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일기:
2011/2/20 작년부터 해온 자격증시험 공부를 하러 도서관에 가있는데 남편에게서 문자
가 왔다 " 병원가봐!" 엊그제 밥먹고 갑자기 힘들어서 쓰러질뻔!했던것이 신경이 쓰였나
보다.
2/21 마침 도서관도 쉬는날이어서 동네 내과병원에 갔다. 거기서 갑상선 초음파에 보이는 커다란 혹두개....!!에구머니나...
3/2 충북대학교병원 박진우교수님... 세포검사해보자고...
3/2 청주시내 목과슴사랑병원.....청주는 세포검사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 있더라구요.
세침검사시 종양이 두개라 참 여러번도 찔르더군요.. 의사샘왈 "죽을맛이죠?" ....
세포검사하고 집에 돌아온지 한시간도 안되서 그 의사샘 전화하시더니 "100%암입니다"
하도 기가막혀서 뭔 암이라는 얘기를 그렇게 신나게 하시냐고...ㅠ.ㅠ 왜이케 빨리
전화하시냐고...했더니 궁금해서 얼릉 검사해봤답니다... 젠장.. 그래도 그 의사샘 갑상
선암으로는 안죽으니까 걱정말라고 하도 씩씩하게 말씀하셔서 조금 위안이....
(세포검사비기타 22만원)
3/9 충북대병원 수술날짜잡고 각종 검사하자고 해서 엑스레이, 심전도, 정밀초음파,피검사
등등 바쁘게 돌아다니믄서 했네요..(총 30만원정도..)
3/16 레지던트샘이 혼자왔냐구...? 수술동의서 같은거 쓸때는 보통 보호자랑 같이 온다고
..... 서울가있는 신랑이 살짝 미워질라고.. 수술동의서랑 주의사항여러가지 자세하게도
알려주시더군요. 뭔소린지 40넘고서는 반은 흘려들으니.. 하여튼 괜찮다는 얘기라고
생각하고 약간은 신나는 맘으로 집에 왔습니다. 일주일 병원에서 해주는 밥먹고
푹 쉬다가 와야지 하는 안이한 생각을 한게 사실입니다. 에구...
3/24 애들을 침정엄마에게 맡기고 비장한마음으로 트렁크를 가지고 나가니 아무것도
모르는 동네 여편네들이 "또 여행가? 이번엔 어디야?" ......에구구 나 지금 암수술
받으러간다...속으로만 ...."좋은데 가.."
입원수속할때 걍 2인실쓰겠다고 했습니다. 6인실은 1만원, 2인실은 7만원인데 반은
실비보험에서 나올테니, 내가 2만원정도도 못쓸 형편은 아닌것같아 걍 질렀어요.
이날까지만 해도 까불까불이었죠..
3/25 아침에 간호사 오더니 아무것도 입지않고 환자복만 입으라네요.. 팬티도 입지말라고..
헉! 남사시러워라.. 충대병원은 참 친절합니다. 제가 몇번째 수술받는지 시간은 언제쯤
인지 아침에 모두알려주더군요. 1시쯤 될거라고 하더니 정말 12시반쯤 저를 데리러
어떤분이 바퀴달린 침대를 가지고 오셨고, 친정엄마 아빠의 화이팅!소리를 들으며
수술대기실에서 수술실로 들어간건 정각 1시쯤이었어요. 수술실풍경은 드라마하곤
쫌 다르게 무슨 큰 공장같았어요. 절 가운데 두고 여러명의 의사들이 일제히 달려
들더니 팔을 고정시키고 이름을 묻고, 왜왔냐고 하질않나.. .. 전 옷을 벗기진 않던데요
다시 눈을 떠보니 친정엄마가 제이름을 부르고 있었죠.. 두시반..
한시간반밖에 걸리지 않았네요.. 쉽게 쉽게 생각하는 습관이 병원에도 전염됬나?
너무 쉽게 한거아냐? 아뭏튼 병실로 옮겨지고 수술부위를 눌러놓은것때문에
불편한거 외에는 그렇게 힘들지 않았어요. 진통제주사를 수술실에서부터 달고나와서
인지 통증도 없었고, 목소리도 잘나왔구요. 목에 피주머니들 얘기하시는데 충북대병원
은 피주머니를 안달아놓더라구요. 수술부위도 실로 안꼬매고 본드(헉!)로 붙혀놓아
서 실뽑을 필요도 없다고 하시네요.
3/26 토요일이라 담당교수님이 안오실거라고 생각했는데 출근하셨더라구요. 아마도 어제
수술한 환자들이 걱정되어 들여다보러 오신건가봐요. 책임감있는 박진우교수님...(감동)
수술잘되었고, 목소리 잘나오니 됬고, 전절제에다가 임파절(?)에 전이가 되어 좀 여러개
떼어넸다고... 그땐 그얘기가 뭔소린지 잘몰랐어요..
하루지나니 벌써 어지간한 링겔주사 정리하고 진통제만 달랑.. 그건 압력으로 맞는거
라 주머니속에 쏙넣고 다니니 환자같지도 않더군요. 병원곳곳 돌아다니니 병원에서
사진전시회도 하고, 음악회도 하고....
