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로마의 정치인이자 작가였던
키케로(Marcus Tullius Cicero)는
『노년에 관하여』에서 노년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들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1. 활동적인 삶에서 멀어진다.
2. 육체가 허약해진다.
3. 거의 모든 관능적인 쾌락이
사라진다.
4. 죽음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그리고 그는 늙어서 가장 슬픈 일은
젊은이들에게 성가신 존재로
취급받는 일이라고 했다.
수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늙음에
대한 생각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나는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다.
아무리 자제력이 뛰어난 사람도
술을 마시면 자제력과 판단력이
떨어져 실수를 저지르고, 심지어
만용을 부려 불행을 초래한다.
본인뿐만 아니라 애꿎은 사람도
불행에 빠뜨리기도 한다.
술 취한 친구에게서 술취하면
모든 여자들이 그저아름답게
보이는 모양이라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갸웃거린 적이
헤아릴 수도 없이 많았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중독에 빠져 자신의 주인 자리를
자주 술에 넘겨주기도 한다.
많은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술을
좋아하지 않고 마시지 않게 되었다.
그래도 살다보면 맨 정신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날들을 맞이한다.
오늘 밤엔 삶이 부질없다는
생각에 가슴이 허전해온다.
선물로 들어온, 받은 지 오래된
값싼 포도주를 꺼내어 홀짝인다.
그윽히 눈을 감고 술잔가에 코를
들이밀고 향기를 맡으며 좀 운치
있게 마시는 흉내를 내어본다.
이런 날이면 으레히 그러듯이
양쪽에 촛불을 켜고 음악을
들으며 고요한 촛불을 바라본다.
내 너를 보고 깨닫고 깨닫지만
그 유통기한은 어둠에 가려진
밤 동안일 뿐이다.
이 밤이 가고 아침이 발아오면
술취했던 사람과는 다르지만
시치미를 떼며 잠시 온전하게
보였다가 딴 사람이 된다.
The Carpenters의 Yesterday
Once More에 가슴이 아려온다.
언제나 오늘은 다시오지 않는다.
오늘 나는 기만과 위선에서 벗어나
온전하게 살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며 이제 하루의 삶을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드는가?
노인들은 까탈스럽고, 걱정이 많고
화를 잘내고, 빡빡하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 눈에 오늘 나는
어떻게 비쳐졌을까?.
오늘 나의 모습은
그렇게 비쳐지는 일은 없었던가?
글쎄 모르겠다.
그런 일은 대개 자신도 인지하지
모르는 사이에 일어나는 거니까.
늙어가면서 자주 데미안의
싱클레어처럼 고독하고
세월이 가면서 우정도 점점
흐릿해져 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고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지
하는 끝없는 물음들이
잠 못 이루게 한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걸까?
고요히 내게 묻는다.
아마도 아닐게다.
전철역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고
자신은 죽은 이수현, 병든이들의
발가락의 고름을 빨아내던
울지마 톤즈의 이태석 신부 같은
이들이야말로 좋은 사람이다.
어찌 이기적인 내가 그런 사람
흉내를 낼 수 있겠는가?
그저 나같은 보통의 이기적인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란
내게 잘해주고 친절하고
옳고 그름에 상관없이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일 것이다.
아무리지성적이고 양심적인 척
부드럽게 미소짓지만 부인할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이다.
그러지 말자.
나이들어 위선만큼 추한 것도 없다.
그래 그러지 말자.
나는 좋은 사람으로 인식되기
보다는 올바른 사람으로 여겨
지고 싶다.
내일도 모레도 내 삶이
허락되는 날까지 그렇게 되기
위해 애쓰며 살고싶다.
오늘처럼 한없이 작아져 보이는
날 나는 또 다짐을 한다.
자주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나를 속여 실망하고 때로는
절망하지만 다짐이라도
끊임없이 하다보면 그래도
오늘보다 내일은 좀더 나은
나를 그려보며 안식의 잠
속으로 빠져들 수 있겠지.
나의 두꺼운 위선의 가면이
나날이 조금씩 얇아지기를.
그래서
온전하고 올바른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첫댓글 굿모닝입니다
몇년전 카페에 가입했을때
카페를 잘 아는 후배가
내게 첫마디 하는 말
"언니!! 이곳은
학력고사,인성검사해서
합격한 사람들
모임이 아니고
무학부터 박사까지 모인
불특정 다수인 모임이라서
상대방 성격,정보도 정확히
알 수도 없고
오늘의 '동지'가
내일은 '적'이 되는 곳 "
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그래도 이곳에
매너 좋고 마음 넉넉한
사람들도 많이 계십니다
그냥
노후에 부담없이
내게 맞는 취미생활하면서
하루 재미있게 놀다 가면
됩니다
오늘도 행복한 주말되세요
엄지님
안녕하세요?
오월의 마직 날
햇살이 참 맑습니다.
무지함에서 오는 순진함
앎에서 오는 오만함
삶의 향기를 잃어버리게
하는 것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에 대해 많이 알게 되면
많이 이해하게 되기도 하지만
편견에 사로잡히기도 쉬운
것 같습니다.
이제 서로 빛을 잃어가는
노년에서 상대에 대해
많이 알지 않으려 합니다.
상대를 현재가 아닌 과거의 빛남이나 일그러진 모습으로 각인되어 편견에
사로잡히게 될까서지요.
늘 건강하세요.
@고르비 고르비 님!!
울 동창들 보면
학창시절 착했던 친구는
지금 만나도 착하고
매너 나뻤던 친구는
지금 만나도 여전히
매너 나쁩니다
사람의 천성은 나도
남도 바꿀 수가 없어요
앞으로 살 날보다
살았던 날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근데 지내다 보면
'초록은 동색'이라서
서로 수준 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립니다
'침대는 과학이다'
광고도 있지만
사람관계
'끼리끼리도 과학' 입니다
@엄지. 그렇군요.
침대는 과학이다.
가끔 궁금했는데
그런 깊은 뜻이 있는
카피군요.
고르비님 노래 감상하면 장문에글
잘 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선배님
안녕하세요?
어느새 유월, 계절은
여름으로 접어들었습니다.
봄은 아련하고 은근하다면
여름은 싱그럽고 풍성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유월 정모때
반갑게 뵙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소소한
일상의 기쁨 많이 누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