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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고수비(眼高手卑)
눈은 높으나 손은 낮음이란 뜻으로, 눈은 높으나 실력은 따라서 미치지 못함으로 이상만 높고 실천이 따르지 못함을 말한다.
眼 : 눈 안(目/6)
高 : 높을 고(高/0)
手 : 손 수(手/0)
卑 : 낮을 비(十/6)
눈은 높은 곳(眼高)에 있고 손은 아래쪽(手卑)에 있다. 이 당연한 말이 물론 위치한 곳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보는 수준과 뜻은 크고 높으나 손으로 이룰 수 있는 재주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뜻이 먼저다. 또 '실없는 부처 손'이란 속담이 말하듯 아무 쓸모가 없는 경우나 그 사람을 가리키기도 한다.
문학이나 예술 작품을 평할 때 기막히게 약점을 잘 잡아내면서도 실제 창작을 하라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을 비꼬아 눈만 높다고 말한다. 안고수저(眼高手低)라 해도 같다. 눈썰미가 있고 손이 재빨라 재주가 있는 안명수쾌(眼明手快)라면 더할 나위 없겠다. 이처럼 쉬운 말로 자주 쓰이는 성어가 어디서 유래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이전부터 쓰이던 말을 번역한 것으로 짐작되지만 고전에 사용된 예도 적다.
조선 후기에 활동했던 이덕수(李德壽)라는 문신이 있다. 주자학을 반대하고 실사구시의 학문을 이끌었던 박세당(朴世堂)의 문인으로 문장과 글씨에 능했다. 이덕수는 파조록(罷釣錄)이란 책에서 글을 쓸 때는 대상을 정밀하게 파악하여 집중해서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어가 나오는 부분을 보자. 초학자들이 글을 지을 때는 '경솔하게 기이함에 뜻을 붙여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충고한다. "근래 들어 젊은이들의 글은 절름대고 막히고 졸렬하고 껄끄러워 한 가지 볼 만한 점이 없다. 이는 모두 눈은 높은데 손이 낮다는 안고수비 네 글자에 연좌된 탓이다(近世年少輩文字 蹇滯拙澁 無一可觀. 皆坐於眼高手卑四字也)."
매일 읽는 우리 옛글이란 책에 인용되어 있다. 능력은 안 되면서 높은 목표를 설정할 때 먼저 실력부터 닦으라고 핀잔하며 먼저 이 말을 쓴다.
대학에 진학할 때 실력보다 어려운 과를 선택하거나, 고학력자가 취업할 때 웬만한 곳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대안도 없이 상대 당의 정책을 깎아내리는 정치권에선 더욱 흔하다. 하지만 보는 눈이 있어야 그 수준에 맞게 부지런히 재주를 익히게 되니 눈 높은 것을 탓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눈 재주이건 손재주이건 실력을 닦는 것이 먼저다.
안고수비(眼高手卑)
눈은 높으나 솜씨는 서투르다는 뜻으로, 이상만 높고 실천이 따르지 못함을 이르는 말이다.
눈은 높고 손은 낮다. 육체가 그렇다는 얘기다. 눈은 얼굴에 붙었으니 높고 손은 어깨에서 내려온 팔뚝의 끝자락에 붙었으니 자연스런 포즈에선 낮을 수 밖에 없다. 물론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손을 들어 눈 위로 올리기만 하면, 금방 수고안비(手高眼卑)가 된다.
눈은 인식이란 정신작용을 위한 핵심적인 감각기관이다. 인식만 하는 게 아니라, 판단이나 꿈을 꾸는 것에도 눈은 큰 몫을 한다. 세상의 많은 문제는 관점이나 시각으로 구체화된다. 보는 문제는 세상과 사물과 인간을 이해하는 너무나 중요한 틀이다.
손은 쥐고 당기고 밀고 끌고 긁고 후비고 털고 만지는 것이지만, 때론 뭔가를 가리키기도 하고, 악수하기도 하고, 부정하기도 한다. 그것이 하는 대개의 일들은 수고스러운 것이다. 우리가 하는 '노가다'스러운 일들의 대부분은 손이 한다. 손은 기술을 낳는다. 정교하고 빼어난 기술은 바로 손에서 나온다. 큰 손은 대범하게 무엇인가를 해낼 수 있는 여유와 자신감을 지닌 존재에게 붙여진다. 쪼막손은 그 반대이다. 손은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는 실력을 말하기도 한다.
