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절 여인의 몸을 여의는 법과 도
1 부처님이 사위성의 외로운 이 돕는 절에 계실 때에, 정신 동녀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몇 가지 법을 성취하여야 능히 여인의 몸을 바꿀 수 있습니까?”
부처님은 대답하셨다.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면 능히 여인의 몸을 바꿀 수 있다. (1)질투하지 아니하고 (2) 간탐하지 아니하고 (3) 아첨하지 아니하고 (4) 성내지 아니하고 (5) 진실한 말을 하고 (6) 악담하지 아니하고 (7)탐욕을 버리고 (8) 모든 사견을 버리는 것이다. 동녀야, 이 여덟 가지 법을 닦으면 빨리 여인의 몸을 바꾸리라.
동녀야, 다시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면 능히 여인의 몸을 바꿀 수 있다. (1) 부처님을 존중하고 법을 깊이 믿어라. (2) 사문 ㆍ바라문을 공경ㆍ공양하며, 계를 지키고 인욕을 행하며 법을 많이 들어라. (3) 남편 아들 딸 또는 있는 집에도 애착을 내지 말라. (4) 계법을 받아 가져 범하지 말라. (5) 모든 사람에게 삿된 생각을 내지 말라. (6) 증상한 의락에서 여인의 몸을 싫어하라. (7) 보리심의 대장부 법에 주하라. (8) 세상의 가업을 환과 같고 꿈과 같이 보라.”
2 부처님은 정광 부인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부인이라도, 한 가지 행으로써 빨리 여인의 몸을 버리고 남자의 몸을 얻을 수 있다. 어떤 한 가지 행인가? 곧 견고한 원력으로 위없는 보리심을 발하는 것이다. 어째서냐 하면, 보리심은 대장부의 마음이요 큰 남자의 마음이요, 용이한 마음이 아닌 까닭이다. 그러므로 능히 아라한의 행을 멀리 여의며, 일체 마군과 모든 외도를 항복받고, 삼계애서 가장 높아 일체 바른 생각으로 부처님께 귀의하여 보리심을 발하면, 다시는 여인의 몸을 받지 아니하리니, 그것은 마음이 청정한 연고이다. 이 여인의 몸을 여의고 남자의 몸을 얻은 선근으로, 일체 여인에게 회향하는 공덕을 또 무상 보리로 회향하면, 이것이 한 가지 행원으로, 빨리 여인의 몸을 버리고 남자의 몸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말씀하실 때, 공중에서 모든 보살들이 내려와,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한쪽에 물러앉았다. 이 보살들은 모두 옛적에 부인으로서 현신에 남자가 된 보살들이었고, 회중에 있던 모든 보살들은, 예전에 그들의 남편이 되었다가 허락을 받아 출가한 사람들이라, 서로 보고 위로했다.
“너희들은 나의 선지식이다. 속히 보리심을 발하라. 부처님의 출세하심을 만나기 어렵고, 공덕을 닦을 인연도 매우 어려운 것이다. 만일 중생에게 대자비심을 내어 위없는 보리심을 발하면, 그것은 곧 원만하게 과거ㆍ현재ㆍ미래의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이때에 여러 비구들은 보살들에게 말했다.
“대장부들이여, 당신들이 우리들의 선지식이요. 일체 중생을 구호하므로 우리들에게 보리심을 발하라고 권하는 것이오. 우리들도 당신들이 권을 따라 일체 모든 부처님께 귀의하기를 생각하오. 우리들이 미래세에 성불할 때에 모두 세존 석가모니 부처님과 같기를 원하오.”
3 상금광수 여인은 문수보살에게 물었다.
“무엇을 일러서 도라고 합니까?”
문수보살은 대답했다.
“도를 알고자 하느냐? 네가 곧 도이니라.”
여인, “어째서 널리 분별 연설하지 않고, 내 몸을 일러서 도라고 합니까? 나는 알지 못하겠습니다.”
문수, “잘 생각해 보라. 자기의 몸으로부터 음의 종자인 모든 입이 생기지 않는가?”
