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초 골프장의 찬바람을 맞고 감기에 걸렸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나는 동안 누런 膿이 좀처럼 멎을 기미를 보이지 않아 회사 인근 이비인후과를 찾았습니다. 처음에는 외래 진료로 충분하다고 하던 의사가 어느 순간부터 조심스럽게 수술을 권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몸에 칼을 댄 적이 없는 제가 망설이고 있는 동안 코의 상태가 호전되어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한동안 잊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그해 늦가을 골프를 다녀온 날 다시 코에 이상이 감지되었습니다. 다시 찾은 병원에서 의사는 아무래도 수술을 받는 편이 좋겠다는 의견을 전보다 강하게 피력했습니다.
서울시 의사협회장을 지낸 고교 친구에게 자문을 구했습니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윤某 교수가 코의 일인자라고 했습니다. 게다가 고교 3년 후배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알아보니 아쉽게도 그 후배는 硏究年을 맞아 국내에 없다고 했습니다. 같은 병원의 김某 교수도 훌륭하다는 말을 듣고 마침내 수술을 결심했습니다. 아무리 작은 수술이라도 어른들이 아시면 걱정을 하시기 마련이라, 친가와 처가에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3박 4일 입원 수술을 받은 것이 재작년 이맘때입니다.
부비동염(副鼻洞炎)은 우리가 흔히 부르는 축농증(蓄膿症)입니다. 우리 몸의 얼굴 뼛속에는 몇 개의 빈 공간들이 있습니다. 이 빈 공간을 『코 옆에 위치한 동굴들』'이라 하여 『부비동(副鼻洞)』이라 부릅니다. 이 공간은 머리 뼛속에 있는 뇌를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바로 이 『부비동(副鼻洞)』이라 부르는 빈 공간 안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하여 염증이 발생한 것을 『부비동염(副鼻洞炎)』이라고 합니다.
『부비동(副鼻洞)』, 즉, 코 주위의 얼굴 뼛속에 있는 빈 공간들은 숨쉬는 공기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고,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며, 콧속과는 작은 구멍으로 통해 있어 환기가 이루어지고, 『부비동(副鼻洞)』내의 분비물이 자연스럽게 콧속으로 배출되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부비동염(副鼻洞炎)은 이 『부비동(副鼻洞)』에 염증이 발생하여 콧물이 나가지 못하고 고여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CT 촬영 결과 제 코의 『비중격(鼻中格)』이 좌측으로 굽어있어서 『비중격 만곡증(鼻中格 彎曲症)』수술도 같이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비중격(鼻中格)』은 우리 코의 중앙을 이루는 뼈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좌측 또는 우측으로 휘어져 있다고 합니다. 대체로 남녀 다같이 좌측만곡이 많고 비중격 만곡의 비율은 남자는 78%, 여자는 68% 정도라고 합니다. 비중격이 만곡된 사람이 만곡되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많은 것입니다. 『비중격 만곡증(鼻中格 彎曲症)』은 비중격 만곡으로 인해 병적인 상황이 나타나는 경우를 이르는 의학 용어입니다.
김某 교수가 개발했다는 네비게이터 기법으로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병실로 돌아오니 이번에는 코 안의 지혈을 위해 넣어 둔 거즈(gauze)를 제거하는 고통이 극심하다는 지인의 경험담이 갑자기 떠올라서 겁이 덜컥 났습니다. 이런 걱정은 회진을 돌던 주치의의 한마디로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그 동안 의술이 발전해서 코에 넣은 脫脂綿은 녹는 솜이니 아무 염려 말라는 것입니다.
정작 고통은 양 코를 막아놓아 입으로 숨을 쉬어야 하는 데서 왔습니다. 물을 수시로 마시는데도입 안이 금새 말라버려서 입이 쩍쩍 갈라지는 고역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회복하는 이틀 동안 잠을 거의 자지 못했습니다. 결국 입원 기간 동안 깨어있으면서 책을 3권 읽고 나오는 망외의 소득을 거두고 3박 4일의 병원 생활을 마무리했습니다.
주치의는 앞으로 『부비동(副鼻洞)』을 잘 관리하면 재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평소 다니던 병원에서 코 세척 장비를 추천해주었습니다. ㈜메디코어에서 공급하는 『노즈 스위퍼 (Nose Sweeper)』라는 장비입니다. 기존의 식염수를 사용해도 되지만 사용하기 번거로운 점도 있고, 식염수의 長期보관 역시 찜찜한 구석이 없지 않았는데, 『노즈 스위퍼 (Nose Sweeper)』가 이 점을 말끔히 해결해 주었습니다.
소정의 용기에 적정량 개별 포장되어 있는 분말 소금을 넣고 끓인물을 식혀서 사용하면 되고, 사용 후 용기를 건조시킬 수 있는 부수 장비도 있어서 매우 깔끔합니다. 일반 약국에서는 팔지 않아서 지정 이비인후과 또는 ㈜ 메디코어 홈페이지를 통해 사거나, G마켓 등의 인터넷 구매를 해야 하는 단점이 있기는 합니다.
수술 후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만, 아직 코가 개운한 것은 아마도 이 장비를 사용해서 『부비동(副鼻洞)』을 잘 관리하고 있는 덕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주위에 의외로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가 많아서 놀랐습니다만, 우리나라 인구의 20%애 달한다는 이 분들에게도 『노즈 스위퍼 (Nose Sweeper)』는 매우 유용한 장비라고 생각합니다.
첫댓글 11년전 윤주헌 교수가
제 코도 수술했습니다.
관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