안고수비는, 가치를 품평하는 눈은 높은데, 그것을 실제로 생산하고 행위하는 기술의 손은 낮음을 비웃는 말이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것을 보면, 이것저것 해설을 늘어놓으며 평가를 할 수 있겠는데, 정작 자신이 일에 임하면 젬병이 되고마는 서글픈 경우이다.
왜 이렇게 신체와 정신이 따로 노는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뭔가 깨달은 거 같았는데, 실제 상황을 만나면 앞이 캄캄해지고 진땀만 나는 건 왜일까. 남의 것을 보고 높아진 눈이 손으로 내려오려면, 체득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것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체득은 제 몸에서 일어나야 하는 것이지, 외래에서 수입한 것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작은 것이라도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원리를 세우고 스스로 실험하며 자기 스토리를 키워가야 한다.
장자에 등장하는 백정은 칼 쓰고 손 쓰는 일이 신의 경지에 다다른 존재이다. 그는 그냥 칼 쓰고 손만 쓰지 않았다. 칼 쓰는 일과 손 쓰는 일의 원리를 깨우쳤다. 고기의 결과 칼의 날이 어떻게 상호작용 하는지를 통찰하여 그 결을 타고 날이 지나 다니는 것을 익혔다. 이것이 바로 '자기의 눈'과 '자기의 손'이다. 자기의 눈이라야 자기의 손이 제대로 움직인다.
자기의 눈이 없으면 자기의 손에 이르지 못한다는 점, 이것이 세상 달인들이 깨달은 원리같은 것이 아닐까. 무엇인가를 잘 하기 위해서는 남의 눈에서 자기 눈으로 시점을 옮겨오고, 그것에 바탕하여 솜씨를 키우는 것 밖에 없다. 남이 옳다고 하는 것이, 반드시 자기에게도 옳은 것은 아니며, 이미 세워진 원칙과 가치체계와 평가들이 자기에게도 모두 통용되는 잣대일 수 없다.
세상에 비천한 기술은 없다. 비천한 사용이 있을 뿐이다. 세상에 비천한 눈은 없다. 남의 높은 눈을 바라보며 찬탄과 질투를 늘어놓는 비천한 곁눈이 있을 뿐이다. 네가 하고 있는 일이, 네 자신이 되도록 하라. 그것이 안고수비가 귀띔하는 적실한 금언이 아닐까.
안고수비(眼高手卑)
눈은 높으나 손은 낮음이란 뜻으로, 눈은 높으나 실력은 따라서 미치지 못한다. 이상만 높고 실천이 따르지 못함을 의미한다.
우리 속담에 '혀는 짧은데 침은 멀리 뱉고 싶어 한다'는 말이 있다. '보는 눈은 수준급인데 손은 아래에 있어 미치지 못한다'는 말이다. 순우리말인 '어처구니 없다'는 말도 많이 쓴다. 일이 너무 뜻밖이어서 기가 막히는 경우에 쓴다. '어처구니'는 예전에 맷돌을 돌릴 때 위쪽 맷돌의 손잡이를 지칭한다.
'어처구니가 없다'는 경우는 손잡이가 없어 맷돌을 돌릴 수 없어 일이 매우 곤란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말이다. 여기서 또 한 가지 의미는 남이 해 놓은 일을 자신은 하지도 못하면서 비난에 가까운 말을 서슴지 않고 해댈 때 '어처구니없다'는 말을 쓴다. 문학이나 예술 작품을 평할 때 기막히게 잘못된 부분을 찾아내면서도 실제로 창작을 해보라고하면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에 비꼬는 투로 '어처구니없이 눈만 높다'고 한다.
이렇게 쉬운 말로 자주 쓰이는 성어가 어디에서 유래했는지 명확하지는 않으나 우리나라에서 예전부터 쓰이던 말을 번역한 것으로 조선 후기에 활동했던 이덕수(李德壽)라는 문신의 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당시 주류를 이루었던 주자학(朱子學)을 반대하고 실사구시(實事求是)를 이끌었던 박세당(朴世堂)의 문인으로 문장과 글씨에 능했다.
