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칼럼 새 일만엔권 시부사와 에이이치에 한국은 어떻게 반응할까 / 6/15(토) / 산케이 신문
일본의 지폐가 7월부터 바뀐다. 초상화도 일만엔권은 지금까지의 후쿠자와 유키치에서 시부사와 에이이치(1840~1931년)로 바뀐다. 두 사람 모두 메이지 시대 일본 근대화의 위인이지만 역사적으로 한국과 인연이 깊다. 사상가 후쿠자와는 한국 근대화 혁명을 지향한 지사 김옥균(1851994년) 등을 지원했고,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던 사업가 시부사와는 한국의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1963년 일본의 천엔권 지폐에 초대 총리 이토 히로부미가 등장했을 때 "우리나라를 침략, 지배한 원흉으로 괴씸하다" 라고 호들갑을 떨었던 적이 있다. 이번에도 또 떠드는 것일까.
시부사와는 1898년(메이지 31년) 한국에서 대한제국 황제, 고종을 만나 경제 개혁 등을 논의했는데, 그 결과 중 하나가 지폐 발행이었다. 시부사와가 행장이었던 일본의 제일은행 부산지점이 이를 맡아 시부사와의 초상화가 들어간 지폐가 한국 최초의 지폐가 되었다(1902년). 서울 남대문시장 맞은편의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에는 그것이 전시되어 있다.
시부사와는 그 밖에 한국 최초의 「경인철도」나 「경부철도」를 비롯해 수많은 근대화 사업을 다루고 있지만, 공식 역사관에서는 그것은 모두〝침략〟으로 여겨져 왔다. 이번 일만엔권의 시부사와 등장으로 한국이 자신의 역사를 얼마나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을지 흥미롭다. (쿠로다카츠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