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래의 날개을 단 김소월 시 모음
개여울/김소월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 이 개 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 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해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 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 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 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부모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 때 겨울의 기나긴 밤 어머님하고 둘이 앉아 옛 이야기 들어라. 나는 어쩌면 생겨 나와 이 이야기 듣는가? 묻지도 말아라 내일 날에 내가 부모 되어서 알아보리라
실버들
실버들을 천만사 늘여놓고도 가는 봄을 잡지도 못한단 말인가 이내 몸이 아무리 아쉽다기로 돌아서는 님이야 어이 잡으랴 한갓되이 실버들 바람에 늙고 이내 몸은 시름에 혼자여위네 가을 바람에 풀벌레 슬피 울 때에 외로운 밤에 그대도 잠 못 이루리

엄마야 누나야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나는 세상모르고 살았노라 / 김소월
「가고오지 못 한다」는 말을 철없던 내 귀로 들었노라 만수산 올라서서 옛날에 갈라선 그 내님도 오늘날 뵈올 수 있었으면 나는 세상모르고 살았노라 고락에 겨운 입술로는 같은 말도 조금 더 영리하게 말하게도 되었건만 오히려 세상모르고 살았으면! 「돌아서면 무심타」는 말이 그 무슨 뜻인지 알았으랴 제석산 붙는 불은 옛날에 갈라선 그 내님의 무덤에 풀이라도 태웠으면!

못잊어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한세상 지내시구려. 사노라면 잊을 날 있으리라.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 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한 긋 이렇지요 그리워 살뜰히 못 잊는데, 어찌면 생각이 떠지나요.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봄 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 줄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 볼 줄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제금 저 달이 설움인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산유화
산에는 꽃이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요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이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님과 벗 /김소월
벗은 서름에서 반갑고
님은 사랑에서 좋아라
딸기꽃 피여서 향기로운 때를 고추의 붉은 열매 익어가는 밤을
그대여 부르라 나는 마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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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과 벗 -김소월- 벗은 설움에서 반갑고 님은 사랑에서 좋아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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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국 현대시의 표준이요,
역사로 평가받는 국민시인
소월의 시는 율조와 운율의
완벽한 조화로 대부분의 詩가
가곡과 노래로 작곡되어
대중의 사랑을 받고있다
이에 모두를 소개할 수 없어
요즘 주번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노래를 중심으로 몇 개만 소개하고자 합니다 ^^*
주옥같은 김소월님의 시
정미조 가수가 불렀던 개여울과 송골매가 불렀던 세상모르고 살았노라 등
좋은 시를 올려 주셔서 몇번이고 읽어 보았으며 감사를 드립니다
행복한 사람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습니다
미소는 행복으로의 초대입니다~~^^*
주옥같은 소월의 시편들은
우리들의 마음속에 영롱하게
살아 숨쉬는 살아있는 보석입니다
그런 보석은 티퍼니에도 없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