이덕수는 파조록(罷釣錄)에서 글을 쓸 때는 대상을 정밀하게 파악해 집중해서 써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초학자들이 글을 지을 때는 경솔하게 기이함에 뜻을 붙여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근래 들어 젊은이들의 글은 절름대고 막히고 졸렬하고 껄끄러워 한 가지 볼만한 점이 없다. 이는 모든 눈은 높은데 손이 낮은 안고수비(眼高手卑) 네 글자에 연좌된 탓이다." 매일 읽는 우리들의 옛글 이란 책에 인용되어 있다.
가장 흔한 사례로 인생 후반에 들어선 사람들에게서 많이 보인다. 그들은 대부분 젊은 시절 조직에서 일을 해 봤기 때문에 각종 도표나 일반적인 서류 등을 보고 평가하는 데는 왕년을 말하며 제법 수준이 높다. 그런데 그 일을 실제로 해보라고 하면 손과 발을 묶어놓을 것처럼 해내지는 못한다. 이런 때 새겨 들어야할 성어가 바로 안고수비(眼高手卑)다. 능력은 미치지 못하면서 목표를 설정할 때 먼저 실력부터 닦으라고 핀잔하며 이 말을 쓴다.
지금 선거정국으로 들어가면서 방송들은 오로지 선거에 대한 프로그램이 방송사마다 대세를 이룬다. 상대 당에서 어떤 안건을 내놓으면 대안도 없이 깎아 내리기부터 한다. 내 눈에 들보는 보지 않고 상대방에 아주 미세한 티는 너무도 잘 보인다. 상대를 평가절하 하기 전에 우선 나부터 돌아봐야 할 것이다. 상대를 깎아 내리려면 내가 경험을 쌓아야하고 공부를 해서 실력을 갖추어야 정곡을 찌르고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실력이 미치지 못한데 상대가 올라가는 것을 보기가 싫어 의미를 축소하고 싶어 한다.
싸움에서 승리하고 싶으면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하고, 보고 듣고 배워서 눈 재주건 손재주건 말재주건 재료가 풍성한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얕은 실력으로 방송에 나와 내가 보고 싶은 것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면 이미 와있는 자기편 결속은 다질 수 있으나 중도(中道)세력 확장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상대의 글이나 작품 그리고 정책이 내가 바라보는 시각과 다를지라도 사회적으로 지탄받거나 큰 물의를 빚고 해악을 끼치지 않는다면 서로의 인격은 존중되어야 한다.
▶️ 眼(눈 안, 눈 불거질 은)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눈목(目=罒; 눈, 보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艮(간, 안)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眼자는 ‘눈’이나 ‘눈동자’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眼자는 目(눈 목)자와 艮(그칠 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艮자는 허리를 구부린 채 시선을 마주하지 못하는 사람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단순히 ‘보다’라는 뜻만을 전달하고 있다. 眼자는 눈을 강조해 그린 艮자에 目자를 결합한 것으로 ‘눈’이나 ‘눈동자’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目자도 눈을 그린 것이긴 하지만 주로 ‘보다’라는 뜻으로 쓰이기 때문에 眼자는 신체기관의 일부인 ‘눈’을 뜻하기 위해 별도로 만들어진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참고로 眼자와 유사한 글자로는 眠(잠잘 면)자가 있으니 혼동에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眼(안, 은)은 ①눈, 눈동자 ②구멍 ③안광(眼光), 시력(視力) ④요점(要點) ⑤어린 싹 ⑥거품 ⑦기수사(基數詞; 수량을 셀 때 쓰는 수사), 양수사(量數詞; 기수사) ⑧보다, 만나다 그리고 ⓐ눈 불거지다(은) ⓑ눈 불거진 모양(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눈 목(目)이다. 용례로는 사물을 분별하는 견식을 안목(眼目),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범위를 안계(眼界), 눈을 보호하거나 시력을 돕기 위해 쓰는 기구를 안경(眼鏡), 눈의 안이나 마음속을 안중(眼中), 시력을 높이어 일컫는 말을 안력(眼力), 눈알로 척추동물의 시각 기관인 눈구멍 안에 박혀 있는 공 모양의 기관을 안구(眼球), 늙어서 시력이 나빠진 눈을 노안(老眼), 어떤 일을 눈여겨 보아 그 일을 성취할 기틀을 잡음을 착안(着眼), 먼눈이나 눈먼 사람을 맹안(盲眼), 핏발이 선 눈이나 어떤 일을 이루려고 애가 달아 기를 쓰고 있는 상태를 혈안(血眼), 눈 아래에 사람이 없다는 뜻으로 사람됨이 교만하여 남을 업신여김을 이르는 말을 안하무인(眼下無人), 눈 속의 사람이라는 뜻으로 정든 사람이나 늘 생각하며 만나 보기를 원하는 사람을 안중지인(眼中之人), 눈은 높으나 손은 낮음이란 뜻으로 눈은 높으나 실력은 따라서 미치지 못한다는 안고수비(眼高手卑), 눈빛이 종이의 뒤까지 꿰뚫어 본다는 뜻으로 독서의 이해력이 날카롭고 깊음을 안광지배(眼光紙背) 등에 쓰인다.
