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헌금의 추억
교회는 신자들의 헌신으로 운영되고 유지된다. 신자들은 시간을 드리고 물질을 드린다. 만일 신자들이 시간만 헌신한다면 교회는 유지가 어려워진다. 40여년전 일간지에 박스복음이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아마도 CCC김준곤목사가 원조인듯한데, 많은 교회들이 신문사와 제휴해 복음을 제시했는데, 어느교회는 건축헌금을 요청했었다.
그 때 기억이 남는 이유는 출석교인이 5천명이라고 하는데, 예배처소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그 광고를 보면서 "아니 출석교인이 5천명이나 된다면서 자기들 예배처소 하나 스스로 해결못해 창피하게 불신자들이 다수인 일간지에 건축헌금 구걸을 해야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가 그래도 의미있는 일을 하려면 충분한 재정이 필요한데, 그 재정이 채워지는 시기가 어떻든 절기헌금이다. 신년, 부활절,맥추감사,추수감사,성탄절 등등의 절기를 지키며 목회자는 어쩔수 없이 신자들의 물질기여를 간절히 소망하게 된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반응이 없으면 이처럼 힘빠지는 일도 없을 것이다.
어떤 신자는 질문한다. "목사님 우리는 농사를 안하는데, 무슨 맥추감사를 지켜야 합니까?"일면 틀리지 않는 질문이다. 성경은 한해 수확의 첫멸매를 드리라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엄밀히 그것은 복음은 아니다. 구약의 요청이다. 복음은 강요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목회자가 절기헌금을 기대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한국교회의 현실이다.
선교사로 헌신을 하고 목회를 사임하며 2003년 부터는 두번다시 절기헌금이나 기타 재정문제로 갈등을 겪지 않았다. 그러다가 2012년 갑자기 선교현지의 한인교회 목회를 겸하면서 또다시 절기헌금에 기대를 해야했다. 개척하신 목회자가 사임하고 귀국한 이유가 재정의 미자립 때문이었다. 그래서 어쩔수없이 선교사가 목회를 겸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숫자는 몇 안되지만 신자들은 대다수가 자영업을 하거나 주재원이기 때문에 재정능력은 있지만 이들중 상당수는 한국에 본교회가 있다보니 현지의 출석교회에는 50%만 헌금을 하게 된다.
한국의 대다수 교회는 7월 첫주를 맥추감사로 드리게 된다. 담임목사들의 기도는 더욱 간절해질 것이리라 짐작이 된다. 바라기는 그들의 기도가 응답되어지기를 소망한다. 하지만 내자신 지금은 목회자가 아닌, 신자의 입장이 되고보니 세상살기가 결코 만만치 않아 그만큼 재정적 헌신도 쉽지 않음을 고백하게 된다.
온전히 24시간 주님을 바라보며 예수동행을 실천하는 자라야 헌금이 아깝지 않고 하나님께 드리는 것에 기쁨을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