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달 아사녀가 중립(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오늘도 돌아온 제멋대로 시 해석 글이다. 김응교 작가님의 책을 읽으려 했으나 이 망할 우리 학교 도서관은 꼭 도서 목록에 있는 책은 없어서 다른 도서관에서 구해야 할 것 같다.
흠 일단 나는 신동엽 시인을 전혀 모른다. 그래서 신동엽 시인을 검색했더니 아무래도 [껍데기는 가라]라는 시가 눈에 많이 보였다. 그래서 나는 이 시를 해석을 할 것이다.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4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먼저 신동엽 시인이 이 시를 쓰게된 계기를 알아봐야하는데 신동엽 시인은 <학생혁명시집>을 편찬하여 4.19 혁명의 정신을 기렸었는데, 이때의 기억을 되살려 만든 시가 바로 [껍데기는 가라]라는 시다. 나는 시를 해석할 때 주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럼 이 시의 주어로 보이는 껍데기, 껍데기는 도대체 무엇을 뜻할까? 이 시는 4.19 혁명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졌다. 그렇다면 주어도 당연히 상관이 있을테니 껍데기는 막상 자신은 4.19 혁명의 정신을 받아드리지 못했으면서 받아드렸다고 생각하고, 말하고 다니는 사람들, 진실되지 못한 사람들을 말하는 것 같다.
2연에서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는데 여기서 동학년 곰나루의 아우성이란 동학혁명의 순수한 정신을 뜻한다고 한다. 동학혁명은 백성들이 나라가 부패하자 혁명을 일으킨 건데, 이 일은 4.19 혁명과 비슷한 사례로 이 혁명들의 순수한 정신만 남기라는 뜻인 것 같다.
3연에서 중립의 초례청이 나오는데 중립의 초례청이란 어느 한쪽으로의 치우침이 없는 민족의 대화합의 장이라는 뜻으로 아사달 아사녀는 이 땅에 사는 민중들의 진정한 모습을 뜻한다고 한다. 그래서 해석을 해보자면 진실되지 못한 사람들은 가라. 이 땅에 사는 민중들의 진정한 모습이 어느 한쪽으로의 치우침이 없는 민족의 대화합의 장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을 한다니 나는 이 시중에 3연이 가장 멋있었던 것 같다. 4.19 혁명을 위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한 쪽은 치우침도 없이 민중들의 진정한 모습으로 인정한다는 말 아닌가. 이보다 더 멋진 표현은 없을 것 같다.
4연도 마저 해석을 해보자면, 4연에서 비로소 1연에 알멩이의 정체가 나온다. 알멩이=혁명의 순수한 정신=향그러운 흙가슴을 뜻한다. 그 뒤에 나오는 쇠붙이는 껍데기랑 비슷하게 봐도 될 것 같다.
이번 시는 아무런 배경 지식도 없던 상태라 해석하기가 특히 힘들었던 것 같은데, 3연을 해석한 순간, 이렇게 멋진 시가 있을까 싶었다. 다른 연은 다 모르겠는데 3연이 특히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다. 껍데기들은 다 가버리고 혁명의 순수한 정신을 치우침 없이 인정하겠다는 이, 표현이 너무 좋았다.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라는 시가 신동엽 시인의 시 중 첫 번째로 본 시인데, 처음부터 너무 큰 걸 읽게 된건 아닐까 싶은 마음까지 든다. 김응교 작가님께서는 이 멋진 시인을 주제로 어떤 책을 쓰셨나 더 궁금해진 시였던 것 같고, 신동엽 시인의 다른 시들도 많이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