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6화 [진실]
"허억, 허억."
심장이 아프다.
마치 거짓말을 할 때처럼...
잘린 왼팔의 통증 같은 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내 인질로 잡혀있는 학생의 명찰을 힐끔 봤다.
김성수?
잠깐......
김성수라면.....
진희의 친구 아냐?
제길....
완전히 잘못 잡았군....
경찰이 나를 잡으려다 김성수를 쏘면....
진희 친구한테 위험을 끼칠 수는.....
어디 적당한 데 가서 풀어줘야 되겠군.
나는 재빨리 어느 건물로 숨어들어 화장실로 들어갔다.
"헉, 헉. 겨우 따돌렸군.
너.... 진희 친구 맞지?"
".....네. 아저씨....
그 칼 진짜 맞아요?"
"!!!!!!!!!"
"아마도 숟가락..... 맞죠?"
"무, 무슨 말을....."
"그러면 진짜 칼이란 증거를 보여주시죠?
그 칼을 보여주지 않겠습니까?"
"........"
"역시 가짜군요.
그 상황에선 누구라도 진짜라고 생각하죠.
아마도 숟가락의 동그란 부분은 손잡이를 잡는 척하면서 막기만 하면 상대가 사형수이기 때문에 누구든 숟가락 밖에 생각되지 않죠.
게다가 잘 못 하면 동그란 부분을 볼 수도 있으니까.... 제 등에 칼을 들이대서 안 보이게 막았구요.
숟가락의 길쭉한 부분을 보고 사람들은 칼이라고 생각했을 테고....
저는 등에 차가운 감촉이 느껴지니 칼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이상했어요.
칼을 그렇게 쉽게 입수하나?
그건 절대 불가능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결론은 하나.
그 칼은 가짜입니다.
그럼 어떻게 가짜를 얻나?
감옥에서 가짜 칼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면회같은 것도 생각해봤지만 식사 때라고 생각했어요.
식사 때 몰래 숟가락을 빼내서....
어렵지 않죠.
사형 당하기 바로 직전 식사 때 숟가락을 빼내면....
하지만 문제는 사형 당하기 직전이란걸 어떻게 눈치채냐겠지만....
사형수 정도 되면 눈치채는 거 별로 안 어렵잖아요?
하지만 그래도 어렵죠.
그래서 아마 이런 방법을 쓰지 않았나요?
사형할 때는 대부분 면회라고 말하죠.
그걸 이용한 겁니다.
당신한테 면회올 사람은 진희 한 사람....
안 오라고 하면 되죠.
그러면 또 누가 오겠습니까?
그러니까 면회라고 할 때 숟가락을 챙기면 되죠.
하지만 문제는 또 있어요.
면회라고 하면서 올 때는 식사를 다 끝냈을 때일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아마 당신은 식사를 할 때 아주아주 오래 끌었을 거에요."
".......훌륭하군.
들은 대로 아주 똑똑해."
"당신도 꽤 괜찮은 생각을 했군요.
감옥에서 연습 많이 했겠내요?
단두대로 머리 잘릴 때 왼팔 잘리기."
".....그래. 잘 안 들키게 했지.
젓가락 같은 걸 잘리게 할까도 생각해봤지만 사람 몸이랑 젓가락은 잘리는 소리가 틀려.
사형장에 오는 사람들은 사람 죽는 걸 무서워해서 눈을 감는 사람들도 많지.
대표적으로 줄을 잡고 있던 경찰.
그 경찰도 눈을 감았었지."
"머리를 밀어넣고 있는데 그 머리를 바로 빼고 선 안에 왼팔을 넣기란 쉽지 않아요.
더구나 사형 때는 떨리니까 더 어렵죠.
그래서 실수로 몸 전체가 잘릴 확률도 높죠.
무엇보다 선을 보고 있어야 하잖아요?
하지만 머리를 뺄 때는 선을 못 보니까 더 어렵죠.
연습 정말 많이 하셨네요."
".....근데 왜 넌 그걸 다 알아챘으면서 얌전히 인질로 잡혀준거지?"
"전 사형 제도를 찬성하거든요. 사형수가 난동부리면 사형 제도 폐지가 왠 말이냐할 거 아녜요?"
".....그렇겠군. 그럼 앞으로도 도와줄 수 있겠나?"
"안 돼요. 학교 생활은 어떻게 합니까. 적어도 제 생활을 빼앗길수는 없어요.
