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에게 배우는 자존감 관계법 / 가토 다이조
실제로 ‘사랑받는가’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사랑받는 존재로 느끼는가’이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어쩌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되었을까?’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어려서부터 주위 사람들에게 다양한 형태로 심리적으로 억압받고 조종당해왔기 때문’이다.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 그로 인해 인간관계가 자주 불안해지고 위태롭게 흔들리는 사람은 강줄기를 따라 그 근원이 되는 샘을 찾듯 거슬러 올라가 보면 뜻밖에도 사소한 원인에서 비롯된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주위 사람에게 자주 놀림당하거나 비웃음당한 사람은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이야’라고 자신을 비하한다.
이렇듯 어린 시절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대했는지와 같은 사소한 일로 자아상이 만들어진다. 이 사실을 몸으로 체득하고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그러면 자신감이 없고 자존감이 낮은 자기 모습이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지고 삶의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존감이 높아지고 자신감이 생긴다.
인간관계가 편안해지고 인간관계가 인생의 장애물이 아니라 오히려 삶의 활력소가 된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는 존재인가 아닌가? 이 점에 인간 심리의 결정적 열쇠가 달려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실제로 사랑받고 있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는 자기 자신이 사랑받는 존재라고 느끼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다시 말해 ‘나는 사랑받는 가치가 있는 존재인가 아닌가’보다 ‘나는 나 자신이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라고 느끼는가 그렇지 않은가’가 평생의 행복과 불행을 좌우한다.
왜 그럴까? 한 사람의 행복지수는 자기 자신과 자신의 인생에 대한 만족 정도에 달려 있는데, 그 역시 자신이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며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사랑받는 존재로 느끼고, 자신을 ‘행복한 사람으로 인식하고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인간관계도 원만하고, 그 관계에서 새로운 행복을 발견하는 것이 당연하다.
인간관계에 관한 복잡미묘한 상황들, 고민을 단숨에 해결해주는 쾌도난마식 심리상담
상담자: “주위 사람들이 내 말에 귀 기울여주지 않고, 적극적으로 반응해주지 않고, 칭찬해주지 않으면 왜 화가 날까요?
심리학자: “당신 안의 어리광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즉, 어린 시절 부모나 주위 어른들에 의해 감정을 억압받아 그 시기에 충분히 누렸어야 할 어리광 욕구를 누리지 못하고 억눌렀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상담자: “아무도 저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요. 저도 사랑받을 가지치가 있는 존재일까요?”
심리학자: “당연히 당신은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입니다. 이 점을 기억하세요. ‘지금 내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가?’보다 중요한 것은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라고 느끼는가?’입니다.
두 번째 질문에 스스로 ‘그렇다’라고 대답할수록 당신은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될 것이며, 실제로 ‘사랑받는’ 존재가 될 것입니다.”
상담자: “왠지 모르게 다른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불편하고,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서둘러 자리를 떠나게 됩니다. 사람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심리학자: “어린 시절, ‘여긴 네 자리야.' 라는 메시지를 듣지 못하고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으며 자랐기 때문일 겁니다. 당신 자신에게 자주 이렇게 말해주세요. ‘여기가 내 자리야. 난 여기에 있을 권리가 있어.’”
상담자: “제게 끊임없이 뭔가를 요구하는 상대방에게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심리학자: “상대방의 부당하거나 무리한 요구에 단호히 ‘아니오, 싫어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진정한 신로관계가 형성돼 있다면 당신의 대답 때문에 관계가 깨지지 않습니다.
당신의 ‘아니오, 싫어요’라는 대답으로 인해 깨질 관계라면 더 유지할 가치가 없습니다.”
상담자: “사랑하는 사람과 좀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심리학자: “연인에게 ‘너를 많이 사랑해!’라는 말보다 ‘너를 소중히 아껴주고 싶어!’라는 말을 더 많이, 더 자주 들려주세요. ‘너를 소중히 아껴주고 싶어’라는 말은 유아 성향을 벗어버린 성숙한 어른의 사랑 고백입니다.” *
‘여러분, 나를 좀 봐주세요! 내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그리고 떠받들어주세요!’
내면에 이런 심리가 도사리고 있는데 상대방이 무관심하거나 심드렁한 태도를 보이면 서운한 마음이 쓰나미처럼 밀려오고 안색이 달라진다.
자신을 떠받들어달라는 말을 차마 자기 입으로 하지 못하고 속만 끓이자니 그런 불편한 마음이 얼굴에 고스란히 나타나는 것이다.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알아서 해주길 바라며 자주 심기가 불편해져 언짢은 티를 내는 사람은 그저 어리광을 부리고 싶어 하는 것일 뿐이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어린 시절 나이에 맞게 충분히 어리광을 부리지 못하고 지나가버려 어리광 욕구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해서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어리광 욕구가 언제나 그 사람의 감정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마음이 언짢거나 못마땅한 감정’을 심리학에서는 어떻게 표현할까? passive aggressive, 즉 ‘수동적 공격 성향’이라고 주로 말한다. 수동적 공격 성향을 지닌 사람은 대놓고 공격적이지 않다.
다만 마음속에 뾰족한 가시를 숨기고 있다가 상대방을 책망하는 방식으로 콕콕 찌를 따름이다. 말하자면 수동적인 자세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이다.
특히 기분이 언짢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언짢은 기색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그들은 주위의 모든 사람이 자신의 요구를 무조건 받아들여주기를 바라고 한발 더 나아가 자신을 떠받들어주기를 원한다.
