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직송’ PD “안은진X덱스, 핑크빛이면 편집하려 했는데 찐남매”[EN:인터뷰②]
사진=tvN ‘언니네 산지직송’ 제공
[뉴스엔 황혜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tvN '언니네 산지직송' 제작진이 프로그램을 빛내 준 멤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7월 18일 첫 방송을 필두로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40분 화제 속 방송된 '언니네 산지직송'은 사 남매의 어촌 마을 일상을 다룬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10월 10일 13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언니네 산지직송'은 배우 염정아와 안은진, 박준면, 덱스가 각양각색 일거리를 소화하고 제철 밥상을 직접 차려먹는 모습을 꾸밈없이 담아내며 숱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무엇보다 사 남매의 케미스트리가 열띤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김세희 PD는 8일 서울 마포구 CJ ENM 센터에서 진행된 뉴스엔과의 인터뷰에서 "저희도 내부적으로 캐스팅에 대해 이야기할 때부터 케미스트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 많은 고민과 고려를 했다. 캐스팅을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남해 촬영 때 네 분이 문 닫고 춤을 추면서까지 놀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나중에 편집본을 열어 보고 알았다. '4명이 진짜 잘 만났다',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PD는 "네 분이 진짜 친하다. 마지막 방송에 담을 마무리 인터뷰를 했는데, 마지막 촬영이면 시원섭섭하거나 한 게 있을 수 있지 않나. 이분들은 그런 게 없었다. '어차피 우리는 만날 건데', '또 수다 떨 텐데'라는 느낌이었다. 이 사람들은 비즈니스가 아니라 진짜 친하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안)은진 씨도 매일 촬영이 기다려진다고 이야기했다. (드라마) 촬영을 하다 여기 오면 언니들이랑 떠들고 맛있는 거 먹고 가니까. 촬영이 기다려진다는 말을 듣고 4명이 진짜 편하구나, 다행이다 싶었다. 억텐(억지 텐션)은 진짜 없었다"고 덧붙였다.
염정아의 경우 2019년 tvN '삼시세끼 삼촌편'에 배우 윤세아, 박소담과 함께 출연한 야외 리얼리티 예능 경력직이다. 김 PD는 "이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부터 염정아 씨가 주축이었다. 그래서 이전 예능 출연이 이번 캐스팅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염정아가) MBC '무한도전' 같은 프로그램도 좋고, 어떤 포맷의 예능도 상관없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요리계 큰 손이시니까 잘하는 것을 버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워낙 부지런하게 일을 잘하는 분이니까 이 프로그램에 잘 맞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김 PD는 "캐스팅 단계에서도 걱정을 안 한 출연자였지만 실제 촬영에서도 정말 좋았다. 염정아 씨 자체가 이 프로그램에 대해 애정을 많이 갖고 사랑해 주시더라. 이게 느껴지니까 저희도 더 열심히 담으려고 했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주춧돌이면서 동생들 바라기였다. 항상 동생들한테 오늘은 어떤 맛있는 걸 먹일까 생각했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엄마 캐릭터로 비치지 않길 바랐다. 맏언니로서 항상 동생들을 잘 챙겨주며 같이 잘 놀아 주셨다"고 밝혔다.
사진=김세희 PD, tvN 제공
이어 "멸치 털고 땡볕에서 일하기 정말 쉽지 않은데 진짜 불평불만 없이 해 줬고, '너무 재밌더라', '너무 좋더라'고 이야기해 주셔서 저희도 너무 감사했다"며 "이 4명을 캐스팅한 건 제일 잘한 일인 것 같다. 저도 뿌듯하다. 만족도는 10000%다. 출연자들이 서로 너무 좋아하는 게 보이니까 제가 거의 '견우와 직녀' 속 까치가 된 느낌이다. 출연자 4명이 단체 대화방에서 자주 대화를 한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박준면은 수준급 요리 실력과 입담을 기반으로 만능 둘째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 PD는 "둘째 역할이 되게 중요하다. 출연자 나이대가 달랐던 만큼 가교 역할을 해 줄 멤버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나이 차이 때문에 혹시나 언니들과 동생들이 분리될까 봐 걱정을 했는데 그런 게 전혀 없었다. 염정아 씨랑 '밀수'를 해서 친하기도 했지만 막상 촬영을 같이 해 보니 너무 털털하고 귀여웠다. 동생들도 잘 챙기며 언니들의 심정을 잘 캐치해 동생들과 같이 어울리게끔 하는 것들이 좋았다. 덕분에 사 남매 케미가 더 좋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안은진은 화면 그대로 사랑스러움의 인간화였다. 김 PD는 "MBC '연인'이라는 드라마 흥행을 이룬 배우인데 너무 소탈하고 사랑스럽다. 처음에는 은진 씨가 (방송에서) 산만해 보일까 걱정이라고 하더라. 촬영을 함께 해 보니 까불까불하고 장난기 많은 동생이자 누나였다. 그래서 저희 프로그램에 잘 맞았던 것 같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줘 너무 고마웠고, 캐스팅을 잘했구나 생각했다"고 칭찬했다.
