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대거 풀어 준 날, "범죄 수사 말란 거냐" 역설한 한동훈의 모순
입력 2022. 08. 13. 11:38 댓글 18개
[기자의 눈] 국회를 '싸워 이겨야 할 대상'으로 보는가
[박세열 기자(ilys123@pressian.com)]
물구나무 선 풍경이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12일 입장문을 내서 '검수완박법(검찰청법, 형사소송법)' 시행령 개정안의 정당성을 설파했다. 한 장관은 "정부가 범죄 대응에 손을 놓고 있으면 오히려 직무유기"라며 "(검찰이) 서민을 괴롭히는 깡패 수사, 마약 밀매 수사, 보이스피싱 수사, 공직을 이용한 갑질 수사, 무고 수사를 도대체 왜 하지 말아야 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법무부가 검찰 직접 수사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시행령을 발표, 국회의 입법 취지를 무력화한 후 내놓은 설명이다. 3권 분리 원칙이니, 법리니 하는 건 둘째로 치자. 이 정부의 정무 감각을 보면 왜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는지 잘 알 수 있다.
한동훈 장관이 국회를 향해 일갈하던 날, 윤석열 대통령은 범죄자를 대거 사면했다. 그 사면심사위원회 논의는 한동훈 장관이 주도했다.
국정농단의 사건으로 86억 원의 뇌물공여 및 횡령 범죄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국정농단 사건과 업무상 배임 등으로 2019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상습도박 등의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은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 2조3000억원대 분식회계, 회삿돈 557억 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강덕수 전 STX 회장 등이 그 대상이다. '경제'를 위한 것이라는데, 이미 회사가 해체된 STX그룹의 강덕수 '전직' 회장은 왜 사면됐을까?
범죄 수사든 범죄자 사면이든 모두 그들의 '합법적' 권한이라고 하니 토를 달긴 어렵겠다. 그런데 정치는 그런 게 아니다. 상식선에서 봤을 때 범죄자를 풀어 준 날 '범죄자를 수사하지 말란 말이냐'고 강변하는 건 사람들에게 혼란을 준다. 이 정부는 '공정과 상식 회복'을 부르짖으며 당선된 '검찰 출신 대통령'을 둔 정부 아닌가. "솜방망이 처벌 후 사면 남발(경실련 논평)"을 위해 검찰 수사 대상과 범위를 넓히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지극히 상식적인 의문에 제대로 된 답을 내놓길 바란다.
정치인과 관료들은 개별 사안을 쪼개 판단하지만, 국민은 사안의 총합이 발생시킨 풍경을 따진다. 그래서 정치가 어렵다. 이를테면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의 '비 좀 왔으면 좋겠다'는 망언은 '장난기'가 발동한 젊은 국회의원의 농담이겠지만, 유권자들은 비대위를 출범시키고, '내부 총질 당대표'를 내쫓은 국민의힘 풍경 속에서 발언을 이해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윤석열 정부 첫 특별사면인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가지 더 있다. 한동훈 장관은 전날 개정된 '검수완박법(검찰청법, 형사소송법)'에 근거해 시행령을 개정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은 "다수의 힘으로 헌법상 절차를 무시하고 소위 검수완박 법안을 통과시키려 할 때 '중요범죄 수사를 못하게 하려는 의도와 속마음'이었다는 것은 국민들께서 생생히 보셔서 잘 알고 있다"며 "그 '의도와 속마음'이 국민을 범죄피해로부터 보호하라는 국민의 뜻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에게 법문을 무시하면서 그 '의도와 속마음'을 따라달라는 것은 상식에도 법에도 맞지 않다. 정부가 범죄대응에 손을 놓고 있으면 오히려 직무유기"라고도 했다.
한 장관 말대로 '헌법상 절차를 무시'해 제정됐다는 그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법무부는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청구를 해둔 상황이다. 쉽게 말해 절차가 잘못됐으므로 그 과정에서 법안이 탄생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법안 처리 절차'도 위헌이고, 법안의 내용도 '국민 권익 침해'로 이어지니 위헌이라고 하면서, 그 법안에 근거해 시행령을 만들어 발표했다.
결국 한동훈 장관은 지금 헌법재판소의 역할을 '법무부장관 권한'의 주어진 범위 안에서 대신 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위헌적 법안'이므로, 그 법안의 개정 취지를 무력화하는 '시행령'을 합법적으로 제정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고 강변할 것이다.
논리의 성찬이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궁금하다. "'검수완박' 법안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법인데, 왜 그 법안을 토대로 시행령을 만들지?", "헌법재판소가 법무부 주장을 받아들이면 한동훈 장관이 만든 시행령도 무효화되는 것 아닌가?" 이런 일을 왜 하는가?
