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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삼경 깊은 밤 ,
이따금 ,
숲 속에서 풀벌레 소리만이 들려온다.
우우 ..
바람이 불어온다.
산등성이 위로
둥근 보름달이 떠오른다.
그 달을 바라보며
잿빛 늑대 한 마리가
아우 아우 ..
허기진 목소리로 울고 있다.
하얀 달을 향해
박쥐떼 한 무리가 푸드득 날아간다.
어둠 속에서
희미한 물체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달빛을 뒤로 받으며 움직이는
희끄므레한 물체
어떻게 보면
누루꾸무리하기도 하다.
그 물체가 소리도 없이 천천히
가까이 오고 있었다.
바로 코 앞에까지 왔다.
그 물체을 확인한 순간..
으악 ..!!
나는 그만
그자리에서 기절을 하고 말았다.
아 ,
그건 커다란 달걀이었다.
껍질이 깨어지면서
불쑥, 뭔가 움직이드니
온 몸에
털이 숭숭나고
눈에 핏발이 서면서
붉은 아가리를 딱 벌린 채
나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었다.
하이고메 ,
어바리 살려라 ..!
아무리 고함을 질러도
목소리는 입 안에서만 옹알옹알..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아무리 뛰어도
평소에는 그렇게나 잘 뛰던
두 다리가 땅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그냥, 제자리에서
앉은뱅이 용쓰듯이
입으로는
웅얼웅얼 ..
앞다리(?) 뒷다리는
허우적 허우적 ..
아 ,
절박한 순간,
얼굴을 들어보니
계란귀신(?)이 흡혈귀처럼
피를 줄줄 흘리며 드디어,
나를 향해 시뻘건 입을 쩌억 벌린다.
아악 ..!
/
베란다 창으로
추적추적 빗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꿈을 꾼 것이다.
온 몸이 땀에 젖었다.
아래가 축축하다.
오줌을 쌌나 ..?
가만히 문을 열고 거실로 나갔다.
그리고는 주방으로 갔다.
더듬더듬 스윗치를 켰다.
휴우 ..
달걀 깨는 연습할라꼬
어제 사다 둔
계란 두 판이 눈에 들어온다.
뭔가 휙.. 하고
지나가는 게 있었다.
헛것을 봤나 ..?
무서워서 잠이 안 온다.
이러다가, 정말
어바리 되는 거 아닌가 슬며시 걱정이 된다.
베란다 창문을 통해
여전히 빗소리가 들려온다.
으시시 춥다.
달걀귀신은 싫다.
떼에찌 ..!
선화공주 꿈이라도 꾸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
첫댓글
삶의 이야기
잘보고갑니다
어릴 때
초승달에 얽힌 만화를 본 적이 있었는데
내용이
좀 무서웠나 봅니다.
그 후로
초승달 뜨는 날에는
뭔가
이유없이 두려워 밖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어두운 밤
둥글지 않은 날렵한 생김새 때문 이었을까요 ..
마주
할 수 없는 뾰족한 날카로움 때문이었을까요..
지금은
만화의 내용이 잊혀져서 그런지 초승달도 예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