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강릉교육문화관)에서 빌려와서 참 오랜기간 동안 읽었던 책이다. 도서관 대출기간은 2주다. 이 책을 3번 대출 받았으니 6주 동안 빌려와서 틈틈히 읽어낸 것이다. 손석희, 그 이름만 들어도 언론계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가 아닌가. 유명한 사람일수록 긍정적인 면 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면도 많이 거론된다. 네티즌들의 다양한 의견은 차치하고 평생 언론인으로 살아온 손석희를 바라볼 수 있는 책이었다. MBC 기자를 시작해서 JTBC 사장까지. 언론이라는 외길을 걸어온 손석희. 그가 기억해 낸 명장면들이 책에 수록되어 있다. 책의 앞부분은 JTBC가 오랫동안 어젠다 키핑해온 세월호 방송, 최순실 태블릿 PC 취재 장면들이 나와 있다. 특히 세월호 방송은 모든 방송사가 시간이 지날수록 손을 놓을 때 JTBC만 손익을 따지지 않고 줄곧 팽목항에서 현장 방송을 고집했다고 한다.
언론인 손석희가 말하는 저널리즘이란 무엇일까?
"저널리즘이 무엇인가. 오늘의 일들을 기록해내고, 그것을 각자의 관점으로 담아낸 다음 공감을 얻어내는 것. 노래든 영화든 그림이든 '문화' 현상을 담아내는 것도 명백한 저널리즘의 영역이다." (344쪽)
저널리즘의 역할이 무척 중요한 시대이다. 평자들은 언론인들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해 내지 못할 때 '기레기' 라는 표현으로 그들을 조롱한다. 언론인 뿐인겠는가. 각자 맡은 역할을 성실히 감당해 내지 못할 때 우리 또한 쓰레기 + 의 또 다른 조롱들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저널'의 뜻을 우리가 늘 상 써내는 '일기' 라는 의미로 표현한다. 각자 살아온 하루 하루의 삶을 종이에 써 내려가는 일기가 곧 저널이며 그 일기는 작성하는 사람의 관점으로 기록된 것이니 그 기록들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어낸다면 그것이 곧 여론이 될 수 있겠다 싶다. 우리들이 각자 소박하게 써 내려나는 기록들이 모여모여 시대의 분위기를 냉철하게 바라보고 미묘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가슴벅찬 일이 아닐까.
언론인 손석희가 JTBC로 자리를 옮겨갔을 때 세간에 떠도는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그것에 대해 정면 승부하기 보다 자신이 맡은 자리에서 새로운 관점으로 뉴스를 시민들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갈수 있도록 변화를 선보였고 기존의 뉴스 공식에서 탈피하여 시간대, 구성면, 진행자 등 고정 관념을 탈피하여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되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내기 위한 남다른 노력을 해 왔음을 <장면들>의 기록에서 엿볼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경비견으로서 언론의 목적은 특정한 지배집단을 위해 경비를 서는 것이 아니라 지배 시스템을 지켜내는 것이며, 이 시스템에 위협이 되는 존재를 향해 지는 것이다" (79쪽)
미디어학에서는 전통적으로 미디어를 '개'에 비유해 왔다고 한다. 78쪽에 의하면 감시견과 애완견, 경비견 얘기가 나온다. 당연히 미디어는 감시견의 역할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몇 몇 언론들은 애완견 또는 경비견의 역할을 해 온 것이 사실이다. 손석희가 바라보는 미디어란 무엇일까? 그는 '미래적 가치'를 말하며 그것을 '어젠타 키핑'으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https://blog.naver.com/bookwoods/222608299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