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제로법칙의 비밀>은 <브라질>(1985), <12 몽키즈>(1995)에 이어 디스토피아 3부작을 이룰만한 테리 길리엄의 망상적 SF다. CG의 터치를 빌린 판타지의 연속된 실패 이후 테리 길리엄은 복고풍의 수공예적 미장센으로 돌아왔다. 거대 컴퓨터 회사 맨컴에 근무하는 프로그래머 코언(크리스토프 왈츠)은 머리가 빠지고 건강이 악화될 정도로 혹독한 업무에 시달리지만 언젠가 걸려올 삶의 진실을 알려줄 전화를 기다린다. 맨컴의 회장(맷 데이먼)은 그에게 제로법칙 프로젝트를 제안하며 자택근무를 허락한다. 코언은 상담의사(틸타 스윈튼)의 컨설팅과 콜걸(멜라니 티에리)에게 심리적 위안을 받으며 성화로 가득한 수도원 같은 집에서 혹독한 수식 계산을 반복한다. 그의 업무는 카오스를 통해 이윤을 얻는 회사를 위한 것일까, 공허한 삶의 의미를 찾는 존재론적 탐색일까. 정답은 분명치 않지만 전화를 기다리는 코언은 불가능한 은총을 기다리는 카프카적 세계의 주인공과도 비슷해 보인다.
주인공 코언은 자신을 ‘우리’라는 복수형으로 부르는데, 독특한 철자의 이름(Qohen)은 발음상 영국 여왕(Queen)을 연상시키며 언어유희의 효과를 준다. 작품의 기본 설정은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는 구약성서 전도서의 세계관에 빅뱅이론과 같은 우주물리학을 결합시킨 것이다. 발전과 변화를 바라지 않는 한에서라면 조잡하여 매혹적인 미장센, 어수선한 코믹 설정, 컬러풀한 색감, 강박과 망상 등 우리가 테리 길리엄의 세계에서 기대할 법한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글 송효정(영화평론가) 2014-08-13
제작노트와 이런저런 이야기
[HOT ISSUE 1]
할리우드 최고의 비주얼리스트 테리 길리엄 감독의 귀환!
<브라질>, <12 몽키즈>의 독창적인 ‘영상마술’을 잇다!!
영화 <제로법칙의 비밀>은 무기력한 삶에 이유를 되찾아줄 한 통의 전화를 실수로 끊어버린 후, 다시 걸려올 전화를 받기 위해 의문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SF 판타지이다. <브라질>, <12 몽키즈> 등에서 차별화된 자신만의 영상을 만들어 평론과 관객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던 테리 길리엄 감독은 영화 <제로법칙의 비밀>에서 다시 한번 환상적인 비주얼을 선보이며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시공간의 세계로 관객들을 안내한다. 팀 버튼, 리들리 스콧 감독과 함께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비주얼 아티스트로 손꼽히는 테리 길리엄은 영화 <제로법칙의 비밀>을 통해 전작들에서 보여준 도발적이고 독창적인 영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다.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테리 길리엄 만의 강렬한 색감은 흑백화면과의 절묘한 조화를 시도하거나 수학적 기호를 큐브로 형상화하는 등의 작업을 통해 더욱 확고해진다. 또한 자신의 인생을 바꿀 전화 한 통으로 인해 틀에 박힌 삶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주인공의 고뇌가 테리 길리엄 감독만의 영상과 만나 철학적 깊이를 더한다. 테리 길리엄 감독의 마법 같은 영상이 돋보이는 영화 <제로법칙의 비밀>은 다람쥐 쳇바퀴처럼 맴도는 삶에 대해 되돌아보게 만드는 의미 있는 메시지로 또 한번 관객의 기대를 모은다.
[HOT ISSUE 2]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들의 앙상블!
크리스토프 왈츠, 맷 데이먼, 틸다 스윈튼, 벤 위쇼의 절묘한 만남!!