여인, “그렇습니다. 여기에 내 몸이 있으므로 몸의 종자인 모든 입이 있습니다.”
문수, “색이라는 그 자체는 생각이 있는 것인가, 아는 것이 있는 것인가?”
여인, “없습니다.”
문수, “도도 생각하는 바가 없고, 분별하는 바가 없다. 그러므로 색은 평등한 것이니, 도도 또한 평등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네가 도라고 한 것이다. 또 행과 식은 생각하는 바가 있고 분별하는 바가 있는가?”
여인, “없습니다.”
문수, “도도 또한 생각하는 바가 없고 분별하는 바가 없다. 행ㆍ식이 평등하면 도도 또한 평등하다. 그러므로 나는 네가 도라고 말한 것이다. 또 색이 안에나 밖에나 혹은 중간에나, 그것이 있는 곳을 볼 수 있는가? 푸르거나 붉거나 누르거나 희거나 또 검거나 하는 빛과 또는 어느 처소, 어느 쪽에 있는 것을 볼 수 있는가?”
여인, “볼 수 없습니다.”
문수, “도도 또한 볼 수 없다. 안에도 없고 밖에도 없고 중간에도 없으며, 붉고 푸른 모양도 없고, 어느 곳 어느 쪽에도 없다. 색이 이미 평등하므로 도도 또한 평등하다. 그러므로 나는 네가 도라고 말한 것이다. 또 상ㆍ행ㆍ식이 안ㆍ바깥ㆍ중간에 있다거나, 오색의 모양이나, 어떤 쪽에 있는 것을 볼 수 있는가?”
여인, “볼 수 없습니다.”
문수, “도도 또한 그러하여, 안ㆍ바깥ㆍ중간에 있거나 오색도 아니다. 저기도 없고 여기도 없으며, 쪽도 없다. 상ㆍ행ㆍ식이 평등하므로 도도 또한 평등하다. 그러므로 나는 네가 도라고 말한 것이다. 또 오음은 환과 같아서, 허위ㆍ전도로 인하여 난 것이다. 도도 또한 환과 같이 거짓된 음성이다. 환이 평등하므로 오음이 평등하고, 오음이 평등하므로 도도 또한 평등하다. 그러므로 나는 네가 도라고 말한 것이다. 오음은 꿈과 같아서 본말이 없다. 도도 또한 꿈과 같아서 처소가 없다. 꿈이 평등하므로 도도 평등하다. 그러므로 나는 네가 도라고 말한 것이다. 오음은 아지랑이와 같아서 미혹한 업이 허위로부터 일어난 것이다. 도도 또한 아지랑이 같아서 자연의 수다. 만든 이도 없고 보응도 없다. 아지랑이와 오음이 평등하므로 도도 또한 평등하다. 그러므로 나는 네가 도라고 말한 것이다. 오음은 거울 속 그림자와 같아서 있는 바가 없다. 도도 또 거울 속 그림자와 같아서 있는 바가 없다. 오음도 평등하고, 거울 속 그림자도 평등하고, 도도 또한 평등하다. 그러므로 나는 네가 도라고 말한 것이다.
다시 들어 보라. 오음도 만든 이가 없는 것이니, 도도 또한 만든 이가 없다. 오음도 자연이 아니니, 도도 또한 자연이 아니다. 오음이 있는 바가 없으니, 도도 또한 생긴 바가 없다. 오음이 무상하니 도는 무상을 깨닫고, 오음이 편안하지 않으니 도는 고의 뜻을 풀며, 오음이 공한 것이니 도는 공한 것을 알고, 오음이 아가 없으니 도는 아가 없는 뜻을 알므로 도가 되는 것이다. 모든 음이 받음도 없고 받는 것도 없으니, 받음도 받는 것도 없는 것이 도요, 모든 음이 옴도 없고 감도 없으니, 옴도 없고 감도 없는 것이 도다. 그러므로 오음이 본래 청정하니, 도도 본래 청정하고, 도가 청정하므로 모든 것이 본래 청정하다. 그러므로 나는 네가 도라고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