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진: 자연의 속삭임》
전시기간 : 2024년12월12일~2025년02월09일
관람시간 : 평일(화–금) 오전 10시–오후 8시
토 · 일 · 공휴일 하절기(3–10월), 오전 10시–오후 7시
동절기(11–2월), 오전 10시–오후 6시
《서울 문화의 밤》 운영매주 금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입장시간 : 관람 종료 1시간 전까지 입장
휴관일 : 1월1일 ,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정상 개관)
전시장소 :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1층 전시실
관람료 : 무료
도슨트안내 : 화-일 오후 2시
전시부문 : 회화, 아카이브 등
전시장르 : 기획,국내
참여작가 : 박광진
작품수 : 117점
주최 및 후원 : 삼화페인트 후원,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협력
전시문의 : 이승아 02-2124-8935
관람문의 : 안내 데스크 02-2124-8868
전시 안내
자연의 속삭임이 울림으로: 한국 구상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024년 한 해의 끝자락에서 《박광진: 자연의 속삭임》을 개최한다. 박광진(1935년생)은 한국 구상 회화사의 발전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홍익대학교 회화과 재학 중 1957년 《제6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국보(國寶)〉로 특선을 수상한 이후, 작가는 화단에서 사실적인 화풍과 섬세한 묘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2000년대 이후에는 완숙기에 접어들며 그 단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시 제목 《자연의 속삭임》은 “자연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 같지만, 사실 내게는 들려온다. 그런 감각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작가와의 인터뷰에서 비롯되었다. 자연의 소리를 화폭에 어떻게 옮길지 고민한다는 말이 작가의 예술 세계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이번 전시에서는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과 작가의 대표작 중 117점의 작품을 선별하여 '탐색: 인물, 정물, 풍경', '풍경의 발견', '사계의 빛', '자연의 소리'라는 주제로 나눠 선보인다. 이를 통해 작가의 작품 세계가 어떻게 전개되었는 지를 점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첫 번째 섹션인 ‘탐색: 인물, 정물, 풍경’에서는 한국 구상미술의 새 지평을 여는 데 기여한 이봉상, 손응성, 박수근 등의 영향을 받으며 여러 소재를 대상으로 예술적 방향성을 모색하는 과정을 다룬다. ‘풍경의 발견’에서는 작가가 점차 풍경화에 관심을 기울이며 포착한 여러 경관을 살펴본다. 그는 1967년부터 1990년대까지 농촌과 도시 주변의 아름다움을 그리며, 세계 각국의 명소를 탐방해 작품 세계를 확장해 나갔다.
‘사계의 빛’에서는 작가가 196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까지 그린 한국의 순수 자연을 섬세한 빛의 묘사를 통해 사실적으로 담아낸 풍경화를 선보인다. 후기 작품이 온전히 자연을 다루되 작가의 주관적 감상을 가미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군은 그의 예술 여정에서 가교 역할을 한다. 특히, 물에 비친 자연경관을 담은 풍경화는 이 시기의 대표작이다.
‘자연의 소리’에서는 1990년대 이후 작가가 제주에서 자생하는 억새와 유채를 대상으로 “집약되고 응축된 화면을 보여주고자” 새로운 구상미술의 가능성을 여러 측면에서 모색했던 시기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화폭 전면에 중심 소재인 가을 억새가 세밀한 붓질을 통해 입체적으로 부각되어 제주 가을의 빛과 바람을 감성적으로 담아낸다. 더하여 개체의 소리를 형상화하고, 나아가 자연 현상 고유의 리듬과 박자를 표현하기 위해 화폭에 가느다란 세로선을 도입한다. 그리고 일부 작품에서 중경(中景)이 생략된 채 원경인 나무와 산은 형태를 유지하지만 근경인 유채꽃은 뭉개어 덩어리지듯이 보이는 표현 방식은 작가만의 독특한 조형적 어법이다.
정물, 인물, 풍경 등 구상회화의 여러 장르에서 풍경으로, 갖가지 풍경 중 순수 자연으로, 자연에 대한 사실적 묘사에서 응집되고 축약된 표현으로 변모를 거듭해 온 박광진의 예술 세계는 ‘자연의 속삭임’에 응해 작가가 화폭에 그려나간 평생에 걸친 대답인 듯하다. 그리고, 그 응답은 현재진행형이다. 90세를 눈앞에 둔 작가의 이러한 행보는 우리에게 감동으로 다가온다.
