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대형마트에 붙은 현수막에 쓰인 문구
셀프 계산대에 대해 미처 생각 못했던 부분
인천 대형마트 앞에 붙은 현수막 사진이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며 여러 의견을 만들어 냈다.
12일 트위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에 '인천 대형마트 앞에 붙은 셀프 계산대 반대 현수막'이란 내용으로 사진 네 장이 게재됐다. 이 트윗은 12일 오후 5시 기준 3350여개 리트윗, 1000개 이상의 인용, 1000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으면서 공유되고 있다.
이하 트위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사진 속 현수막에는 "셀프 계산은 4차 산업혁명이 아닙니다. 고객에게 노동 전가 일자리 강탈 혁명일 뿐입니다", "계산원들을 지키고 계산 서비스를 계속 받고 싶으시면? 일반 계산대를 더 열라고 항의해 주세요!", "직접 계산하면 싸게 주나요? 고객에게 일 시키고 계산원 줄인 그 이익은 누가 봅니까?" 등의 내용이 쓰여 있다. 해당 현수막은 대형마트 노동조합에서 만든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이 게시물을 인용해 "이 생각을 못했네. 셀프 계산은 고객에게 일 시키고 있던 거라는 걸", "그렇네. 셀프 계산하면 할인해 주는 것도 아닌데 나한테 일 시킬 거면 보상이 있어야지? 안 그럴 거면 계산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보장하라", "셀프계산대만 이용하는 편이었는데 이런 생각을 못 해봤다. 그렇네. 그동안 내 돈 주고 물건 사면서 셀프로 노동도 했었네", "진짜 맞는 말이네. 요즘 셀프 계산대는 편리함이나 신속함을 느끼지를 못하겠더라. 사람 더 뽑아야 한다"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셀프계산에 대한 트위터 이용자들의 의견 / 트위터
해당 게시물이 빠르게 확산한 건 대부분 위와 같은 입장을 보이는 SNS 이용자를 중심으로 '한 번도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라는 점이 인지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한 트위터 이용자는 "셀프 계산대가 빠르다고 하는 건 일종의 착시 현상이다. 셀프 계산대를 이용하는 사람은 소량 구매고, 계산대 밀도가 높고 한 줄 서기라서 빨리 처리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개당 계산 속도 따지면 훨씬 느리다. 카트 구매 손님을 일반 계산대에서 처리해 주니 빠르게 느껴지는 것뿐"이라고 셀프 계산 이용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 셀프 계산대 이용, 이대로 괜찮을까?
셀프 계산대 참고용 자료 사진 / 뉴스1
현대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우리 사회에는 '무인화' 열풍이 불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서비스의 수요도 늘어난 데다 무인점포의 편의성도 관심사로 등극했다. 대형 마트를 필두로 최저임금 등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느끼는 유통업체는 점점 셀프 계산대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빠른 계산과 편의성이라는 장점을 내세운 셀프 계산대는 기계 작동법이 낯선 고령층에게는 오히려 '늦은 계산'과 '불편함'을 초래하고, 캐셔에게는 실직의 압박을 준다.
셀프 계산대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다수는 가장 큰 단점으로 사용하기 어렵고, 주변의 눈치를 보게 되는 점을 꼽는다. 고령층은 아예 마트나 카페에 출입조차 못 하게 되는 소외 현상을 겪기도 한다.
마트에서는 셀프 계산대를 이용해도 술을 결제할 때 '관리자 인증' 등의 절차가 필요해 어차피 직원을 호출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발생한다.
셀프 계산대가 증가하는 만큼 일자리를 잃는 캐셔도 늘어나고 있다. 노동자의 일자리를 없애고, 두 번 일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소비자의 불편을 초래하는 게 발전한 기술에 의존하는 일보다 더 고려받지 못해야 하는 지점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