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ELINDA BECK
- Ryan Snook
테레사 보차드는 자신을 정신의학계의 골디락스(곰 세 마리가 사는 집에 들어갔던 동화 속의 소녀)라고 말한다. “딱 맞는” 정신과 의사를 찾을 때까지 6명의 의사를 거쳤다는 것이다. 그 중에는 그녀가 작가라는 사실을 알고 출판을 도와 달라고 말한 의사도 있었고 그녀의 약물남용 이력에도 불구하고 수면제를 처방한 의사도 있었다. 의사 한 명은 그녀의 해결되지 않은 유년기 문제를 찾기 위해 촛불을 켜놓고 연령퇴행 최면요법을 사용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일곱 번째 정신과 의사는 그녀의 양극성 장애를 진단해 내고 효과 있는 약을 처방하는 한편, 스스로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그녀의 성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었으며 “한 줌 남아있던 나의 자존감을 찾아 주었다”라고 테레사는 말한다. 그녀는 빌리프넷닷컴에서 “비욘드 블루”(우울증을 넘어서)라는 인기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자신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확실히 모르는 사람들은 어떤 스타일의 정신과 의사를 찾아야 할지 전혀 모를 때가 많으며, 치료 과정에서도 의사가 하는 말을 냉정하게 평가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의사의 개인적 스타일과 환자의 필요 간 궁합은 특히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환자들이 부끄러워하지 말고 진단 및 측정가능한 목표 설정을 의사에게 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심리학협회의 공공교육 담당인 데이빗 펠미터 박사는 좋은 심리치료를 좋은 식당에 가는 것에 비유한다. “주방을 들여다 보고 그 안에서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
2007년 정신과 외래치료를 받은 미국인의 비율은 약 3%로 1998년과 비슷한 수치이지만 항우울제 등 항정신제를 복용하는 비율은 크게 증가했다고 작년 미국심리학회지에 실린 연구는 분석하고 있다. 동 연구에 따르면 1년에 정신과를 방문하는 평균 횟수는 1998년의 약 10회에서 2007년 8회로 감소했다고 한다.
약을 처방하거나 처방하지 않는 다양한 심리치료가 우울증, 불안 등 장애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보이는 임상연구는 수없이 많다. 2천4백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잘 알려진 연구에 따르면 8회 상담 이후 환자 중 50%가 눈에 띄게 호전되었고 6개월 심리치료 이후 환자 75%의 증상이 개선되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개별 환자에게 아무 정신과의사나 다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은 아니다.
정신과 의사를 찾는 사람들이 직면하는 문제 중 하나는 의사들이 보통 하나의 치료법을 전문으로 하기 때문에 해당 치료법의 관점에서 환자의 문제를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인지행동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라면 환자의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바꾸는 데 집중할 테고, 정신분석 전문가는 과거가 현재 문제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규명하려 할 것이다.
환자에게 어떤 치료법이 가장 적합한지 판단하기 위한 상담을 제공하는 병원과 대학 정신의료센터도 있다.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환자 혼자서 결정해서는 안 된다”라고 콜롬비아대학 정신과 임상조교수인 드류 램지는 말한다. 그는 “환자와 정신과 의사를 짝 지어주는 일”을 좋아한다고 한다.
가족과 친구, 일반 의사에게 추천을 해달라고 부탁한 후 추천을 받은 의사에게 전화해 그들의 경력과 기법에 대해 질문하는 방법도 있다. “어떤 치료법이 적합할지 모르더라도 의사에게 ‘지금 내 인생은 이런데 어떤 치료법이 좋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치료기간은 얼마나 걸리나요?’라고 물어볼 수 있다”라고 미국심리학협회의 업무연구 및 정책 보조책임자인 린 부프카는 말한다. 최근에는 환자에게 치료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는 등 결과를 측정하려는 정신과 의사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그녀는 덧붙인다. “따라서 의사에게 ‘선생님의 치료법이 효과가 있는지 어떻게 아시죠?’라고 묻는 것도 매우 타당한 질문이다.”
일단 치료가 시작된 후 의사와 환자 궁합이 맞는지 알기 위해서는 상담 3회 내에 서로에 대해 충분히 파악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과제를 내주고 지시하는 의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런 걸 질색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의사가 조용히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해 주기를 원한다”라고 코네티컷의 정신과 의사인 벳시 스톤은 말한다.
환자로부터 거리를 유지하며 모든 것을 아는 척 하는 대신, 환자와 협력해서 치료계획을 세우는 의사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펠미터 박사는 “나는 환자들에게 관련 의학에 대한 내용을 직접 찾아볼 것을 장려한다. 어떤 용어를 찾아야 하는지 모른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한다.
효과 있는 치료는 매우 어려울 때도 있다. 특히 환자가 고통스러운 생각이나 두려움을 더듬어야 할 때는 더욱 그렇다. “좋은 정신과 의사라면 환자에게 편안함과 불편을 동시에 줄 수 있어야 한다. 이해하는 동시에 도전해야 하는 것이다”라고 스톤 박사는 말한다.
심리치료의 이러한 양면성과 의사와의 불편한 관계를 분간하기란 어려울 수 있다. “매주 상담이 끝난 후 기분이 더 나빠졌다면 다른 의사를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라고 부프카 박사는 조언한다.
연구에 따르면 환자들은 의사의 기분이 상하거나 자신이 배은망덕해 보일 거라는 두려움 때문에 의사 교체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펠미터 박사는 “정신과 의사들은 환자들이 떠나는 데 익숙해 있다. 또한 환자가 떠나는 이유를 듣는 것은 소중한 경험이다”라고 말한다.
의사-환자 관계가 친밀하더라도 문제해결이 되지 않을 때도 있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출신의 여배우이자 블로거인 빅토리아 맥스웰(44세)은 10대 때 같은 정신과 의사로부터 2년 반 동안 상담을 받았고 그녀를 몹시 좋아했다고 회상한다. 하지만 의사가 자신의 내재된 양극성 장애를 진단해 내지 못했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별로 없었다고 한다. “치료를 통해 통찰력이 엄청 늘었지만 우울증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수년 후 몇 번의 입원을 거친 끝에 간호사가 다른 정신과 의사를 추천해 주었다. 처음에는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깊은 영적 경험과 양극성 장애를 동시에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 주는 유일한 의사였다고 한다. “신뢰했기 때문에 처방약 등 선생님이 제안한 것들을 시도해 볼 의향이 있었다. 그 분의 도움과 이해가 아니었다면 오늘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이다.”
치료가 효과가 있는지 판별하기 위해서는 측정 가능한 목표를 정하는 것이 필수이다. 빅토리아는 자신의 경험을 전한다. “의사선생님은 ‘제 생각에 당신은 부모님 집에서 독립해서 룸메이트와 같이 살며 차를 운전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고 그 말이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