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왕국 유다의 제10대 왕으로 남왕국 유다의 경제적, 군사적 전성기를 이끌던 웃시야 왕(아사랴 왕)이 죽던 해에 이사야는 하나님의 임재를 목격하며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습니다(1절). 웃시야 왕은 하나님을 신뢰하며 나라를 잘 이끌어왔지만, 말년에 직접 성소에 들어가 분향하려다가 하나님의 진노를 사서 나병에 걸리게 되어 비참하게 죽고 맙니다. 웃시야 왕이 죽은 후에도 웃시야의 아들인 요담이나 요담의 손자인 히스기야, 그리고 제16대 왕인 요시야 등이 비교적 하나님을 잘 섬기기는 했지만, 그 외의 왕들은 하나님께 불순종하여 남왕국 유다는 점차 파멸로 치닫게 됩니다.
이사야는 하나님의 성전에 임재하셔서 높이 들린 보좌에 앉으신 것을 보았습니다(1절). 하나님의 주변에는 스랍들이 모시고 섰습니다(2절). “스랍들”(Seraphim)은 히브리어로 “세라핌”(שְׂרָפִ֨ים)인데, 세라핌은 “불탐”(Burning)이란 의미를 지닌 “사라프”(שָׂרָף)의 복수형으로 불꽃처럼 보이는 신비스럽고 영화로운 존재를 묘사하는 단어로 특별한 천사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좌에 앉으신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임재를 목격한 것입니다. 스랍들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모습으로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외칩니다(2절, 3절). 그리고 그 영광스러움은 문지방의 터가 흔들리고 성전에 연기가 가득한 것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4절).
이러한 하나님의 영광을 목도(目睹)한 이사야는 자신의 부정(不淨)함을 깨닫습니다(5절). 하나님의 영광 앞에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발견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하나님 앞에 자신의 죄를 자백합니다. 그러자 스랍 중 하나가 제단에 타고 있는 숯 하나를 가지고 와서 이사야의 입술에 대어 이사야의 죄악이 제하여졌고, 사하여졌다고 선언합니다(6절, 7절). 하나님의 거룩하고 영광스러운 임재 앞에 자신의 죄를 깨닫고 자백하였고, 하나님께서 그 죄를 사해주시는 것을 경험한 것입니다.
이러한 광경은 하나님의 임재 앞에 예배로 나아가는 모습을 잘 묘사해 주고 있습니다. 죄가 사하여진 후에 하나님은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라고 말씀하셨고, 이사야는 이러한 하나님의 말씀에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라고 응답합니다(8절). 점차 죄악으로 가득해지는 세상을 향해 누가 하나님의 말씀을 들고 가서 선포하실 것인가 하시면서 부르실 때, 이사야는 “제가 가겠습니다”라고 응답한 것입니다.
이러한 이사야에게 하나님은 사람들이 점차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깨닫는 영적인 감각이 무디어질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9절). 이렇게 영적으로 무디어져 가는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지 못하도록, 더욱 둔하게 하라고 말씀하십니다(10절). 이 말씀은 어찌 보면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는 말씀인데, 이미 악하여 하나님의 진노를 사게 된 자들이기에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말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회개할 기회를 놓친 자들에게는 더 이상의 기회가 없다는 것을 기억하게 합니다.
이사야는 이러한 하나님의 말씀에 이러한 하나님의 심판과 진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냐고 묻습니다(11절). 그러자 하나님은 성읍들이 황폐하게 되어 모든 사람들이 사라지고, 집에도 사람들이 살지 않게 되고, 토지도 황폐하게 될 때까지 이어질 것이며,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멀리 옮기셔서 이 땅의 황폐함이 극심해질 때까지 그렇게 하실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11절, 12절). 사람들을 멀리 옮기신다는 12절의 표현은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가게 될 것을 예고하는 말씀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한 가지 희망의 말씀을 주십니다. 모두 진멸하게 될 것이지만, 마치 나무가 다 잘려도 그 그루터기가 남아 있는 것처럼, 거룩한 씨가 이 땅의 그루터기로 남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13절). 그 와중에도 하나님을 신실하게 섬기며 따르는 남은 자들(Remnant)을 남겨 둘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세상이 극심하게 악해져서 모두 멸망에 이르더라도, 그 중에 남은 자들을 남겨 두어 다시 회복하게 하실 것이라는 약속입니다. 절망 속에 솟아나는 한 줄기의 빛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어두운 세상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사야처럼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세상에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자가 되어야 하고, 이 어두운 세상에서 남은 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그러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복된 날이길 기도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