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12월 강수 ‘0일’… 강원 영동 ‘겨울 가뭄’ 극심
속초-고성 등도 한 달째 건조특보
푄 현상 탓… 강풍 겹쳐 큰 산불 우려
강원 영동 지역을 중심으로 ‘겨울 가뭄’이 심각해 큰 산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2월 서해안 지역에 기록적인 눈이 내린 것과 달리 동해안 지역에는 눈과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강수량과 습도 등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7일까지 강원 강릉 관측지점에 기록된 강수일수는 ‘0일’이다. 이달 들어 단 한 번도 비나 눈이 내리지 않았다는 뜻이다. 동해와 속초 관측지점 강수일수는 단 하루였다. 그나마 강수량이 각각 0.4mm, 0.7mm에 불과해 사실상 비가 오지 않은 수준이었다. 2000년 이후 동기간 가장 적은 강수일수다.
이들 지역의 12월 평균 습도 또한 30% 전후로 그쳤다. 일평균 습도 30%는 강수가 거의 없고 매우 건조한 날에 측정되는 습도다. 이런 습도가 한 달 가까이 계속된 셈이다. 강원 속초, 고성 등에서는 11월 29일 이래 1개월째 건조특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산불 위험이 계속 커지고 있다고 기상당국은 경고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원 지역에 강풍주의보까지 발령됐고 곳곳에 마른 낙엽이 쌓여 있어 작은 불씨도 큰 산불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27일 강원 양양의 한 소각장 화재가 산불로 번져 인근 산림 0.25ha가 소실됐다.
올해 강원 영동 지역이 유달리 건조한 이유는 차고 건조한 북서풍이 태백산맥을 넘는 과정에서 공기가 산을 타고 오르며 건조해지는 ‘푄 현상’이 강하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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