즉 저는 이제 여기서 빠져나갈 겁니다.
당신은 저를 잡고 있을 수 없을 거에요.
무기도 없는 데다가 저도 힘은 자신있어요.
당신한테 이길 수는 없겠지만 도망칠 수는 있으니까.
게다가 당신은 제가 진희 친구니까 놓아주고 싶을 겁니다."
".....거기까지...."
"한 가지 도움을 드리죠.
당신은 지금 경찰한테 완전히 벗어났죠.
그러면 이제 칼을 있는 척 할 필요 없습니다."
"그렇지. 있는 척해봐야 뭘 하겠어?"
"그러니까 이제 전 경찰한테 가면 당신의 칼이 가짜라고 말할 겁니다.
당신은 그, 최정훈인가 뭔가하는 사형수한테 불만을 있으니까 그 사람을 죽일 생각을 하고 있을 겁니다. 맞죠?"
"그래."
"그렇기 때문에 당신이 칼이 가짜라고 말해야 하는 겁니다. 그래야 그 최정훈을 감시하는 사람들이 안심할테니까요.
그들은 최정훈을 감시하는 동시에 보호도 하니까...."
"좋은 생각인 걸."
"옆 주로 도망칠 생각이죠?"
"그래. 최정훈을 죽여야 되긴 하지만 녀석의 감시 인원은 너 말을 따른다 해도 많고 난 내 목숨을 걸면서까지 죽일 필요는 못 느껴.
진희를 데리고 도망칠까도 생각하지만 너무 위험해.
진희는 내가 데리고 가면 따르겠지만 날 도와줄 생각은 없어.
중립이지. .....아니, 자신이 피해보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나를 도와주면 자기도 잡힐 테니까....
하지만 데리고 가기만 하는 거면 경찰도 뭐라 할 수 없지.
이렇게만 생각하면 데리고 가도 되겠지만....
그렇게 되면 경찰이 나를 이잡듯이 수색하려고 할 거야.
그러니까 그 건은 보류해둬야지.
게다가 데리고가기가 힘들어."
"흐음.... 좋아, 그러면 그렇게 결정된 거군요. 그럼 전 이만 가죠."
김성수는 화장실을 나가면서 나를 보고 싱긋 웃었다.
사형 7화 [결혼]
"나~ 결혼한다~."
"엥?"
난 멀뚱 멀뚱한 표정으로 나의 카운슬러, 아니 이수지를 바라봤다.
".....결.... 혼......?"
"응!!"
"........그, 그래... 누구랑 하는데?"
"임성한이라고, 아주 아주 멋진 사람이야."
'.....전에 데이트했다던 사람인가?'
"..그럼, 이 일 그만두는 거야?"
"아니. 그 쪽에서 그만둘거야."
"그래? 다행이네."
난 한 숨을 쉬어보이고는 침대에 누웠다.
김성수가 인질로 잡혔을 때의 일이 생각났다.
그 때 나는 별의 별 생각을 다 했었는데 숟가락이었다니.....
겨우 녀석한테 도망친 김성수가 도망칠 때 칼이 아닌 숟가락인 걸 봤다는 것이다.
내 카운슬러 이수지는 슬쩍 밖으로 나갔다.
표정으로 봐서 어두워보였다.
그 때 김현중이 들어왔다.
"이번에 그 연쇄 강간범.... 이름이 이정현이었나?
그 놈이 도망친거 말야, 실험에는 그다지 영향을 안 줄 것 같아."
"그래? 한 고비 넘겼네."
"그래."
난 슬쩍 내 발목에 붇혀진 추적기를 바라봤다.
내가 도망치지 못 하게 막기 위한 것이었다.
"이거 꽤 귀찮은데.
걸어다니기 힘들어."
"조금만 더 참아. 익숙해질거야.
그리고 이번에 한지연 일 있잖아?
그거 위에다 보고하니까 반응이 좋던 걸."
"하긴, 사형수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이 실험의 목적이니까."
".....근데 김성수가 인질로 잡힌 거 있잖아?
난 그게 왠지 신경쓰여.
그렇게 쉽게 도망칠 수 있나?"
"글쎄..... 하지만 추측에 불가하잖아."
"...그렇지."
김현중은 그렇게 말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얼마 가다가 안 있어 이수지가 보였다.
밖에서는 오늘도 그 사람들이 있었다.
