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사는 모습이 들판에 자라는 꽃들만큼이나 다양하다
오늘은 새로지은 아파트로 이사한 분을 찾아가 축하해 주었다
오늘의 주인공은 우리들을 앉혀놓고 사진을 찍느라 얼굴이 빠졌다
남편없이 홀로 아이 셋을 키우며 살아왔다
2녀 1남 아직 결혼한 자녀는 없다
둘째가 아들인데 기능 롤림픽에서 메달을 따서 얼마만큼의 연금을 받고 있다
아들이 모은 돈과 엄마의 부스러기 돈을 모아 이 아파트를 샀다
앞으로 기쁜 일들이 많기를 바라는 마음들이다
서울에서 충주에 내려와 자리를 잡은 분이 계시다
옛날에 금성출판사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남편은 책을 써서 인기가 많아 돈도 많이 벌었다
아내는 출판사에서 일을 하여 인정을 받는 직원이 되었다
부족한 것 없이 살다가 나이가 들어 수안보로 내려와 살았다
남편이 88세 아내는 83세
남편이 힘이 다되어 지금 요양병원에 계시다
한 달 두 달 병원에 있자 남편은 집으로 돌아가기를 소망했다
그러나 병원에서는 병세를 고려해 퇴원할 수가 없다 하였다
오늘은 그 병원에 위로 차 갔다
아내 여보 잘 잡수셔야 집에 오실 수 있답니다
남편 내가 집에 가면 잘 먹게 될 거야 어서 나를 여기서 나가게 해 줘
아내 아니에요 의사선생님이 여기서 이대로 나가면 안되니 먼저 잘 잡수셔서 좋아지면 나갈 수 있대요
남편 아니야 집에 가면 잘 먹을 거야 걱정 마
아내 저번에도 집에서 사이다만 잡숫고 아무것도 안 들었잖아요
남편 아냐 집에 가면 잘 먹을 거야 빨리 나를 데려가 줘
계속 반복되는 똑같은 대화
옆에서 들으니 참 눈물이 난다
언제고 나도 저런 대화를 나누게 되지 않을까?
송추에 있는 요양병원 한번은 아주머니가 남편을 보러 충주에서 여기까지 고속버스로 와서
다시 시내버스로 왔다가 병원 언덕을 올라가느라 무릎이 아파서 집에 돌아가
관절주사를 맞았다고 한다 노인이 버스에서 내려 병원까지 가기에는 가파른 언덕길이 있어 힘이든다
이 병원에 오신 분들을 살펴본다
가만히 서서 천정만 바라보는 분들
고개 숙이고 움직이지 않는 분
벽을 무심히 보는 분들
이 분들도 한때는 건장한 몸으로 밥 잘 잡숫고
새벽에 직장에 나가며 가족을 먹여 살렸던 지난 날들이 있었을텐데...
여보 나 좀 집으로 보내줘 집에 가면 밥 잘 먹을 거야
작가였던 이 분은 타자기는 다루었어도 컴퓨터를 다를 줄 모르신다
바둑이나 낚시 취미도 없다
유일한 낙은 차를 타고 돌아다니는 것이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동해로 서해로 부산으로 일산으로 나갔다 한다
병원에 입원하기 직전까지도 그랬다
차를 끌고 나가면 부인은 남편이 돌아올 때까지 마음을 놓지 못하였다
요양병원 주변경치 송추가 어디인가 했더니 북한산 뒤쪽이더군요
요양병원에서 돌아오는 길
단풍이 든 산이 아름답다
또 들를 사람이 한 분 더 있어
송추 요양병원에서 흑석동 중앙대 병원으로 향하였다
중앙대의 모습이 많이 변했다
학교다닐 때 학천친구와 도서관옆을 걸으면서 잠깐 대화를 나눈 때가 생각난다
아니 여기에서 광주초등학교 친구를 만나다니...
광주에서 온 이광풍이란 선배도 있었다
탁구도 잘하고 몸이 몹시도 날랜 분이었다
중앙대병원에는 66세 되시는 분이 암으로 누워 계시다
10 여 년 전에 완치되었던 암이 재발되어 병원에 입원하였다
암 치료 중에 위에 천공까지 생겨 죽다 살아났었으나
체력이 좋아 살 수 있었다 한다
이 분도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기를 소망하고 있다
항암치료만 37번
살아있는 것이 고통일 것이다
후배 목사들에게 하는 말이 주로 이런 말이다
누구 알아?
그 사람 내가 잘 알지 하며 건강했던 과거를 추억하신다
그리고 일상에 복귀하기를 소망한다
두 분의 병문안을 마치고 수안보로 돌아왔다
수안보에 다 와서 음석점이 하나 있다
사진의 풀은 개박하 다 향기가 얼마나 좋은지
허술한 집 앞에 있지만 그 향은 우리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준다
이 식당은 순대국밥과 두루치기를 잘한다
음식 솜씨가 좋은 주인 아주머니가 목 디스크로 병원에 계시다
맛있는 두루치기를 먹으러 갔다가 문이 닫혀 지나쳐야 했다
수안보 읍내에도 맛집이 있지만
좀 떨어진 한적한 곳이지만 여기 음식은 정말 맛이 있다
피로를 풀려고 수안보 족욕탕으로 향하였다
수안보가 많이 좋아지고 있다
누구든지 족욕은 무료
오늘은 서울에서 오신 단체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나보다는 다 선배님들이다
이들을 안내하시는 분이 몇 번이나 조심하라고 말한다
혹시나 다칠까 봐
동창님들
건강은 내 맘대로 안되네요
천고마비라 하니 맛있는 것 많이 잡숫고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네ㅡ도토리님 건강이 최고죠 건강하게 지냅시다ㅡ
내몸먼저 챙겨야하는데 맛난것있으면 마누라가 생각이나요ㅎㅎ
마누라가 잘 먹어주면 좋겠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