영화 <제로법칙의 비밀> 속 남자주인공은 테리 길리엄 감독이 기획단계에서부터 염두에 두었던 배우 크리스토프 왈츠에게 돌아갔다. 제로법칙 프로젝트를 위해 끊임없이 최첨단 장비와 시름해야 하는 남자 코언 레스. 감독 테리 길리엄이 “그를 보고 있으면 최면에 빠진다”고 말한 것처럼, 크리스토프 왈츠는 영화 <제로법칙의 비밀>에서 주인공 코언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칸 국제 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 경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기도 하였다. 크리스토프 왈츠 외에도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 맷 데이먼과 영화 <설국열차>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한 틸다 스윈튼의 출연 또한 눈 여겨 볼 수 있다. 테리 길리엄 감독과는 이미 영화 <그림 형제: 마르바덴 숲의 전설>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맷 데이먼은 시나리오를 읽기도 전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코언의 심리상담사로 다양한 분장을 해야 했던 틸다 스윈튼 역시 테리 길리엄 감독의 이름만으로 선뜻 출연에 응했다는 후문. 또한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남자배우 벤 위쇼의 출연이 더해져 영화 <제로법칙의 비밀>은 할리우드 대표 연기파 배우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그들은 칸 국제 영화제, 아카데미 영화상, 각종 비평가 협회상을 수상했던 경험을 갖고 있어 그들의 앙상블은 관객들을 설레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이 밖에도 영화 <네이키드>의 데이빗 듈리스, 프랑스 여배우 멜라니 티에리, <문라이즈 킹덤>의 루카스 헤지스까지 합세해 <제로법칙의 비밀>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HOT ISSUE 3]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초청!
세계 유수 언론은 물론 국내 씨네필들까지 뜨겁게 달구다!!
감독 테리 길리엄의 명성답게 영화 <제로법칙의 비밀>은 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어 첫 선을 보인 후 유수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타임지, 엠파이어 매거진 등 영향력 있는 매체에서 앞다퉈 거장 감독의 귀환을 환영하며 영화 <제로법칙의 비밀>의 작품성을 인정했다. “영화사에 남을 걸작”(Time), “당신이 영화를 보고 있다면 순간적으로 화면을 정지시키고 싶을 만큼, 영화 속 곳곳에는 탁월한 순간들이 가득하다”(Empire), “<브라질> 이후 테리 길리엄 감독의 또 다른 천재적 수작”(Ain't It Cool News) 등 개봉 전부터 해외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것이다. 또한 영화 <제로법칙의 비밀>은 제1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공개되어 관객들을 열광케 만들었다. “현대사회에서 한 집단의 ‘도구’로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진정한 삶과 존재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묻는다”(뉴스컬쳐_정연화 기자), “환상적인 비주얼의 세계를 창조해낸 테리 길리엄에게 박수를! 또한 이를 뒷받침하는 크리스토프 왈츠, 멜라니 티에리, 틸다 스윈튼의 놀랄만한 연기”(twic****), “펑키한 비주얼 때문에 내러티브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은 편견이었다. 크리스토프 왈츠의 명연기가 눈길을 사로잡는다”(김**)와 같은 평을 남기며 연출부터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영상미까지 어느 것 하나 부족하지 않은 작품에 대한 호평을 아끼지 않아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치를 한층 높이고 있다.
[HOT ISSUE 4]
톡톡튀는 일렉트로닉부터 ‘CREEP’을 편곡한 엔딩곡까지!
눈과 귀 모두를 사로잡는 환상적인 OST!
<제로법칙의 비밀>에서 놓칠 수 없는 또 하나의 포인트는 바로 환상적인 OST이다. <애나 앤드킹>, 등 다수의 작품에서 음악을 담당해온 조지 펜톤이 <제로법칙의 비밀> 음악에 참여하여 일렉트로닉과 세계적인 작곡가 커트 웨일로부터 영감을 받은 음악들을 영화 속 곳곳에 사용하였다. 코언이 회장을 만나러 간 파티장에서는 흥겨운 일렉트로닉 이, 코언이 자신의 집에서 작업에 몰두하고 있을 때에는 사뭇 진지한 음악이 스크린을 가득 메우며 코언의 다양한 심리 변화와 감정들을 복합적으로 표현해낸다. 한편, 영화 속에서 가장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락 밴드 라디오헤드의 명곡을 재즈풍으로 구현해낸 ‘CREEP’이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시 수많은 관객들이 영화 속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 ‘CREEP’이 흘러나오던 엔딩 장면을 꼽은 것처럼, 자신의 존재의 비밀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코언의 상황과 노래 가사가 적절하게 녹아 들면서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자료출처: 씨네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