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20주일 묵상
성체성혈 : 참된 양식, 참된 음료
폭염이 가시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날씨입니다. 이 곳 해발 900미터에 위치한 정선 고한성당은 행복하기 그지없는 곳입니다. 하이원 리조트 워터월드가 지난 달 7월 5일에 개장했는데 전국에 수많은 피서객들이 몰려와 대성황을 이뤘다고 합니다.
오늘은 먹고 마시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음식과 음료는 사람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인 것입니다.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시키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줍니다. 유기체인 몸은 온갖 영양분을 필요로 합니다. 적절한 영양분 섭취는 영육 간에 조화를 통해 행복감을 맛보게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요한6,55)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죄로 말미암아 영원한 생명에 목말라하는 사람들을 구원하시려고 세상 속으로 강생해 오셨습니다. 급기야 우리를 위한 참된 양식이요, 참된 음료로서 당신의 몸과 피를 내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성체성혈을 영할 때마다 우리는 기쁨을 맛보며 감동에 젖어듭니다.
예전에 김지하 원작, 임진택 각색 『밥』이라는 마당극이 있었습니다. 밥 이야기가 나오니까 벌써 뱃속에서는 꼬르륵 합니다. 하하~~. 마당극 3막 즈음에 “나는 밥이다”라는 밥 사상이 나옵니다. 그 이전에 2막에서는 “밥이 하느님이다”라는 대목도 나옵니다. 생명을 품고 있는 벼가 어떻게 밥이 되는지를 여실히 드러내 줍니다. 물론 제1막 “똥이 밥이다”라는 전제가 있어야 합니다. 자연 생태계에서 벼가 똥에서 만들어지는 거름에서 유기 영양분을 얻고, 벼는 쌀이 되고, 쌀이 사람을 위한 밥이 된다는 유기적 순환은 동양에서 사는 우리에게 쉽게 다가옵니다.
예를 들어, 태풍으로 인해 고기압 영향으로 비가 내리면 그 비는 땅을 적셔 온갖 초목을 살리는데 무엇보다 사람에게도 마실 물을 줍니다. 햇볕을 받아 수증기가 되고 구름이 되어 바람에 떠다니다 눈이 되거나 비가 됩니다. 이처럼 생태계 순환은 상호 의존적이 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전능하시고 자비하신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성체성혈로 함께 하십니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시편 34) 우리는 “맛보고 깨달아야” 합니다. 주님의 뜻이 우리 마음 안에서 이루어 질 때 우리의 신앙은 성장하는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는 참된 양식과 참된 음료를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우리도 이웃의 밥이 되어 주도록 합시다. 우리 모두가 잘 사는 참된 길이기 때문입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요한6,56) 아멘.
서동신 신부님(고한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