▶️ 高(높을 고)는 ❶상형문자로 髙(고)의 본자(本字)이다. 성의 망루의 모양으로 높은 건물의 뜻이다. 후에 단순히 높음의 뜻이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高자는 ‘높다’나 ‘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高자는 높게 지어진 누각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高자를 보면 위로는 지붕과 전망대가 그려져 있고 아래로는 출입구가 口(입 구)자로 표현되어있다. 이것은 성의 망루나 종을 쳐서 시간을 알리던 종각(鐘閣)을 그린 것이다. 高자는 이렇게 높은 건물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높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지만 높은 것에 비유해 ‘뛰어나다’나 ‘고상하다’, ‘크다’와 같은 뜻도 파생되어 있다. 高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상용한자에서는 관련된 글자가 없다. 그래서 高(고)는 (1)높은을 뜻함 (2)높이 또는 어떤 일을 한 결과 얻어진 양을 뜻함 (3)높이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높다 ②뛰어나다 ③크다, ④고상하다 ⑤존경하다 ⑥멀다 ⑦깊다 ⑧비싸다 ⑨뽐내다 ⑩높이, 고도(高度) ⑪위, 윗 ⑫높은 곳 ⑬높은 자리 ⑭위엄(威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윗 상(上), 높을 항(亢), 높을 탁(卓), 높을 교(喬), 높을 준(埈), 높을 존(尊), 높을 아(峨), 높을 준(峻), 높을 숭(崇), 높을 외(嵬), 높을 요(嶢), 높을 륭/융(隆), 밝을 앙(昻), 귀할 귀(貴),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래 하(下), 낮을 저(低), 낮을 비(卑)이다. 용례로는 높은 지위를 고위(高位), 비싼 값을 고가(高價), 나이가 많음을 고령(高齡), 아주 빠른 속도를 고속(高速), 등급이 높음을 고급(高級), 뜻이 높고 아담함을 고아(高雅), 높고 낮음을 고저(高低), 몸가짐과 품은 뜻이 깨끗하고 높아 세속된 비천한 것에 굽히지 아니함을 고상(高尙), 상당히 높은 높이를 가지면서 비교적 연속된 넓은 벌판을 가진 지역을 고원(高原), 인품이나 지위가 높고 귀함을 고귀(高貴), 여러 층으로 높이 겹쳐 있는 것 또는 상공의 높은 곳을 고층(高層), 등급이 높음이나 정도가 높음을 고등(高等), 술을 좋아하여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이라는 고양주도(高陽酒徒), 지위가 높은 큰 벼슬자리를 고관대작(高官大爵), 높은 산과 흐르는 물을 고산유수(高山流水), 베개를 높이 하고 누웠다는 고침이와(高枕而臥), 베개를 높이 하여 편안히 잔다는 고침안면(高枕安眠), 높은 언덕이 골짜기가 된다는 고안심곡(高岸深谷), 높은 누대와 넓은 집이라는 고대광실(高臺廣室) 등에 쓰인다.
