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애 한번 네째주 일요일에 순례를 가는 이유는 직장인을 위해서입니다.
평일날 가면 차비도 적게 들고 덜 복잡해서 훨씬 좋은데 무리해서 일요일에 가는 것을 고집했습니다.
그러나 참 후회를 많이 하였습니다
생각만큼 직장인들이 안따라 준다는 것입니다.
2년을 이끌어오면서 살펴보면 직장인들보다 그렇지 않은 분들이더 많이 참석하기 때문입니다.
직장다니는 사람들은 주말에 일을 봐야한다며 아예 동참을 안해버리더군요..
주변을 살펴보면 한달에 한번 일요일에 순례다니는 절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직장다니는 사람들은 이런기회가 아니면 대중들과 함께 순례다니는 일은 거의 불가능해보입니다.
매달 순례다니는 일은 절입장에서는 매우 귀찮고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매회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불자들에겐 불교대학을 다니는 것 만큼이나 커다란 소득이 있습니다.
여러사람들과 어울려 차안에서 기도 하기도하고, 절에 가서 스님들께 법문도 듣고, 차안에서 스님에게 법문도 듣습니다.
또 운영진들이 포교사다보니 운영진들에게서도 배울때가 많습니다.
몇개월 따라다니다보면 불자로서 자질이 많이 다듬어져서 어줍지 않게 불교대학을 졸업한 사람보다 낫습니다.
이달순례는 추억이 깃든 변산반도로 갔습니다.
변산반도는 많은 사람들에게 평생을 잊지 못하게 할 추억을 만들어 주는 그런 마술적 요소들이 많은 장소입니다.
서해가 아름답다고 하는데 서해안 중에 가장 으뜸은 변산반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채석강을 낀 해수욕장하며 변산의 아름다움, 새만금과 가지가지 먹거리와 사투리, 변산반도 주변만이 가지는 정취들....
왠지모를 향수를 가슴에 담고 반도를 향해달리지만
2호차, 3호차를 연달아가며 타고 법문을 하다보니 아련한 추억은 사라지고 많은 순례자들이 가피를 입으면 좋겠다는 의지가 강해집니다.
차안에서 법문하는 틈틈이 인문고전반에서 선택한 홍루몽의 기기묘묘한 표현들을 읽다보니 다섯시간이 훌쩍지나 내소사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주차장에서 내리니 바로 비가 부슬부슬내립니다.
악간 굵어지기도하였는데 꿰어놓은 구슬이 하늘에서 내리듯한 빗방울이 전나무숲을 가르며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영화속의 한 장면이라도 되는듯 우리는 삼삼오오 모여서 내소사 대웅전을 행합니다.
10분정도 빗속의 숲길을 걸으니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습니다.
아름다운 내소사는 빗물도 보석으로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나봅니다.
대웅전에서는 백중 4재를 봉행하고 있는데 동참은 신도는 대여섯명밖에 없고 오히려 스님이 더 많아보입니다.
붙여놓은 위패도 어느 작은 암자처럼 양이 적은 것을 보니 역시 여기는 전라도구나 라는 탄식이 저절로 나옵니다.
경상도 지역만 불심이 강하지 타지역은 암담한데 특히 전라도는 더 심합니다.
대웅전에서 구수한 주지스님의 법문을 듣는 동안 비는 그치네요. 주지스님은 어찌나 걸지고 재미있게 말씀하시는지 혼을 쏙 빼놓으십니다.
처용이 부인의 침실을 보고 노래하는 대목을 인용하면서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고 강조하십니다.
그리고 그 부드러움은 수행을 통해 닦아야 하니 매일매일 정진하라고 하십니다.
스님과 점심공양을 하고 종무소에가서 원두커피를 마셨는데 매우 터프하신 스님께서는 평소에 커피를 즐기시는지 마련된 커피가 매니아들이 즐기는 커피 같더군요..
스님의 터프하고 격없는 말씨와 행동에 사중의 모든 사람들은 매우 어려우하면서도 스님께 경의를 표하는 듯합니다.
카리스마가 넘치면서도 자상하게 곳곳에 신경쓰는 스님에겐 분명 백만불짜리 매력이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추억의 사진을 찍어주다가 관음전에 오르게됩니다.
관음전은 약 15분정도 산을 오르는데 기암괴석과 신비로운 능선 사이 아래 중턱, 다이아몬드라도 박아 놓은듯 눈에 확~ 들어옵니다.
그런데요, 그 보석같은 관음전이요, 참신기하더군요.. 직접 그 보석에 올라보니 오히려 거꾸로 세상이 보석으로 바껴보일만큼 아름다워 보입니다. 환희심에 사람들을 세워놓고 사진촬영에 전념합니다.
셔터소리는 사람들의 깔깔거리며 기뻐하는 소리와 함께 하늘로 흩어지고
문득 이렇게 좋은 자리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몇시인가 물어보니 1시 13분이랍니다.
2시에 주차장 출발이라니 시간이 어느정도 있는 셈입니다.
빨리 법당에 들어가서 목탁을 갖고 나와 사람들을 모여놓고 이렇게 말합니다.
"신묘장구대다라니 기도합니다. 목이 터져라 큰소리로 염불합시다."