현실에서 그게 가능할 리 없다. 당연하게도 그런 허황된 바람은 충족되지 않을 것이고, 심지어 대놓고 거부하는 사람이 나오거나 냉랭한 분위기가 흐를 수도 있다.
이쯤 되면 그 사람은 평소보다 더 예민하고 까칠해진다. 좌절감이 깊어지고 사람들과의 사이에 더 높은 벽을 쌓게 된다. - 본문 중에서 (24~25p.)
방어적 태도는 어떤 상황에서 나타날까? 상대방이나 당신 자신에게 어떤 원인이 있을 때 주로 나타난다. 가령 당신이 사람을 믿지 않거나 상대방이 속으로 적대감을 억누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당신이 기본적으로 사람을 믿지 못한다면 상대방이 당신을 아무리 사랑해도 그 사랑을 믿지 못하고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상대방에게 잘 보이려 애쓰고 자기 약점을 그에게 숨기려고 한다.
상대방이 자신의 약점을 비난하지 않을까, 자신의 결점에 실망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불안감에 사로잡힌 사람은 방어적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그는 전혀 방어적일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도 방어 태세를 취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신경질적인 사람은 상대방이 자신의 결점을 포함한 모든 것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사실을 도무지 깨닫질 못한다. 아니, 그는 머리로는 인정하면서도 가슴으로는 도통 믿으려 하지 않는다.
다행스럽게도 상대방은 자신의 결점을 잘 알지만 그것 때문에 실망해서 떠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는 상대방이 실망해서 떠날까 봐 불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하며 방어적인 태도를 취한다.
심지어 상대방이 “내 앞에서는 걱정하지 말고 그저 편하게 있어도 돼”라고 말해주어도 걱정을 내려놓지 못한다. 더구나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지도 못한 채 그저 걱정이 태산이다.
이런 사람은 진정한 우정이나 사랑을 얻지 못하는 원인이 자기 자신에게 있음을 먼저 깨달아야 한다. 진정한 우정과 사랑은 편안한 마음으로 있는 그대로의 본모습을 자연스럽게 내보일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다.
자기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에 자신을 맡기고 그 감정과 일체화하려고 노력해보라. 비로소 우정과 사랑이 싹트기 시작한다. 끊임없이 내면에서 솟아나는 자연스러운 감정을 두려워하면 마음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 본문 중에서 (94~95p.)
실제로 우리 주위에는 다른 사람에게 칭찬받으면 “아뇨, 그 정도는 아니에요”라며 몹시 쑥스러워하거나 몸 둘 바를 몰라 하는 사람이 많다. 묘하게도 솔직하게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이런 이가 다른 사람의 칭찬에 순순히 고마움을 표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칭찬을 받아들이면 뻔뻔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거나 잘난 척하는 사람으로 오해를 살까 두렵기 때문이다.
재밌게도 누군가가 패션 감각이 있다고 칭찬해주면 몸 둘 바를 몰라 하다가 애써 화제를 전환하는 이런 사람도 다른 사람에게 옷차림을 지적받으면 파르르 떨며 무척 민감하게 반응한다.
다른 사람에게 직접 칭찬받았을 때 기쁘기에 앞서 왠지 불안해하는 사람도 칭찬이 기쁘지 않은 건 아니다. 누구나 칭찬받으면 당연히 기쁘고, 계속 칭찬받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이런 사람과 대화할 때는 그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자신을 비하한다고 “아, 그러셨어요?”라고 대꾸하면 상대방은 금세 뾰로통해진다.
속으로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뿌듯해하면서도 겉으로는 “제가 워낙 못생겨서요!”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영어회화 실력을 속으로는 높이 평가하면서 입으로는 “제가 영어회화 실력이 부족해서요”라고 말하기도 한다.
“어휴, 엄청 잘하시던데요. 그렇게 잘하면서 못한다고 하면 이 세상에 영어회화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라고 말해주길 기대하며 “저는 못해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일단 자신을 깎아내린 뒤 상대방이 부정하면 그것으로 인정 자극을 얻으려는 속셈이다. 상대방이 선수를 쳐서 칭찬해주면 불안해져서 몸 둘 바를 모른다. 순서는 언제나 먼저 자신을 비하하는 일로 출발한다.
- 본문 중에서 (173~175p.)
자기동일성 장애가 있는 사람은 당연히 불행하다. 불행한 사람에게는 평균적으로 거세 콤플렉스가 있다고 주장했다. 거세 콤플렉스를 심리적 무능력이라고 표현했다.
행복한 사람은 심리적으로도 활발한 반면 불행하고 신경증적인 사람은 마음이 타성에 젖어 수동적으로 움직인다. 불행한 사람은 곧잘 다른 사람도 자신처럼 불행하기를 바란다.
거세 공포가 마음의 습관으로 굳어진 경우 그 부모에게서 벗어나도 곧바로 공포감이 사라지지 않는다. 무의식의 영역에서 자신이 박해받고 있다는 두려움을 안고 살기에 그 공포감에 맞서 싸우느라 에너지를 소진한다.
피해망상에 시달리는 조현병 환자의 사고 논리다. 자기 자신이 누군가에게 살해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망상에 빠진 조현병 환자나, 무의식적 피해망상으로 막연한 두려움에 시달리는 사람은 뜻밖에도 적지 않다.
‘그냥 사는 게 무섭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건 알지만 두렵다.’ 세상에는 멍하니 앉아 있기만 해도 내면의 싸움으로 기력을 소진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 본문 중에서 (234~23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