청일점 덱스는 UDT 출신답게 듬직한 막내로서 맹활약했다. 김 PD는 "덱스 씨가 정말 싹싹하게 누나들을 많이 배려했다. 처음 그에게 기대했던 건 아무래도 노동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힘캐'(힘캐릭터)로서 출연자들을 도와주는 모습이었다. 촬영할 때 멋진 척도 하지 않고 소탈하게 열심히 해 줬고,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줘 고마웠다"고 밝혔다.
기존 예능에서는 젊은 여성, 남성 멤버를 엮어 러브라인을 내세우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언니네 산지직송'에서는 멤버 간 억지 러브라인을 찾아볼 수 없었다. 안은진과 덱스는 장난스레 서로를 물고 뜯고 승부욕을 불태우는, 이른바 '남매 케미'로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제작진 역시 두 사람이 펼친 남매 케미에 흡족했다고. 김 PD는 "처음 두 분이 같이 촬영을 할 때 어떨지 저희도 궁금했다. 자전거 타고 놀러 나갔을 때 처음에는 헬리 카메라만 붙였다. 그래서 현장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몰랐다가 나중에 은진 씨에게 '무한도전'처럼 게임을 하고 놀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헬리를 통해 봤을 때는 물에서 장난을 치는 모습이 '솔로지옥'인가 싶기도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투닥투닥 남매처럼 잘 놀았더라.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고 설명했다.
김 PD는 "제게도 남동생이 있는데 은진 씨에게도 덱스와 비슷한 나이의 남동생이 있다. 너무 잘 받아주고 쭉 이어지는 관계가 좋았다. 사실 '솔로지옥'처럼 약간 이성적 케미가 있다면 편집하려고 했다. 다행히 그들 자체가 절대 핑크빛이 아니고 '찐 남매'로서 너무 편하게 대했다. 사이가 진짜 좋았다. 시청자들이 봤을 때 '저거 진짜다' 싶었던 부분들이 잘 와닿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덱스 씨의 경우 누나가 없지만 투닥거리면서 뒤에서 누나를 잘 챙겨줬고, 은진 씨 역시 덱스 씨를 많이 배려해 주고, 받아준 것 같다"며 "왜곡돼 보일 수 있는 핑크빛 케미가 있다면 편집하려고 했지만 없었다. 오히려 남자 게스트들이 왔을 때 덱스 씨가 플러팅을 하는 모습이 색다르게 느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게스트들의 활약도 빛났다. 배우 황정민을 필두로 박해진, 차태현, 박정민, 마지막 주자 고민시까지 모든 이들이 몸을 사리지 않는 열일로 '언니네 산지직송' 멤버들을 지원사격한 것. 김 PD는 "모든 게스트 분들께 감사드린다. 출연자 분들이 정말 스스럼 없이 재밌게 있다 가 주셨다. 특히 첫 게스트 황정민 씨는 폭염주의보가 뜬 날이었음에도 불평 불만 없이 시원시원하게 일을 도와 주고, 직접 해물찜도 만들어 주고 갔다. 남자 스태프 분들도 너무 좋아했다"고 밝혔다.