3/27 신랑이 주말이라 병원에 와있었는데.. 이사람이 내신랑이 맞나? 할정도로 알뜰살뜰
보살피는데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밥먹으려니까 수술하고 처음며칠은 소화도 안되니
죽먹어야된다고 죽사다가 바치고 심심해할까봐 넷북? 뭔 조그만 노트북같은걸 사와서
설치해주고...주말을 꼬박붙어서 간호를 하더이다... 수술하러 들어가기전 전화통화에
서 못깨어나믄 바로 새장가들으라고 한게 무색할정도로...잘해주데요..
3/28월요일이 되니 "종양전담간호사"라는 분이 병실로 오셔서는 정말 정~말 시시콜콜한
것까지 설명해주시데요...의사샘들이 바쁘니까 환자들이 묻는 질문에 답해주시기가
힘드니 아예 암수술하신분들에게 설명해주는 전담간호사를 둔거에요... 한시간정도
계셨던거 같아요. 일짜별로 증상을 얘기해주시고 앞으로 상처치료라든지, 동위원소
치료라든지, 뭐하여튼 정말 소상하게 얘기해주셨어요.
3/29 아침일어나자마자 채혈해가시더니 퇴원해도 된다고 하시네요.. 퇴원하는데 수술비 입
원비등등 220만원나왔어요.근데 조직검사해서 암확정되면 중증환자 등록되서 일부는
(28만원) 돌려받았어요. (총금액250만원정도)
4/6첫외래.. 같은시기에 수술받았던 다른분들을 만났는데 차례로 진료실에 들어갔어요.
누구는 동위원소 치료를 해야하고, 어떤분은 일찍발견되서 전이가 안되서 안해도되고
... 저는 동위원소 치료를 해야한다네요.... 전 그것도 걍 알약하나 먹고 며칠 병원에서
쉬다나오는건줄 알았어요.........
카페를 알게되고 같은 치료를 받는다른분들을 알게되어 위안도 되고 여러가지 정보도
얻었지요.. 동위원소치료를 받는게 제가 생각한것처럼 쉽지만은 안은것도 알게되었구요
하지만 그것도 역시 치료과정의 일부라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자. 그렇게생각해요.
청주촌놈이 치료받으러 분당도 가고, 서울도 가게되었으니 신나게 생각하자. 충북대병원은 동위원소치료 차폐실운영을 안해요. 분당제생병원가서 하고 예은암병원있다가 오려구요. 난 사실 아프지는 않은데.. 아프다고 때미는 아줌마는 공짜로 머리도감겨주시고, 미용실언니는 파마값도 깍아주시고 남편은 동위원소치료하면 힘들다고 그전에 휴가갔다오자고
태국여행도 하기로 했네요. 좋네요뭐...인생뭐있어요? 걱정한다고 일어날일이 안일어나는것도 아니고.... 걍 하루하루 스케쥴로 생각하고 치료받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목을 끝까지 못쳐들어요. 근육을 많이잘라내서 그렇데요.. 하늘높은줄 모르고
콧대높게살다가 겸손해지라고 그러나봐요. 노래도 못불러요. 부활콘서트갔다가 정동하가
부르는 "꿈속에서 보이나봐~"를 못따라불러서 속상해했더니 남편이 "사실 당신 음치라
노래들어주기 힘들었는데 잘됬어"하더군요... ㅋㅋㅋ 한 1년있으면 나아지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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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모든일에 긍정적인 분이신것 같아요 수술도 잘하셨으니 체력보강 하셔서 동위원소 치료도 잘 받으시길 바랍니다
수술 하시느라 욕 많이 보셨습니다. 회복 잘 하시고 여행 다녀 오셔서 동위도 잘 받고 완쾌 하시길...
남편분이 "음치라 노래 들어주기 힘드었는데 잘됬다"라는 내용을 읽으며 웃음이 나왔네요. 죄송합니다. 씩씩하셔서 아주 좋은 결과와 함께 즐겁게 살아가시리라 생각되네요. 화이팅해드립니다.
글 잘읽었어요 저랑 같은 날 수술하신 것 같아요~^^ 제목에 충대병원 뜨자마자 읽어봤는데, 제가 뵈었던 분 같아서 반갑네요~ 긍정의 힘이 전달되는거 같아요^^ 앞으로도 다같이 화이팅했음 좋겠어요`~!
아베베님...^^ 수술동기님이시군요! 순조롭게 회복하고 계시는지 궁금하네요.. 선생님이시라 목소리안나오면 힘드실텐데...하고 걱정하고 있어요..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다행히 컨디션은 많이 회복된 것 같아요~목소리도 ㅋㅋ 아직 쉬고 있는데 좀이 쑤시네요 ^^;; 역시 사람은 어느정도 일도 하면서 살아야되나봐요~~ ㅋㅋ
정말 씩씩하세요,,,,혹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지? 전 39살인데요,,,아직 철이 없는것 같아요!! 대견해보여서여
헉!대견씩이나... 39살이면 아직 철이 없을때입니다..ㅋㅋ 저는 41살인데, 40살넘어가면 철듭니다^^
씩씩하시고 긍정적이시네요. 좋은결과 있으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