<예술혼 산책> 달필의 화가 박광진(朴洸眞)
굿뉴스피플 기사 입력시간 : 2005. 11.25. 12:52
고운석 주필
후천적 노력에서 탄생한
색채-형태의 탁월한 조화
낡은 시대의 이데올로기를 다시 극복하는 화가 박광진(朴洸眞)이 있다. 그는 1933년 서울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1957년 홍익대학 서양학과를 졸업하면서 목우회 창립 회원, 1965년 한국일요화가회 창설, 1967년 민족기록화 6.25동란편(1,000호) 제작, 1967∼78년 개인전 5회 개최 등의 이력을 보여준다. 박 화백의 회화를 평면 예술이라고도 하는데, 그것은 그의 예술이 이차원적인 평면 위에서 성립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보통 미술이라는 통념 속에는 두 가지의 커다란 뜻이 있는데. 하나는 회화를 비롯한 판화, 드로잉, 사진 등 평면예술이고, 또 하나는 그 예술의 성립이 삼차원적인 입체 위에서 이루어지는 입체예술, 즉 전통적인 의미의 조각이나 현대적 의미의 입체작품을 말한다. 평면예술이건 입체작품이건 간에 조각예술이 바라고 있는 것은 일정한 공간성을 지니고 있는 매개를 통해서 시각에 대항하는 실체를 창조하고, 그렇게 창조된 물체를 통해서 그 존재의의(存在意義)나 물체의 조형적 밀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데 있다. 이때 작용하는 것이 조각의 논리로서, 그것은 선천적으로 일정한 규범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랜 인간의 생활을 통해서 얻어진 경험 속에서 세워진 하나의 약속인 것이다.
박 화백의 작품 중 ‘노틀담 사원(寺院)’을 보자. 이 그림은 유럽 여행 중에 파리에 들러서 노틀담 성당을 여첩(旅帖)에다 담고 그것을 작품으로 남기고 있다. 센강을 가로지르고 있는 아름다운 아치 너머로 멀리 파리의 역사가 아물거리고 앙상히 드러난 노틀담의 고딕미가 역사까지 자랑하고 있다.
회화는 직설적으로 인간의 시각에 호소하고 그렇게 빚어진 영상을 통해서 종교의 힘이나 기타 의도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이바지했던 것이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사실적인 수법과 추상적인 수법을 아울러 썼다. 오랜 회화의 역사에 있어서 사실의 세계가 사람들에게 친근한 것으로 되어 있다.
박 화백이 학창시절부터 줄곧 추구해온 것은 바로 그와 같은 사실의 수법을 통해 존재의 아름다움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그의 조형은 우선 화폭이라는 평면 위에다 면을 설정하고 그렇게 설정된 면을 기하학적인 원리에 따라서 분할하고 그렇게 분할된 위에다 자연에서 얻은 이미지를 배치하는 것이다. 그는 이 작업을 위해서 우선 무엇보다도 재현의 능력을 쌓아야만 했다. 따라서 그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속도 있는 필치는 곧 그가 이룩한 후천적인 노력의 결실이다. 보통 달필이라고 불리는 이 능력은 그의 작품의 리얼리티를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운 감정은 그와 같이 구축된 구조의식을 바탕으로 해서 실현되는 색과 형태의 조화이다. 특히, 화면의 색채는 그의 정확한 관찰을 토대로 나온 것인데 모든 색채학의 효율적인 발동이, 지식보다는 육체적 훈련을 통해서 조달되고 있다. 또 형태감각은 정확한 데생으로써 이룩되고 있는데, 그것 역시 끊임없는 연구의 결실이다. 그런 박 화백의 작품을 가장 예술적으로 성공시키고 있는 것은 그의 작품 구석구석에까지 침투되고 있는 광선이다.
박 화백은 이런 화가이기에 1972년 자유월남종군화가단으로 참여하고, 1973년에는 일본항공 초청으로 동남아 미술계를 시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박 화백은 1974년 오스트레일리아 유네스코 초청 미술문화세미나에 한국 대표로 참석, 서일본문화협회 초청 구주 문화 시찰, 1976년 문화예술진흥원 운영위원, 1978년 청와대 대접견실 벽화 제작, 1980년 청와대 영빈관 벽화 제작, 개인전(스웨덴 스톡홀름), 1981년 국방부 호국기록화 제작, 아프리카 여행, 국전 초대작가, 심사위원, 서울교육대학 교수, 예총 이사 등을 역임했다.
반백년 제주 그린 박광진 화백의 '봄'
김나영 기자
삼다일보 기사 승인 : 2023.12.14. 16:42
내년 6월 30일까지 제주현대미술관
제주 자연 풍광에 심취해 반백년간 작업 소재 삼은 우리나라 원로 화가 박광진 화백의 ‘봄’ 풍경이 잇따른다.
제주현대미술관(관장 변종필)은 14일 제주현대미술관에서 박광진 화백의 작품전 ‘자연의 소리, 봄’을 개막, 내년 6월 30일까지 전시하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 1세대 작가 박광진이 제주현대미술관에 기증한 149점 중에 제주풍광 20점을 선별해 구성됐다.
전시에서는 제주 자연의 풍광의 매력에 심취해 50여 년을 제주 자연 풍광을 그려온 작가의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아낸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인 박광진 화백은 아카데믹한 화풍으로 한국화단의 사실적 구상회화를 이끌어온 원로화가로, 제주 자연 풍광의 매력에 심취해 50여 년간 제주 자연풍광을 그렸다.
자연이라는 소재는 작가의 예술여정과 늘 함께 해왔던 미적 탐구대상이었으며, 초기에는 장소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풍경의 소재를 다뤘으나 점차 특정 소재에 집중하는 변화를 보였고 그 대표적인 소재 중에 하나가 봄을 대표하는 소재 유채이다.
미술관 관계자는 “박광진 화백의 탄탄한 구상력에 기반한 제주자연의 사실적 화풍과 추상성을 가미해 대상의 본질을 탐색해온 ‘자연의 소리’ 시리즈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