"....저 사람들, 오늘도...."
"........."
"신경 꺼. 너랑 관계 있는 일 아냐."
"하지만....."
"결혼하잖아.
이 일 좋아하잖아.
남편 쪽은 회사도 그만뒀다면서?"
"....하지만... 저 여자앤....."
"그만둬. 너가 그러면 나한테도 위에서 뭐라 뭐라 해댄다고.
난 남의 일에 신경 쓸 정도로 착한 사람 아냐.
우리들이 저 사람들을 안 도와줬다고 언론에서 뭐라 할 수도 없어.
정부에서 언론에게 압박을 가할테니까."
"................"
김현중은 곧 내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응? 책 읽어?"
"응. 아주 재밌어."
"무슨 책이야?"
"으응..... 이건 실화를 약간 미화시킨 건데....
예전에 우리 나라랑 대등하게 맞서 싸우던 적국이 있었잖아?
왕정이었던 그 왕국...
그 왕국의 왕의 아들이 여섯 명이었는데, 자신의 후계자를 뽑기 위해 그 여섯 명의 아들끼리 서로 죽이게 하는 거야.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한 명을 후계자로 삼는 거지.
지금 보면 이해할 수 없는 비인간적인 짓이지만 그 때는 전쟁중이었으니까 강한 후계자가 필요했겠지.
게다가 그 때는 사형수들을 44명씩 모아서 서로 죽여 한 명만 군인으로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어서 그 나라 인권위원회가 뭐라 뭐
라 했기 때문에, 자기 자식도 그렇게 했다면서 억누를 생각이었겠지.
결국은 자신의 그 후계자가 배반해서 죽게 됐지만.
대충 이런 내용이야.
여섯 명의 아들끼리 싸우는 내용이 재밌어."
내가 싱긋 웃는 모습을 보자 김현중이 약간 오한을 느끼는 것 같았다.
"응? 잠깐, 그러고보니 우리 연구원들도 여섯 명이네?"
".....아니."
"? 무슨 소리야? 누가 와?"
"너도 우리 동료야."
김현중은 나를 보며 싱긋 웃었다.
그 순간 잊고 있었던 게 생각났다.
사형장에서 죽기 전에 여기서 살아나가면 친구를 만들겠다는, 대충 그런 각오를 했던 것 같다.
"행운의 럭키세븐이야."
김현중이 다시 한 번 웃었다.
사형 8화 [누명]
저는 이제 곧 결혼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좋지만은 못 해요.
오늘도 밖에 두 명이 서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 그 들은 사형수인 최정훈을 만나게 해달라며 왔습니다.
사연인즉 그녀들의 가족이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혔는데 통증을 호소했으나 무시당했고 그로 인해 병원으로 가지 못 해 죽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증거가 부족해서 그 사람의 바로 옆의 감옥에 있던 최정훈을 증인으로 삼으려는 것입니다.
난 처음에 죽은 남자의 딸이 불쌍해서 그대로 하려고 했는데 김현중이 막아섰습니다.
증인을 서게 해준다고 해서 실제로 재판해서 이길 확률도 얼마 없는데 직업 때려치울꺼나면서 말입니다.
최정훈은 이 사실을 모릅니다.
최정훈이 알면 모든 걸 무릎쓰고 증인을 설 것이기 때문입니다.
최정훈은 학교 밖 출입금지라 안에만 틀어박혀 까맣게 모르지요.
이대로 최정훈만 증인을 안 서주면 증거 부족으로 재판에서도 질 테고 정부의 사주를 받은 언론들도 그냥 무시해버릴 겁니다.
김현중은 그녀들한테 최정훈이 그런 일은 없다라고 말했다고 거짓말을 했지만 그녀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거짓말이란 것도 눈치챘겠지요.
하지만 그녀들은 방법이 없습니다.
최정훈을 재판에 끌어낼 방법이 없어요.
김현중이 최정훈은 아니라고 말했고 또 재판에 참석하는 도중 도망칠 확률도 높다고 할 테니까요.
나는 오랫동안 생각하다가 연구실로 돌아갔습니다.
점심 시간.
나는 연구실로 가지 않고 운동장에서 진희랑 말을 나누고 있었다.
슬쩍 한지연에 대해 묻자 그냥 그저그런 애라고 대답했다.
'역시 한지연은 가능성이 없으려나......?'
"아저씨, 아저씨는 가족 없어요?"
