잡는 기구로 쓰인다. 쥐가 먹을 것을 욕심내어 그 속에 들어가면 빠져나올 길이 없다고 한다. 들어갈수록 좁고 구부러져 돌아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yTRaaffkRm8&list=PLwWQdPwuhgTxzQoXdjEnWEfya59GIWWW7&index=17
58분까지 16장 강의 입니다. 긴 시간이지만 여가나시면 환희 웃으시는 종범스님을 뵐 수 있습니다. 제시거각(提撕擧覺) 시시 때때로 오직 화두를 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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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가지 병이 다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일상의 일들도 어리석음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작은 것도 아는 척, 내가 해 본 척, 이치를 다 아는 척~~~
본래의 모습은 아랑곳 하지 않고 아는 척 하는 일들을 돌아봅니다. 어려운 듯 하나 또 여러번 보시면 조금씩 이해를 하게 되네요.
덕분에 공부할 수 있어서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_()()()_
대사의 화두병 열 가지 보시면요, 저 모두가 내가 하고 있든지 아니면 다른 분들이 하고 있는 행동들이지요
화두는 숭산스님 이르신대로 '오직 모를 뿐!'입니다. 모르는 그 자리로 가는 것이지요.
화두를 들 때 알아지는 게 있으면 안 됩니다.
그건 전부 엉터리에요.
오직 모르는 그 자리만 뜨겁게 달아오를 때, 올바르게 화두를 들고 있는 겁니다.
화두 깨쳐서 깨달음 온다,
화두 깨쳐서 부처된다...
흔히 그렇게들 말하는데,
그건 어페가 있는 말입니다.
화두는요, 깨칠려고 드는 것도 아니고 부처 되려고 드는 것도 아닙니다!
모르니까 드는 거에요!
모르는 그 자리가,
화두를 들다 보면 어느새 아는 자리로 바뀌어요.
그런데 그렇게 아는 자리가 나타나는데,
아는 마음이 없어요!
그래서 분명히 아는 게 나타나는데,
아는 게 없습니다!
분명히 아는데 말이지요?
오직 모를 뿐!
가르침 고맙습니다._()()()_
마하반야바라밀...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