사진=김세희 PD, tvN 제공
김 PD는 "차태현 씨의 경우 일을 두 번이나 하고 가 줬다. 본인의 다음 스케줄이 있는 상황이었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은 염정아 씨를 대신해 일을 해 줬다"며 "고민시 씨는 원래 전날 오기로 한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스케줄이 생겨 더 머무르지 못했다. 저희도 조절을 해 보려고 했지만 어렵게 됐고 너무 아쉬웠다. 그래도 꽃게라면을 맛있게 드시고 가셔서 다행이다. 일도 정말 열심히 잘해주고 갔다. 다시 와서 맛있는 음식을 두 배로 먹고 가면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현장에서 했다"고 말했다.
고민시의 등장에 설렘을 감추지 못하는 덱스의 모습도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김 PD는 "되게 귀여웠다. 특히 언니들이 옆에서 덱스의 등을 떠밀고 둘만의 시간을 만들어 주려고 하는 것 자체가 '저 사람들 진짜 친하구나' 싶었다. 보는 내내 흐뭇했다"고 회상했다.
여러모로 '언니네 산지직송'은 무해한 청정 예능이었다. 이 같은 호평에 김 PD는 "무해하다는 단어가 신선했고, 정말 만족스러운 표현이다. 그 한 문장이 '언니네 산지직송'이라는 프로그램과 딱 맞는 것 같아 좋다"며 미소 지었다.
인상 깊은 시청자 반응으로는 제철 식재료들에 대한 호응을 꼽았다. 김 PD는 "방송을 보신 분들이 바로 재료를 따라 사 드시는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고창 고구마가 방송 끝나고 네이버 스토어에서 1위를 했더라. 보통 고구마 하면 해남 고구마를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편의점, 카페 음료에 쓰이는 고구마가 대부분 고창 고구마더라. 저도 이번 방송을 통해 알게 됐다. 많은 분들이 동죽 등 새로운 식재료의 맛을 느끼고, 이때 먹어야 더 맛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후기를 써 주신 걸 볼 때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 PD는 "저도 출연자 분들이 만든 요리를 전부 맛보지는 못 했지만 거의 다 맛볼 수 있었다. 스태프들에게도 요리를 엄청 주셨다. 저희는 잔반이 남지 않았다"며 웃었다.
이어 "동죽 감바스가 정말 맛있었다. 편집 후 고창에서 동죽을 따로 주문했다. 염정아 씨도, 박준면 씨도 요리를 정말 잘하는 분들이다. 그래서 안은진, 덱스 씨가 정말 잘 먹었다. 덱스 씨는 살이 쪽 빠져 왔다가 살이 찐 채로 돌아갔다. 은진 씨도 잘 먹고 찐 상태로 돌아가 촬영을 위해 다시 디톡스를 했다고 하더라. 게스트들도 이렇게 많이 먹어 본 기억이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제철 재료의 향연은 지역사회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김 PD는 "남해 군수님이 고맙다고 전화를 주셨다. '언니네 산지직송' 방송 이후 관광객도 많이 늘었다고, 방송에 예쁘게 담아줘 너무 감사하다고 연락을 해 주셨고 영덕과 고창 등 다른 지역에서도 현장 어레인지를 한 작가님을 통해 다들 너무 좋아하고 기뻐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고성 갯장어 사장님은 길게 줄을 설 정도로 장사가 너무 잘 된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첫 방송에 나온 남해 식당은 그간 방송에 한 번도 나가지 않은 곳이었다. 멸치 요리를 안 비리게 잘하는 곳인데 지금은 사람들이 줄 서서 먹는다고 하더라. 옥수수 하면 강원도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방송 후 고성 옥수수도 엄청 팔렸다고, 연락 많이 받으셨다고 하더라. 안은진 씨도 맛있어서 두 번 더 시켜 먹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PD는 '언니네 산지직송'을 응원해 준 시청자들에게 "저희 프로그램을 무해하고 청정한 예능으로, 귀엽고 사랑스럽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특히 저희 의도대로 제철 식재료들을 같이 사서 따라 해 먹고 즐겨 주시는 모습을 보고 정말 감사했다. 출연자들도 예쁜 시선으로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 개인적으로는 혹평을 많이 듣지 않은 것 같아 좋았다"고 말했다.
‘산지직송’ PD “안은진X덱스, 핑크빛이면 편집하려 했는데 찐남매”[EN:인터뷰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