"응. 부모님도 몇 년 전에 차에 치여 돌아가셨어."
"헤에...."
진희는 책을 보더니 말했다.
"무슨 책이에요?"
진희가 묻자 난 김현중에게 대답했던 대로 똑같이 말했다.
"네에..... 그럼 그 후계자란 사람은 그 뒤로 어떻게 됐어요?"
"행방불명 됐어. 죽었다는 소문도 돌고 있지."
".....우리 아빠는 어떻게 됐을까요?"
"아마 옆 주에 숨어 살고 있지 않을까? 그 곳은 범죄자들이 숨기 좋은 곳이니까 말야."
"네...."
나는 빙긋 웃으며 진희한테 말했다.
"난 너 같은 동생 있으면 딱 좋겠다. 심심하지도 않겠고 말야."
진희는 내 책을 보고 싶다고 해서 빌려주고 재빨리 연구실로 가서 점심을 같이 먹었다.
점심을 먹는 도중 이수지가 말을 꺼냈다.
"....저기, 최정훈."
"응?"
이수지가 말을 하려 할 때 김현중이 노려봤다.
"아, 아냐."
"??"
"야, 치킨 다 없어지겠다. 빨리 먹어라."
김현중의 말에 난 치킨으로 눈을 돌렸고 다시 먹기 시작했다.
사형 9화 [폭로]
점심 시간.
연구실에서 이수지랑 둘이 도시락 김밥을 먹고 있었다.
"난 결혼식장에 못 가려나?"
"아마 그럴 걸. 사형수를 아무데나 데리고 다닐 순 없으니까."
"....휴우...."
".......최정훈, 너 감옥에선 어땠어?"
"감옥? 말도 마라, 생각하기도 싫다."
"얘기 좀 해줘."
"글쎄..... 맨날 내 앞을 지키고 있는 재수없는 새끼밖에 기억이 안 나는 걸. ....아, 한 번은 식사로 베이컨을 줬었지."
"제발 좀 평범한 추억을 떠올릴 순 없는 거야?"
"흐음.... 아, 맞아. 어느 날 교도소에 정신 병자가 와서 시끄럽게 꽥꽥 소리질러 댔지.
아마 누명을 썼을거야. 정부에서 정신 병자란 것도 은폐했겠지.
......아, 내 바로 옆의 감옥에 불쌍한 녀석이 하나 있었지."
"옆에?"
이수지는 내 얘기에 관심을 기울여 바짝 다가왔다.
"맨날 기침하고 아프다며 호소했는데, '거짓말하지 마라', '도망칠 속셈인 거 다 안다'하면서 무시했지.
그러다가 한 번은 발작으로 쓰러지더니 밖에 나간 다음 다신 안 돌아오더라고. 죽었다는 소문이 들던데.
죄수번호까지 기억하고 있어. 667번.
내 바로 다음 번호지."
"................"
"아, 나도 언젠가 한 번 병원에 가게 됐었지.
구토를 심하게 해서 말야. 감옥 생활이 힘들어서 그런 거라고 의사가 말했지."
딩동 댕동
"엥? 벌써 끝났나? 그럼 난 교실로 갈께."
난 이수지를 향해 손을 흔들며 뛰어갔다.
쉬는 시간.
나와 한지연은 옥상으로 올라왔다.
나는 바깥 바람을 한껏 쇠며 말했다.
"후우~. 이제야 좀 사는 것 같네."
"........"
".....너,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있어? 아니, 모두들 뭔가 숨기는 것 같던데."
"..아, 아뇨."
'절대 말 못하지. 퇴학 당할지도 모르는데.'
한지연은 한 숨을 쉬며 생각했다.
'말했다가 어쩌면 정부에서 사형 제도 폐지를 없던 일로 해버릴지 몰라.
그럼 아저씨도 다시 잡혀갈 지 모르고......'
그렇게 생각했지만 왠지 석연찮은 구석이 있었다.
'말해도 괜찮지 않을까? 난 우리 학교 전교 1등인 우등생이니 어떻게 할 수 없을거야.
잘 하면 진희한테 점수를 딸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점점 이기적이 되가는 나 자신을 황급히 억울한 사람을 위해서라고 수정했다.
'그래, 한 번 떠보자. 감옥 얘기를 슬쩍 물어보는거야.'
"최정훈, 할 말이 있어."