▶️ 手(손 수)는 ❶상형문자로 다섯 손가락을 편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마찬가지로 손의 모양에서 생긴 글자는 又(우; 또), 寸(촌; 치) 따위가 있다. 手(수)는 投(투; 던지다), 招(초; 부르다) 따위 다른 글자의 부분이 되면 재방변(扌=手; 손)部로 쓰는 일이 많다. ❷상형문자로 手자는 '손'이나 '재주', '수단', '방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手자는 사람의 손을 그린 것이다. 본래 '손'을 뜻하는 글자로는 又(또 우)자가 있었지만, 후에 뜻이 바뀌면서 금문에서는 手자가 '손'과 관련된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手자는 사람의 손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손의 기능이나 역할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하지만 때로는 재주나 솜씨, 수단 등과 같이 손과 관련된 기술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래서 手자는 운전수(運轉手)나 가수(歌手)와 같이 특별한 능력을 지닌 전문가들을 뜻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手(수)는 바둑이나 장기 등에서 두는 기술의 뜻으로 ①손 ②재주, 솜씨 ③수단(手段), 방법(方法), 계략(計略) ④사람 ⑤힘, 도움이 될 힘이나 행위 ⑥필적(筆跡) ⑦권한(權限), 권능(權能) ⑧가락, 곡조(曲調) ⑨바둑돌이나 장기 말을 한 번씩 두는 번수 ⑩손수, 스스로 ⑪쥐다, 손으로 잡다 ⑫속박하다, 묶어 두다 ⑬손바닥으로 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발 족(足)이다. 용례로는 죄인의 손목에 걸쳐 채우는 수갑(手匣), 손으로 움직이는 것을 수동(手動),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행동 방도를 수단(手段), 늘 가지고 다니면서 기억해 두어야 할 내용을 적을 수 있도록 만든 조그마한 공책을 수첩(手帖), 의료 기계를 써서 환자의 병을 고치는 일을 수술(手術), 정해진 급료 이외에 경우에 따라 덧붙여 주는 보수를 수당(手當), 손과 발 또는 손발과 같이 마음대로 부리는 사람을 수족(手足), 범인을 잡으려고 수사망을 폄을 수배(手配), 순서나 과정을 수순(手順), 손아래나 부하를 수하(手下), 일을 꾸미고 치러 나가는 재간을 수완(手腕), 자기의 생활이나 체험을 적은 기록을 수기(手記), 어떤 일에 손을 대어 시작함을 착수(着手), 잘못하여 그르침 또는 그 짓을 실수(失手), 기쁨과 찬성과 환영을 나타내거나 장단을 맞추거나 할 때 두 손뼉을 마주 두드림을 박수(拍手), 노래 부르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을 가수(歌手), 운동이나 기술에서 대표로 뽑힌 사람을 선수(選手), 얼굴을 씻음을 세수(洗手), 손을 위로 들어 올림을 거수(擧手), 손에 들어옴 또는 손에 넣음을 입수(入手), 북을 치는 사람을 고수(鼓手), 왼손을 오른손 위에 놓고 두 손을 마주 잡아 공경의 뜻을 나타내는 예를 공수(拱手), 손에 땀을 쥔다는 뜻으로 위험한 광경이나 사건의 추이를 보고 자신도 모르게 몹시 긴장됨을 이르는 말을 수악한(手握汗),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는 뜻으로 늘 책을 가까이하여 학문을 열심히 함을 이르는 말을 수불석권(手不釋卷), 형제간의 우애를 일컫는 말을 수족지애(手足之愛), 자기에게 직접 딸린 병사 또는 자기의 수족과 같이 쓰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수하친병(手下親兵),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모르고 날뜀을 일컫는 말을 수무족도(手舞足蹈), 팔짱을 끼고 보고만 있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당하여 옆에서 보고만 있는 것을 이르는 말을 수수방관(袖手傍觀), 손을 묶인 듯이 어찌 할 방책이 없어 꼼짝 못하게 된다는 뜻으로 뻔히 보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꼼짝 못한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속수무책(束手無策), 물려받은 재산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일가를 이룸으로 스스로의 힘으로 사업을 이룩하거나 큰 일을 이룸을 일컫는 말을 자수성가(自手成家), 양손에 떡을 쥐었다는 뜻으로 가지기도 어렵고 버리기도 어려운 경우를 이르는 말을 양수집병(兩手執餠), 사슴이 누구의 손에 죽는가라는 뜻으로 승패를 결정하지 못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녹사수수(鹿死誰手), 쉽게 승부를 낼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타수가결(唾手可決) 등에 쓰인다.
