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랑루즈의 촬영기간은 무려 3년이었다고 한다. 남녀 주인공이 이 긴긴 시간동안 에로틱한 연기를 하며 눈이 안맞을 수가 있나. 결국 금실 좋기로 유명했던 니콜과 탐 부부를 갈라서게 했으며, 니콜은 이완의 아이를 가졌다가 유산하기도 했었다 하니... 이 영화가 보통 영화가 아님을 짐작할 수 있었던 것이다.. 후후~
그러나 예상(혹은 기대)과는 달리 그닷, 야한 장면은 없었다. 바뜨~, 웬만큼 야하지 않으면 별 혹하지 않는 본인의 취향에도 불구하고 거의 숨넘어가게 기똥찬 장면들이 이어졌으니 그것은 다름아닌 상상도 하지 못했던 니콜키드만의 교태어린 작부 연기였다. 오홍~오홍~하는 콧소리를 연신 내는데....흐흐... 안본사람은 상상할 수 없다. 절대.
간드러지는 목소리~ 요염한 몸짓과 눈빛 연기, 거기다 희한한 춤까지... 비록 나이까지 속이는데는 실패했지만. (눈가와 입가의 주름을 덕지덕지 바른 화장으로 메꿔 넣다 시피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 안가려져지더군...) 여하튼, 화장발일지언정 참 예뻣다. 그래도 화장발 덕에 아이즈와이드셧때보다도 한...일곱살은 어려 보인다. 왜 하필 일곱살이냐고? 그냥 내 느낌이 그렇다. 게다가... 그 갸녀리고 호릿호릿한 몸매라니... 세상에.. 그녀의 허리는 분명 비비안 리보다도 더 가는 것이 분명하다. 정말 내 손으로 한 줌도 안되는 듯 보였다... 물론 전체적으로 극장 화면을 아래위로 늘어뜨려서 더 쭉쭉(빵빵은 아님)해 보였음이 분명하다. 게다가 그녀.. 한 노래 한다. 이완맥그리거의 노래도 들어줄만은 했다. 가끔 고음에서 너무 고래고래 소리만 지른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줄거리야... 뮤지컬 줄거리야 뭐, 사실 뻔하지 않은가. 돈많은 악당 공작 한명에 가난하고 미칠듯 사랑하는 연인 나온다. 더이상 말할 것 있나. 내 입만 아프지.
그래도 딱 하나만 더 말한다.(갑자기 반말쓰는게 좀 미안해졌다. 보는 사람이 이해해라, 내 글이 워낙 두서도 없고 아래위도 없고 그렇다.)
크리스티앙(이완역)이랑 샤틴(니콜역) 안이루어진다. 니콜이 폐결핵으로 죽거던. 히히히~~~
둘이 제법 애절하고 절절 끓어오르는 감정을 잘 표현한다. 뮤지컬적인 과장된 느낌도 좋다. 거기다 어찌나 볼거리가 많은지, 나는 쇼걸을 보는 듯한 기분도 잠깐 들었다. 다들 쇼걸이 허접영화라 그러지만, 나는 고삐리 시절, 이 영화를 보면서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라스베가스의 그토록이나 화려한 쇼를 감상할 수 있는데, 줄거리, 작품성 별로 중요하다 생각하지 않았다. 후에 쇼걸 무삭제판을 봤지만 어디까지나 쇼 볼려고 본거지 딴 거에 흑심을 품지는 않았다. ...... 진짜다.
아참, 중요한 거 하나... 물랑루즈는 뮤지컬 영화이다. 다 아는데 새삼 웬 강조냐고?
난 그걸 모르고 봤기 때문에 강조하는 거다. 뮤지컬 영환줄 모르고 봤는데 대사 치던 배우가 갑자기 노래 부르면 얼마나 당황스러운지 모른다.
여하튼... 이러한 류의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볼만큼 뮤지컬을 사랑하거나 영화의 작품성을 대단히 중요시 여기는 지성인은 못되지만... 조폭, 건달 일색인 요즘 한국영화들 속에서 하나의 진주를 캔 기분이랄까?
솔직히 웃기다 하나만 가지고 보면은 조폭마누라나 엽기적인 그녀가 더 웃기다. 우리 정서에도 잘 맞고.
근데 만약 물랑루즈가 더 웃기다고 말하는 사람은 좀 젠체 하는 과가 아닐까 나름대로 생각은 한다.
웃긴거야 그렇다 치고... 영화를 웃으려고만 보면 얼마나 영양가 떨어지는 짓인가. 시간때우기 밖에 안되쟎아. 그래도, 조폭류 하나 봤으면 물랑루즈류 하나쯤 봐줘야 하지 않은가 하고 생각한다. 편식하면 나쁘니깐. 나는 그래도 최근에 "고양이를 부탁해"에서 영양실조를 겨우 면할 수 있었다.
여하튼 어제는 맨날 채소만 씹다가 고기 한점 먹은 그런 기분이었다... 비유가 바뀌어야 옳은지는 모르겠다마는... 조폭보다는 물랑루즈가 확실히 영양가 있는 음식임에는 틀림없다. 종합영양제 물랑루즈. 한 알만 먹어봐, 효과 확실해~! 아... 근데, 아무리 물랑루즈로 영야보충했다 해도 당분간 채소 먹을 생각은 안 들것 같다. 너무 지겹게도 씹어서. 우리가 소가? 한국 영화계 각성해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