그래서 생각해 본다. 국회의원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 윤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한동훈 장관은 '선출직 대통령'이 임명한 것이므로 국회와 대등한 관계를 갖게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니, "국회의 의도와 속마음(입법 취지)이 국민을 범죄 피해로부터 보호하라는 국민의 뜻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는 한 장관의 발언을 보면 '위헌적 행위'를 일삼는 국회는 싸워 이겨야 할 대상이다. 물론 여기에서 '위헌적 행위'라는 건 한 장관의 머리 속 판결이다.
목표를 정해 두고 그 목표를 위해 합법적 수단과 자원을 총동원하는 한 장관의 모습을 보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범죄 수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냐'고 일갈하면서 검찰이 기소한 범죄자들을 사면해주는 이 모순은 어떤 결과를 낳게 될 것인가.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그가 위법한 일을 해서 떨어지고 있는 게 아니다. 합법적인 일을 하고 있는데도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이라면 '상식적'으로 자신의 행보를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선수는 전광판(지지율)을 보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할 말은 없다. 다만 관객은 '전광판'을 보고 있다.
[박세열 기자(ilys123@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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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8MY
장량1시간전
판검사는 특권이 아니라 공무원입니다 현직에 있으면서 정치권과 유착 못하도록 퇴직 후 2년간 정치를 못하게 해야하고 재판책임제를 통해 재판 관련 비리 뇌물 직무유기 등이 발견되면 퇴직 후라도 소추하여 징계 및 탄핵할 수 있어야 하며 주요 형사사건은 국민배심원제를 의무하여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는 재판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변호사 개업시 퇴직 전 10년간 인맥을 맺은 판검사가 담당하는 사건은 수임 못하게 하고 파렴치범의 변호 및 고위직은 로펌 취업을 금지해야 합니다. 판검사는 정권의 종이 아닌 국민의 심부름꾼입니다
황바울1시간전
악질 이놈부터 처단 해야 나라가 바로 선다
처절함1시간전
'정부가 수사하지 말란거냐'는 곧 정부의 입맛대로 수사하지 말란거냐?? 라는 의미로 들림. 정부가 곧 검찰이라는 생각을 가진, 그냥 권력자의 충실한 개 밖에는 안되는 작자임
얼음땡1시간전
니들이 공정하게 수사하면 누가 욕을할까 현정부의 비리는 다 덥어주고 전정부 관계자만 죽어라 터니 욕쳐먹는거 아니냐?
숲 속으로 가면1시간전
도둑놈이 법을 만들겠다고 설치는 꼴.
numen1시간전
수사는 경찰이 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경찰업무와 중복된다. 윤석열은 공무원 조직 중보되는 것 정리한다고 했는데 정부에서 추진하는 방향과도 역행한다. 한 마디로 원칙도 근본도 없는 행위다. 우선 장관부터 제멋대로다. 이런 정부의 지지율이 높아지면 그것이 이상한 것이다.
항상화이팅1시간전
넌 비번부터 까야 사람 대접받는단다
유용상1시간전
그럼 경찰은 노니?검찰이 수사하고 기소하고 판결까지 다할려하니?경찰을 개돼지로 보는 한씨
너구리1시간전
검. 경 장악하고 검찰 공화국 만드는데 일등 공신인 한가발... 지 가발 벗겨진 기사는 광속삭제.. 시킴.. 나 원참. 언론이 그냥 하수인이네..
신난토끼1시간전
근디 야는 왜 아이폰비번 을 안가르쳐줄까 무속의뜻인가
닉네임을 등록해 주세요1시간전
그냥 권력의 개
magine1시간전
니들 원래 범죄 수사 안하잖아? 개검들 망나니 칼춤 추며 날뛰는 걸 수사라고 하지는 말자
시네시네1시간전
난 그래도 검수완박 무력화 하는 건 이해해. 각자 입장이 있는 거고 위법이 아닌 선에서 하겠다는 거니까. 억울하면 정권 바꿔서 다시 하면 되는 일임. 근데 사면은 실망임. 검찰 출신 장관,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면 적어도 검사 편에서 자신들이 구형한 용의자를 푸는 건 용납하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닌지?
kyokii19분전
다음에 너한테도 면죄부가 있을까 싶어서 니 죄는 니가 더 잘 알겠지 뿌린대로 거두리라 니가 행한 모든 것에 무섭지 않나?
인간교과서16분전
ㅋㅋㅋ정작 자신의 휴대폰은 잠궈버려서 수사 못하게 ㅋㅋㅋㅋㅋㅋㅋ 아~~웃겨 ㅋㅋㅋ
RJOY21분전
범죄 수사 검찰 말고 경찰이 하면 된다! 이 나라에 검사만 인간이냐?
픽시35분전
잡아야 할 사람 무죄 주고 잡은 사람 풀어주고 무전유죄만 신나게 집행하려는 거냐?
Borandsi36분전
똥훈아 너부터 수사해봐 아님 김건희 주가조작 학력위조 잔고증명위조 등등 부터 수사하면 네말에 동감해주마 모지리 똥훈 니똥부터 닦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