그건 내가 한 말이 아니었다.
난 놀라서 말한 상대를 쳐다봤다.
이수지랬나?
아저씨의 카운슬러랬던 것 같았다.
"무슨 일이야?"
"기..... 김현중! 큰일 났어!"
"왜?"
연구원 중 하나가 다급해하며 김현중을 불렀다.
"이.... 이수지가 말해버렸어!!"
"뭐? 근데 어쩌라고?"
"무슨 말이야? 실험이 취소될지도 모르는데!!"
"니가 암만 그래봤자 어떻게 되냐? 이미 말했으면 이제 어쩔 수 없잖아.
최정훈이 우리한테 설득당할 사람도 아냐."
"하.... 하지만...."
"휴우..... 손을 좀 써놔야겠군.
이수지 녀석때문에 내가 헛고생해야 하다니."
김현중은 한 숨을 푹 쉬며 말했다.
사형 10화 [희생]
"사형수가 증언이라니, 이 세상도 참 썩었구먼~."
나는 비스킷을 아작 아작 씹어먹으며 중얼거렸다.
"재판에선 그래도 이겼나보네?
그래봐봤자지, 뭐.
최악의 경우 실험이 취소되거나, 사형수한테 알려준 카운슬러가 해고되거나 둘 중 하나겠지.
뭐, 카운슬러 해고쯤으로 끝나는 게 좋으려나?
난 잡히면 사형이니까, 사형 제도 폐지쪽으로 가면 좋지.
물론 '잡히면' 이지만."
난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하아~. 오늘은 죽이기도 싫고 심란한 날이네....
어디서 '의뢰' 같은 거 안 들어오나?
! 이, 이 사람은....."
나는 신문의 한 쪽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나는 씨익 웃음을 지으며 신문을 접었다.
그리고는 핸드폰을 들었다.
"응, 나정연이지?"
[얼마전 - 이수지 시점]
두근.
"김현중은 아직 안 왔나?"
"네."
두근.
".....아, 늦어서 죄송합니다."
두근.
"모두 자리에 앉게. 그럼 회의를 시작하겠네."
두근.
"최정훈의 카운슬러, 이수지.....
오늘 자네를 부른 것은 자네가 카운슬러에 적합하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일세.
자네는 카운슬러로서의 실력도 부족하고 최정훈이 자신을 살려줬기 때문에 동정심도 가지고 있네.
이러한 점들로 미루어 자네는 카운슬러의 막중한 임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을 내렸네.
사실 일부 사람들은 자네가 대통령의 동생이기 때문에 카운슬러가 됐다는 소문도 있어.
즉, 자네는 카운슬러로서 실격이네."
"..............."
"따라서.......
총책임자 김현중의 자리를 오늘부로 박탈하겠네!!"
"네!?"
나는 깜짝 놀라 김현중을 바라보았다.
김현중은 알고 있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무, 무슨.... 왜 김현중이....."
"대통령이 관연됐는지 아닌진 몰라도 일단 직접적으로 자네를 뽑은 건 김현중이야.
게다가 총책임자로서 부하가 잘 못하면 조금의 책임은 물게 돼있지.
그리고 우린 김현중은 총책임자로서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
무엇보다 김현중은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했지."
"그, 그게 무슨....."
"앞에서 언급한 일도 있지만 그는 자네가 이번에 결혼하니 수입을 늘려야하기 때문에 카운슬러를 계속 해야될 거라고 생각했네.
그런 점으로 자네한테 자비를 베푼 점도 있지."
"....하, 하지만.... 다른 사람 일은 신경 안 쓰겠다고....."
김현중이 갑자기 짜증스런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냥 이 일 때려치우고 싶어서 그런 거야.
어차피 조금 언론세를 타고 싶을 뿐이었어.
난 원래 작가가 꿈이라고.
얼굴 좀 알려져있으면 사람들이 많이 봐 줄 거 아냐?"
김현중이 퉁명스럽게 말하고 있을 때 한 남자가 저벅 저벅 들어오며 소리쳤다.
"죄송합니다, 제가 좀 늦었죠? 늦잠을 자서......"
이수지는 대표를 바라보며 말했다.
"누굽니까? 저 사람은......"
"아아.....
새로운 총책임자일세.
이름은.......
나정연이고."
카페 게시글
BL소설
스릴러
사형 6~ 10화
카버드
추천 0
조회 19
06.07.21 23:14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