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O.K 목장의 결투
원제 : Hour fo the Gun
다른 제목 : 속 O.K 목장의 결투, O.K 목장의 결투 2
감독 : 존 스터지스
출연 : 제임스 가너, 제이슨 로바츠, 로버트 라이언
알버트 살미, 찰스 에이드맨, 마이클 톨란
로니 재프먼
와이어트 어프 (1848~1929), 서부시대에 가장 유명했던 보안관입니다. 명 보안관으로 널리 명성을 떨쳤고, 총잡이들과의 결투에서 살아남은 인물이고, 81세까지 장수하였으며 훗날 그가 구술한 자전적 이야기가 영화의 소재가 되었습니다. 특히 1881년 아이크 클랜튼 일가와 벌인 'O.K 목장의 결투' 사건이 유명합니다. 실존했던 서부의 인물 중 '제시 제임스 '빌리 더 키드' '제로니모' '닥 할러데이'와 함께 가장 서부영화에 선호되는 인물입니다.
그를 등장시킨 영화들은 숱하게 많고, 헨리 폰다, 버트 랭커스터, 제임스 스튜어트, 제임스 가너, 케빈 코스트너, 커트 러셀 등 여러 유명배우들이 와이어트 어프를 연기했습니다. 물론 존 포드 감독이 헨리 폰다를 등장시킨 '황야의 결투'와 존 스터지스 감독이 버트 랭커스터를 등장시킨 'O.K 목장의 결투' 정도가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편의 영화는 가장 왜곡이 심한 와이어트 어프의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O.K 목장의 결투를 위해서 가는 네 사람
O.K 목장의 결투가 벌어지기 직전 상황
어프 형제들과 닥 할러데이(오른쪽에서 두 번째)
클랜튼 일당들
O.K 목장의 결투로 희생되어 관에 들어간
싸늘한 시신이 된 클랜튼 형제들
클랜튼 형제들의 장례식
와이어트 어프는 절친인 닥 할러데이(1852~1887, 본명 존 H 할러데이)와의 우정으로도 유명한데 닥 할러데이는 서부시대에 가장 많은 속사대결을 통해서 수십명을 쏴죽인 그야말로 명사수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와이어트 어프와 닥 할러데이 두 사람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 유명한 O.K 목장의 결투를 소재로 하여 만든 영화가 1957년 존 스터지스 감독의 'O.K 목장의 결투'였습니다. 꽤 유명한 서부극이고, 흥미진진합니다. 특히 커크 더글러스가 연기한 닥 할러데이는 역대급입니다. 이 영화를 만든 존 스터지스는 꼭 10년뒤인 1967년 다시 와이어트 어프와 닥 할러데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서부극을 만들었는데 그 작품이 바로 우리나라에 '대 O.K 목장의 결투'라는 희안한 제목으로 개봉된 'Hour of the Gun' 입니다. 이 영화는 1881년에 벌어진 O.K 목장의 결투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1957년 영화에 비해서는 훨씬 더 사실적입니다.
1957년 작품의 후반부가 1967년 영화의 오프닝입니다. '대 O.K, 목장의 결투'는 와이어트 어프 형제와 닥 할러데이가 아이크 클랜턴 일가와 결투를 벌이기 위해서 O.K 목장으로 향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곧 결투가 벌어지지요. 57년 작품에서는 10여분간에 걸친 치열하고 숨가쁜 대결이었지만 그건 영화를 위해서 새롭게 만든 내용이고 실제 결투는 순식간에 끝났는데 '대 O.K 목장의 결투'에서는 실제상황에 가깝게 순식간에 결투는 종료됩니다. 클랜튼 형제 3명이 죽고, 결투는 끝이 납니다. 그리고 와이어트 어프와 닥 할러데이는 살인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고 무죄판결을 받습니다. 이 영화의 본론은 그 이후의 상황입니다.
재판 받는 와이어트 어프와 닥 할러데이
동생이 피습들 당하자 분노하는 와이어트
동생을 피습한 자들을 찾아서
하나하나 처단하는 와이어트
아이크 클랜튼(로버트 라이언), 그는 일부러 와이어트 어프를 엮기 위해 형제를 희생시킨 것으로 비추어집니다. 결투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그는 건물에 숨어 있었습니다. 결투가 끝난뒤 나왔고, 와이어트 어프를 살인혐의로 기소했지만 무죄판결로 끝나자, 그는 수하의 부하들을 규합하여 복수에 나섭니다. 와이어트 어프의 형제인 버질, 모건이 기습을 당하고 한 명은 숨지고 한 명은 장애인이 됩니다. 결국 와이어트는 아이크 클랜튼과 끝장을 보기로 하고 그의 수하 부하들과 일당을 하나 하나 처단하고 결국 아이크와 와이어트의 숙명의 대결이 최종적으로 펼쳐집니다.
