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사 양성 제도에 ‘수어 커리큘럼’ 넣어라
안녕하세요? 한국농아방송 김청숙 앵커입니다.
전국 사범대학 특수교육과의 ‘수어 커리큘럼’이 평균적으로 부족해 수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특수교사를 양성한 결과 한국수어가 제1언어인 농학생이 교사와 의사소통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전국 청각장애인 약 44만명 중 수어를 일상어로 사용하는 농인은 약 5만 2천여 명으로 추정됩니다. 한국수어가 한국어와 함께 공용어로 지정된 지 7년이 넘었지만 수어교육 인프라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023년 교육부 특수교육통계'에 따르면 청각장애 특수교육대상자 2907명 중 80%인 2335명이 일반 학교에, 19%에 달하는 560명이 특수학교에 진학했습니다.
하지만 농학생들을 위한 농학교에서는 대개 구어와 수지한국어로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교과 과목조차 수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국수화언어법 제12조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농인 등의 가족을 위한 한국수어 교육과 상담, 관련 서비스 등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농학교 수어 교육의 부재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대학교 특수교사 양성 제도부터 손을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지난 6월 3일 국립국어원에서 발표한 '2023년 한국수어 활용 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인이 교육을 받을 때 필요한 지원은 '수어로 수업이 가능한 농인 교사 배치'가 82.5%로 가장 높았습니다.
특수교사 양성 제도와 관련해 2001년 이전까지만 해도 교육부에서는 전국 사범대학 특수교육과 졸업생에 대해 ‘장애영역별 특수학교 정교사 자격증’을 발급했습니다. 하지만 2001년 이후부터는 각 장애영역의 특성보다는 학교교육과정을 중심으로 개편되면서 ‘통합 특수교사 자격증’이 발급되었는데요 따라서 2001년 이후에 통합 특수교사 자격증을 받고 농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은 상대적으로 수어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그 결과 농학생과 의사소통 능력이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교육부에서 ’통합 특수교사 자격증‘이 아닌 ’장애영역별 특수교사 자격증‘ 발급으로 정책이 바뀌면 수어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교사가 상대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청각장애 영역을 전공하고 싶은 학부생은 대학교 안으로는 청각장애교육학을 비롯해 수어와 농문화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대학교 밖으로는 농교회나 농인을 위한 기관 등에서 농인들과 접촉해 수어 실제를 익히기 때문입니다.
농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농학생과 의사소통‘입니다. 농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에게 학습지도와 생활지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가장 어렵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 ’농학생과의 의사소통‘을 꼽습니다. 농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한 핵심은 ’농학생과 상호작용‘인 셈입니다.
조한진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농학교에서도 수어를 가르칠 교사가 없다는 것"이라며 "현재 특수교사 양성 과정에는 의무적인 수어 교육 커리큘럼이 없다 최소한 한국수어 중급 수준 이상에 해당하는 커리큘럼을 의무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특수교육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