15분쯤 원없이 신묘장구대다라니를 독송합니다.
연꽃에 둘러 싸인듯한 도량에서 영혼의 평안함을 느끼며 신묘장구대다라니의 강렬한 기도를 올리니 온세상이 빛으로 가득차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아~ 이곳이 극락이구나... 이곳에 살고 싶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관음전 옆에 띠집이라도 지어놓고 정진하고 싶습니다.
그래서일까...
내소사 주차장에 내려와서 다시 관음전까지 올라가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바로 걸망을 두고온 것입니다.
걸망속엔 연주도 있고, 책도 있고 노트북도 있습니다. 없어선 안될 꼭 필요한 것인데 정신없이 다니다보니 주차장에 와서야 생각난 것입니다. 이런 꼴통.....ㅠㅠ
이를 어쩌나 발을 동동구르는데 귀인이 나타나 내소사까지 태워주십니다. 사무장님과 함께 아무리 찾아봐도 없길래 결국 관음전에 다시 오릅니다.
내소사까지 태워준 분께 잠시만 기다리라고 관음전까지 갔다온다고 했더니 그냥 차에 타랍니다.
이분은 정말 용감하게 관음전까지 오릅니다.
그길은 보통차로 올라갈수없는 험한 길이며 4륜구동차도 함부로 갈수 없는 곳임에도 귀인은 서슴없이 오릅니다.
결국 관음전 한가운데 두고온 걸망을 찾아 무사히 버스에 귀환했습니다.
덕분에 30분이상 지체하게 되었는데 민주시민의식이 높은 우리 불자들은 불평 한마디 없으십니다.
젓갈집을 하시는 거사님이 태워주시지 않았다면 아마 30분이상 더 지체했을 것입니다.
너무도 고마운 분이니 혹시 젓갈이 필요하면 그곳에 주문하셔요..
택배도 배달한다고합니다.
근데 안타깝게도 명함이 어디갓나 없어졌네요.
그분은 엄청난 복을 받으실 것입니다.
멀지않은 곳에 다음 순례지인 개암사가 있는데 우리는 이곳에서 다시한번 관음전의 영광을 재현해 냈습니다.
"마루바닥 시원하죠?
생각을 마루바닦에 내려 놓으셔요. 강력접착제로 꼭 붙여놓고 절대 오르지 못하게 해놓구 큰소리로 신묘장구 대다라니를 봉독합시다. 목청이 터지도록 염불하셔요. 이자리에서 죽어도 좋습니다.. 오로지 큰 소리를 내여 염불하십시오"
20분간 혼을 빼놓은 염불이 시작됩니다.
130명의 대중은 하나라도 된듯 열심히 독송합니다.
오늘 기도는 제대로하는군요...
수박을 쪼개먹고 감동가득한 음악을 들으며 울산을 향해 내달립니다..
대중은 하나도 지루해 하지 않는듯 환희심에 가즉한 얼굴이고요..
저만의 착각인지는 모르지만 매우 성공적인 구법순례입니다.
지금 창원을 지나고 있군요.
차안에서 이렇게 후기를 쓰니 참 색다르군요...
사진은 정리해서 올리겠씁니다.
오자정리도 나중에 다시 할테니 나중에 다시 읽어주시요...
첫댓글 와 대단하십니다. 그먼길을 당일에 다녀오시내요. 스님과 신도분들의 원력에 감탄입니다.마하반야바라밀...
스님한테 배울일들이 넘넘 많아요 많은가르침 주심에 힘이 솟습니다 ........_()_
가지는 못했지만 스님 글 속에서 멋진 광경이 선합니다 걸망 가지러가신 분 참 대단하시네요 먼 길까지 … 관음재일이라 절에서 기도 했죠!
멋진여행 순례 수고 많으셨습니다! ^^* ()
네 존경합니다..._()()()_
저두존경합니다 사진또한 예술입니다
너무나 행복해보이네요.. 잘봐습니다^^()..
스님~~편집도 하지 않으시고 저기 보이는 몇겹의 턱은 어찌하오리까....ㅠㅠ
행복한 하루였답니다...
모든님들의 환한미소에 생긋히 웃어봅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대원행! 행복한 표정 눈에 보이는 것 같네요 !! 스님 도반님들 글 보며 못갔지만 같이 행복해요! 나무관세음보살() ^_^
내소사 법당천장에는 문고리가 있었던것으로 기억이나네요
순례에 수고들 하셨네요 고향쪽이어서 더더욱 생각이 나는것 같습니다. 멋지죠 저는 여러번 가봤지만 그렇게 유명한줄은 이번에 처음 늦껴네요...먼여행겸 다녀오신 불자님들 좋은일만 있기를 바래요....
스님 이하 가신 보살님들의 표정이 무척 밝아보여 참 좋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스님 사진 참 좋았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보살님들의 밝은 모습이 참 좋네요. 다음 순례는 저도 가고 싶네요.
관음전앞에서 스님이 하신말씀이 많이 생각나네요... 미워하는 사람이 있음 크게 소리쳐서 말하라고~~~
어제 가족들과 둘러앉아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이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미움을 갖고 산다는게 얼마나 어리석고 허무한 일인지를 알았어요..그래서 스님의 말씀이 더욱 생각나더라구요. 언제나 모두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