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너무나 길었던 하루
2021년 6월 30일
음력 辛丑年 오월 스무하룻날
어느새 6월의 끝날이다.
지난 반년을 어떻게 지내왔는지 모르겠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것도 어언 일년 반,
백신 접종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여 종식이 되기까지는 오리무중인가 보다.
장모님께서 지난해 요양원에 입원하신 다음날에
이 사태가 발생하여 지금껏 제대로 면회를 못했다.
안타까운 현실이 이렇게 장기화될 줄이야?
그제 밤 9시 반부터
어제 오후 4시까지는
너무나 지루한 시간이고 긴 하루였다.
갑작스레
열이 나서 체온 38도, 혈압 170,
맥박수 120으로 불안정하여 입원하신
엄마(장모님)는 다행히 요로 염증으로
판명이 나서 항생제를 투여하고 있다고
담당 의사 선생님께서 연락을 주셨다.
며칠 안정을 취하고 치료를 하게 되면
괜찮으실 것이라며 한 고비 넘겼다고...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고맙게도 요양원 수녀님과 간호 선생님과
요양사님의 빠른 판단으로 병원에 입원을
시켜주셔서 너무나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치매를 앓고 계셔서 면역력이 떨어지셨고
설상가상 당뇨까지 있으셔서 늘 걱정이다.
뿐만 아니라 연세가 많으신 엄마(장모님)는
지난해 이맘때쯤 폐혈증으로 고생을 하셨던
병력이 있어서 조금만 편찮으시면 걱정된다.
어르신들은 병이 생기면 합병증이 문제라서...
이놈의 몹쓸 코로나19 때문에 입원을 하셔도
면회가 안되어 병원에 갈 수도 없어 답답했다.
입원은 요양원의 수녀님께서 시켜는 주셨지만
입원수속에 대한 절차는 보호자가 해야 하기에
병원에 가려고 했지만 코로나 시절이라서 굳이
올 필요없이 유선상 녹취를 하면 된다고 했다.
퇴원하는 날 퇴원수속을 하러 오면 된다고 한다.
어제 하루는 참 길었다.
병원에서 검사결과가 오후 늦게 나온다고 했다.
그 시간이 너무 초조하고 불안하여 안절부절...
그렇다고 속을 끓이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뭔가 일을 해야만 잠시라도 그 심란함을 잊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아내는 아내 나름 초조함을
감추고 내색없이 이른 아침에는 걷기운동을 했고
종일 집안일을 찾아서 정신없이 하는 것 같았다.
촌부 또한 고추끈을 넣은 배낭을 매고 밭에 나가
두 번째 고추끈을 묶었다. 아내와 둘이 쉬엄쉬엄
하기로 했던 일이었지만 이 일이라도 하지않으면
답답해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기 힘들 것 같았다.
우리가 그랬듯이 아우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 와중에 고마웠던 것은 원주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조카 딸내미가 전화를 하여 언제라도 급한
일이 있으면 우리보다 더 빨리 도착하게 되니까
연락을 달라며 큰이모를 위로하고 격려해주었던
것이다. 아내는 녀석의 말 한마디가 너무 큰 힘이
된다며 흐뭇해 했다. 우리가 친딸처럼 여기는 것은
바로 녀석의 이런 고운 심성 때문에 그런 것이다.
아무튼 우리 식구들 모두는 장모님께서 하루빨리
쾌차하시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어제 촌부의 일기에 많은 분들께서 장모님의 빠른
쾌유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위로와 격려를 주셨다.
몇몇 친구와 지인들께서 전화를 주시기도 하였다.
고맙고 감사한 마음인데 제대로 인사도 못했다.
일일이 답글 못드린 죄송함을 오늘 일기에 이렇게
감사함을 전한다.
"여러분들의 염려 덕분에 장모님께서 큰 고비를
넘기셨고, 여러분들 위로와 격려에 우리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너무나 고맙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