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서방과 곰

[오병규]

우리 속언에‘재주는 곰이 부리고 재주 값은 왕 서방이 챙긴다.’라는 게 있다. 어떤 이윤이나 이득을 정작 챙겨야 할 장본인은 뒤로 하고 제3자가 그것을 취득하는 경우를 두고 이름이겠다. 이런저런 기사를 검색하고 있는데 갑자기 눈에 뜨이는 기사가 하나 있다. 기사 날짜를 보니 뉴스라기보다는 지난8월 말에 입력된 좀 지난 기사다.

"제주도 오려면 오염비용 대라"... 제주도, 환경세 도입 본격 추진

제주특별자치도가 관광객에게 환경 관련 비용을 부과하는 이른바 ‘환경세’ 도입을 추진한다. 제주도는 ‘환경보전기여금’ 부과 타당성 조사를 시작했다. 이 결과를 토대로 내년 말까지 제주특별법 개정안과 부담금 신설 계획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로 ‘제주특별자치도의 제도적 완성’을 내걸고 지방 재정의 자율적인 확보를 독려한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환경보전기여금 도입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하략)

바캉스나 휴가철이 되었음에도 관광객이 오지 않아 울상인 관광지가 많다. 국내외의 정세 날씨 등 원인이야 여러 가지 있겠지만 그 중에서 가장 큰 원인을 필자는 바가지요금으로 보고 있다. 다음 달, 유사 이래 최장기 연휴가 있다. 말은 소비 진작을 위한 고육책이라고 하지만 현 정권의 票퓰리즘이 90%는 차지하는 꼼수다. 우선 국민 경제가어렵다고 악악대며 쓸 돈도 없는데 무슨 수로 소비를 하란 말인가? 되거나 말거나 로또 당첨을 노릴 수 있는 은행대출까지 막아 놓고. 그런데 그것 보다는 반 수 이상이 황금연휴에 해외로 연휴를 즐기겠다며 비행기 표는 이미 거의 동이 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덧붙이기를 국내에서 바가지 쓸 돈이면 차라리 해외여행을 하겠다는 것이다. 솔직히 필자 역시 100% 공감 가는 얘기다.

일례를 들자면 필자가 사는 이곳도 산수경계가 수려하여 청풍명월이라는 별칭까지 얻고 있어 그야말로 처처(處處)가 관광지고 명승지다. 그런 곳에 자리한 숙박업소나 요식업체들의 요금이 장난이 아니다. 솔직히 크게 별나거나 뛰어난 것도 아니면서 관광지라는 이름으로 가격이 천정부지로 뛸 때 한번은 속아서 오지만 두 번 올 곳은 못 된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관광객을 목표로 하여 입에 풀 칠 할 장본인들이 객을 쫓는 꼴이 되는 것이다.

기사에 의하면, 최근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크게 늘면서 환경파괴가 잇따르고, 환경보전 비용도 늘어나면서 환경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제주도 방문객들에게 환경보전비용을 부담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제주도 의회 관계자와 전문가 등 25명으로 구성된 워킹그룹은 작년 7월부터 워크숍과 토론회 등을 통해 제주도의 환경 보전과 발전을 위한 여러 방안을 마련해왔다. 강경식 워킹그룹 부위원장은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국내외 관광객에게 환경보전을 위한 재원으로 쓸 소정의 기여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하략)

얼마 전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라는 썰을 풀었지만, 이런 생각이나 주장이 사후약방문의 전형이다. 지금은‘사드보복’으로 중국 관광객이 없지만 한때 제주도는 중국의 어느 지방이나 다름없는 중국관광객으로 넘치던 곳이다. 넘치는 관광객만큼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고 그런 현실이 주기적으로 기사화되기까지 했었는데 그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이 시점에 내국인 그것도 육지 관광객을 상대로 가렴주구(苛斂誅求)하려 드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차라리 중국관광객이 거리를 메우며 휩쓸고 다닐 당시에 그랬다면 전혀 이해 못 할 일도 아니다. 그런데 정작 세금을 내야할 대상이 없어지자 엉뚱한 국내 관광객에게 덤터기를 씌우는 이런 세 도입이나 제도화는 시간만 주면 돈(소비 진작)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 당국자나 입안자들의 안일한 탁상공론이 오히려 주민(상인)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양상이 된 것이다. 기사말미의 댓글을 보면 100% 비난 일색이다.

그래서 필자도 그 기사 아래쪽에 댓글 하나를 달았다. 역(逆)왕서방론,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라 카더만, 환경오염은 왕서방이 했는데 그 죄 값은 곰(육지관광객)이 받는다? ㅋㅋㅋ 자치도(自治島)하라 했디만, 자치적으로 재주부리고 있네요. 이런 재주 부리는 제주도를 왕서방 이라고 해야 하나? 곰이라고 해야 하나? ㅋㅋㅋ

당국자님들! 재주 부리지 말고 바가지나 단속 하쇼!!! 그게 우선이고 정답이우!!!!!

[노당 큰형부]

참 이상한 나라입니다.
대한미국 문씨 정부의 제주자치도가
관광객을 유치한다고 생 쑈를 하며 오염비를 받으려고...
그렇게 해서 부자 되세요 제주씨~

[오병규]

제주도민도 육지로 나오려면 오염비용 받아야 합니다.
이거 어째 나라가 점점 갈기갈기 찢어지는 기분입니다. ㅠㅠㅠ...

[데레사]

우리가 제주도를 외면하고 동남아로 가는건 바가지 때문입니다.
어떤 때는 보면 관.민이 똘똘 뭉쳐서 육지사람 뺏겨 먹기 하는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돈 싸고 친절한 동남아로 가는걸 누가 막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