O.K 목장읙 결투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입니다. 버트 랭커스터와 커크 더글러스가 다시 캐스팅되지 않고 제임스 가너(와이어트 어프)와 제이슨 로바츠(닥 할러데이)가 등장합니다. 아마도 허구의 각색이 많았던 57년 영화에서의 이어짐이 아닌 사실적인 부분을 더 높여서 만든, '속편'이라는 색을 굳이 입히지 않으려고 배우까지 바꾼 것 같습니다. 60년대 후반에는 버트 랭커스터와 커크 더글러스가 다소 주춤하던 시기라서 마음만 먹으면 재캐스팅도 가능했을텐데. 57년 작품에서 비중이 적었던 모건과 버질 역의 배우를 재캐스팅하려고는 했다는데 둘 다 사정으로 출연 못했다고 합니다.
57년 영화가 후반부 결투를 통해서 정의구현이 되고 선역 와이어트 어프가 악역 아이크 일가를 물리쳐서 상황이 끝난것처럼 마무리되었지만, 67년 이 작품은 O.K 목장의 결투 이후에 계속 이어지는 물고 물리는 복수의 비극을 표현하여 훨씬 더 사실적이기는 했습니다. 당구치다가 총에 맞는 장면은 케빈 코스트너가 주연한 '와이어트 어프'와 동일해서 그런 부분들이 어느 정도 사실에 가깝게 그려진 것 같고. 다만 여전히 클랜튼 보다 와이어트 어프 쪽에 더 초점을 많이 맞춘 작품입니다. 57년 작품에 비해서 와이어트를 온전한 선역으로 다룬 것은 아니고 동생들의 복수를 위해서 법보다 직접 아이크와 그 일당들을 응징하려는 심리를 보여준 부분은 있습니다.
와이어트의 복수는 집요하게 이어진다
폐병에 고생하는 닥 할러데이
아이크 클랜튼을 연기한 로버트 라이언
영화 자체는 그리 흥미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대놓고 낭만적 오락물로 만든 존 포드 버전이나 57년 존 스터지스 버전과는 달리 꽤 투박하고 건조한 영화입니다. 남자들끼리의 대립이며 양쪽 일가의 앙숙같은 관계로 인하여 복수를 위해서 여정을 펼치는 내용이니. 낭만스러움도 경쾌함도 없죠. 여배우도 등장하지 않고 로맨스나 낭만 없이 오로지 두 일가간의 숙명적인 대결구도입니다. 대신 와이어트 어프에 대한 부분은 훨씬 더 사실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인물이나 닥 할러데이에 대해서 관심 자체가 없는 분들이 볼때는 그냥 무척 낡고 진부한 서부극일 뿐이지요. 그런 면에서 볼 때 1957년 존 스터지스 감독의 'O.K 목장의 결투'는 적어도 와이어트 어프나 닥 할러데이라는 인물에 대한 관심을 높여주는 역할로는 최고였습니다. 존 스터지스 감독 자체가 캐스팅한 배우를 돋보이게 해주는데 꽤 일가견이 있으니.
닥 할러데이는 35살에 요절했지만 커크 더글러스에 이어서 이 역할을 연기한 제이슨 로바츠는 45세나 되었습니다. 더구나 노안 배우라서 좀 더 늙수그레합니다. 아이크 클랜튼 역의 로버트 라이언은 환갑에 가까운 나이였으니 실제로는 30대였던 아이크 클랜튼과 꽤 다른 나이였지요.
'O.K 목장의 결투'의 인기를 활용하기 위해서 '대 O.K, 목장의 결투' '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고, 그나마도 '속 O.K 목장의 결투'라는 제목이 더 나음직한 작품입니다. 'O.K 목장의 결투'를 보고 난 후에 봐야 좀 더 흥미로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O.K 목장의 결투' 이전과 이후를 다 다룬 영화로는 케빈 코스트너 버전의 '와이어트 어프'가 있었습니다. 아무튼 '종속된 영화'를 탈피하기 위해서 배우도 바꾸고 내용도 사실적으로 바꾸었지만 한계가 명확했던 평작 서부극이었습니다.
ps1 : 와이어트 어프의 부인, 닥 할러데이의 연인 케이트 모두 등장하지 않습니다.
ps2 : 와이어트 형제와 클랜튼 일가의 대립은 선과 악의 대결이나 보안관으로서의 법 집행 보다는 이권을 둘러싼 싸움이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대부분의 영화에서는 미화된 부분이 많지요. 다만 아이크 클랜튼도 많은 부하조직을 거느린 갱단 같은 인물이었으니 선량한 사람은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출처] 대 O.K 목장의 결투(Hour of the Gun 67년) O.K 목장의 결투 이후의 이야기|작성자 이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