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제목; 환영
규격;
재료; 화선지에 수묵채색화
년도;
작품해설;
박내후 화백이 등나무를 수묵화의 소재로 선택한 것은 단순한 자연 묘사 이상으로 깊은 상징성을 지닌다.
등나무의 오래사는 성질과 뒤틀린 줄기에서 장수와 불멸의 의미가 있다. 또한 길게 늘어지는 보랏빛 꽃송이들은 마치 고개를 숙인 모습이어서 겸손과 존경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우아한 자태는 평온한 성찰과 명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어떤 불교에서는 경건함과 평화의 표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박내후 화백의 작품 세계에서 등나무는 특히 자연에 대한 사랑과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그는 1980년대 서울을 떠나 충남 아산의 시골 마을에 정착해서 스스로 가꾼 정원 '방현재' 에서 창작 활동을 이어갔다.
박 화백은 20여년간 직접 등나무를 심고 돌보며, 피고 지는 자연의 순환을 인내와 사색 속에서 몸소 체득하였다.
박내후 화백의 작품 <환영>에서 등나무의 덩굴과 꽃송이의 배치는 유려한 곡선의 리듬감을 만들어 내며 공간을 유영한다. 굵직한 등나무 줄기가 화면을 타고 흐르듯 그려지고, 거기서 뻗어 나온 잔가지와 넝쿨이 대각선적 움직임을 형성하여 생동감을 준다. 또한 보랏빛 꽃들이 상단에서 하단으로 자연스럽게 드리워져 운율감 있는 구도를 완성한다.
박내후 화백의 화면에서 여백은 바람, 공기의 흐름, 봄날의 하늘까지 암시하며 작품에 깊이와 여유를 부여한다. 그리하여 관객은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와 향기'마저 상상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박내후 화백의 등나무 수묵채색화 작품은 전통과 현대를 잇는 다리 위에서 피어난 걸작이다.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소중함, 무상함 속에서 빛나는 영원을 노래하는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화면의 미학적 아름다움은 대담한 필치와 고요한 여백의 조화로 이루어져 깊은 감성을 자아낸다. 그리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한 폭의 그림 앞에서 삶과 자연을 성찰하는 예술의 순간을 만끽하게 한다. 또한 그 너울대는 꽃 그림자 처럼 마음 속에 잔잔한 울림과 향기를 남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