▶️ 卑(낮을 비)는 ❶회의문자로 痺(비)와 통자(通字)이다. 왼 손(十, 십)에 어떤 물건을 들고 있는 모양으로, 중국에선 왼손을 천하게 여겨, 그것은 신분이 천한 사람이 하는 일이므로 전(轉)하여 천하다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卑자는 ‘낮다’나 ‘천하다’, ‘비루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卑자는 이외에도 다양한 뜻이 있는데, 대부분이 신분이 낮다는 것을 뜻한다. 卑자의 갑골문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갑골문에 나온 卑자를 보면 又(또 우)자와 田(밭 전)자가 결합해 있었다. 이것은 큰 부채를 들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이렇게 큰 부채는 시종이 주인을 모실 때 사용하던 것이다. 그래서 卑자는 부채를 들고 있는 시종의 신분이 낮다하여 ‘낮다’나 ‘천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卑(비)는 ①낮다 ②왜소하다 ③낮추다 ④겸손하게 대하다 ⑤천하다 ⑥천하게 여기다 ⑦비루하다(鄙陋; 행동이나 성질이 너절하고 더럽다) ⑧저속하다(低俗; 품위가 낮고 속되다) ⑨쇠하다 ⑩가깝다 ⑪~으로 하여금 ~하게 하다 ⑫낮은 곳, 낮은 데 ⑬신분, 지위 등이 낮은 사람 ⑭현(縣)의 이름 ⑮나라의 이름 ⑯부끄러워하는 모양 ⑰힘쓰는 모양 ⑱하여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래 하(下),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윗 상(上), 높을 존(尊), 높을 고(高)이다. 용례로는 비열하고 겁이 많음을 비겁(卑怯), 성품이나 하는 짓이 천하고 용렬함을 비열(卑劣), 낮고 천한 풍속을 비속(卑俗), 땅이 낮음이나 지위가 낮음 또는 스스로를 낮춤을 비하(卑下), 비겁하여 용기가 없고 품성이 천함을 비굴(卑屈), 지체가 낮고 천함을 비천(卑賤), 흔히 보고 들을 수 있을 만큼 알기 쉽고 실생활에 가까움을 비근(卑近), 보잘것없이 작음을 비소(卑小), 점잖지 못하고 천한 말을 비어(卑語), 항렬이 낮은 사람과 나이가 어린 사람을 비유(卑幼), 자기 의견의 겸칭을 비견(卑見), 비천함과 고귀함을 비고(卑高), 낮은 벼슬아치 또는 관리가 자기를 낮추어 일컫는 말을 비관(卑官), 자기 가문의 낮춤말을 비문(卑門), 비루한 행위를 비행(卑行), 지체가 낮고 천함을 비미(卑微), 격이 낮고 박함을 비박(卑薄), 땅바닥이 낮고 습기가 많음을 비습(卑濕), 낮추어 일컬음을 비칭(卑稱), 높은 곳에 올라가려면 낮은 곳에서부터 오른다는 뜻으로 일을 하는데는 반드시 차례를 밟아야 한다는 말을 등고자비(登高自卑), 남자는 높고 귀하게 여기고 여자는 낮고 천하게 여긴다는 뜻으로 사회적 지위나 권리에 있어 남자를 여자보다 존중한다는 말을 남존여비(男尊女卑), 눈은 높으나 손은 낮음이란 뜻으로 눈은 높으나 실력은 따라서 미치지 못함 또는 이상만 높고 실천이 따르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안고수비(眼高手卑), 관리는 높고 귀하며 백성은 낮고 천하다는 사고 방식을 이르는 말을 관존민비(官尊民卑), 하늘은 높아도 능히 낮은 곳의 일을 모두 알아 듣는다는 말을 천고청비(天高廳卑), 스스로 자기를 낮춤을 일컫는 말을 자가비하(自家卑下), 낮은 지위에 있으면서 윗사람의 정치를 이렇다 저렇다 비평한다는 말을 위비언고(位卑言高)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