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천하장군 회원들과 떠난 여행이다. 2월에 다녀온 보성의 갯벌섬 장도여행 이후 3개월만이다. 그동안 코로나19로 다들 외출도 자제하고 여행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5월에 들어서고 나서야, 일일이 체온 재고, 마스크 착용하고, 손위생 준수를 전제로 소수 인원들과 여행을 겨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첫 여행으로 홍성 천수만의 죽도를 찾은 길이다. 그런데 왠걸 죽도로 향하는 길에 선장이 과로로 쓰러지고 입도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당일 현장에서 급히 코스를 조정한다.
지금 한창 겹벚꽃이 만개한 문수사와 개심사를 답사하고, 홍성오일장에서 가볍게 장구경을 한 후 시원한 바다를 보러 안면도의 삼봉해변을 다녀오기로 한다. 여행은 이렇게 언제나 예측불허이다. 우릴 당황하게 한다. 하지만 여행 경험이 많은 우리 회원들은 흔쾌한 마음으로 괜찮다고 한다. 아무데라도 즐기며 다녀오면 된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천하장군 실무자를 격려해주신다. 그래서 이번 여행도 새롭고 흥미진진했다.
제일 먼저 찾은 서산의 문수사에서는 바닥에 분홍카펫을 깔아준 겹벚꽃의 향연을 만끽하고, 언제가도 좋은 개심사에서는 단아한 절집과 싱그러운 소나무숲, 겹벚꽃을 만났다. 그런데 국내에 몇그루 없는 개심사의 청벚꽃은 색이 이상했다. 늘 보던 연두빛과 아이보리색이 아니라 분홍이 짙게 배어 있다. 조금은 지저분한 느낌의 색이었다. 이것도 기후변화 때문일까. 청초한 개심사 청벚꽃을 볼 수 없는 것은 아쉬웠다.
시끌벅적한 홍성오일장을 거닐며 사람사는 분위기도 느껴본다. 소머리국밥과 호떡 등 시장의 맛집도 들려보고는 삼봉해변으로 이동한다. 삼봉해변은 시원한 바다와 그늘진 곰솔밭이 넉넉하게 펼쳐지고 사람은 거의 없어 호젓하게 쉬고 산책하기 좋다. 이게 얼마만인지. 코로나로 갇혀있던 몸도 마음도 시원한 바닷바람에 다 날리는 듯 기분이 가볍다. 회원들도 너무 시원하고 상쾌하다며 좋아하신다. 삼삼오오 산책을 하거나 바다에 앉아 쉬며 여행자의 기분을 즐겨본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여행의 소중함도 다시 깨닫는 기회이다. 회원들과 솔숲에 앉아 그런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껏 원껏 여행할 수 있었던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그리고 지금 현재 오늘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이야기했다. 장기전이 될 코로나 상황에서 각자의 예방수칙을 준수하면서도 일상을 잘 관리하고 좋아하는 여행도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