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진 KOTRA 아비장 무역관
중국의 對아프리카 투자진출전략
아프리카는 21세기에 들어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미개척시장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여전히 정세가 불안하고 내전이 끊이지 않는 곳이 많지만, 대륙이 지닌 풍부한 지하자원과 잠재적 가치는 각종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러한아프리카의 매력을 누구보다 잘 느끼는 국가가 바로 중국인 듯 싶다.
중국은 최근 9월 3일 베이징에서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 Forum on China-Africa Cooperation) 정상회의를 개최했는데, 아프리카 54개국 중 대만과 국교를 맺은 에스와티니를 제외한 53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놀라운 광경을 자아냈다. 중국이 아프리카 대륙에 미치는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 그동안 중국의 무차별적인 아프리카 공략에 대해 거센 비난도 많았다. 저가상품공세로 아프리카 자국 산업의 기반을 악화시키고, 자원을 약탈하는 일명 ‘신식민주의’정책이라는 비판과 ‘채무 덫’ 외교 의혹 등 논란이끊이질 않았다.
이러한 논란을 의식한 시진핑 국가 주석은 이 날 협력포럼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에 앞으로 3년간 600억 달러를 추가 지원하겠다고밝혔다. 이 중 150억 달러는 무상원조, 무이자 차관과 200억 달러의 신용대출, 100억 달러의 중-아프리카 특별 개발기금 및 아프리카산 특별 수입자금 50억 달러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부 아프리카 국가의 경우 정부부채가 팽창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올해말 상환 기한까지 갚기 어려운 무이자 차관에 대해서는 부채를 탕감할 생각이라고까지 전했다. 이 같은 중국의 공략이 가속화되면서 오늘날 아프리카-중국 간 교역은 연간 20%씩 성장하고 있다.
중국, 명실상부한 코트디부아르의 제1 교역국
코트디부아르에서도 역시 중국의 확대된 영향력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양국의 활발한 교류활동은 현지 신문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앞다투어 다루기 일쑤이다. 금번 협력포럼 정상회의가 끝나자 현지 주요 일간지(Fraternité Matin)에서는 며칠 동안 양국이 체결한 협정, 중국의 투자액 등을 대서특필했다. 양국은 총 18개의 협정 및 MOU를 체결하였고, 투자액은 3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이에 따라 2020년까지 중국의 총 투자액은 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프라 건설 사업에 주안점을 둔 중국의 의도를 보여주듯 아비장공항 확장 공사, Tiebissou-Bouake 고속도로 건설, Korhogo와 San Pedro 내 경기장 건설 등 굵직한 프로젝트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아비장공항 확장 공사는 총 4억 5천만 달러가 투입될 대규모 프로젝트이다. 또한 양국의 관계를 입증하듯 코트디부아르의 최근 수입동향을 살펴보면 중국이 부동의 제1수입국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코트디부아르 최근 수입동향
(단위: US$ 백만, %)
순위
| 국가
| 수입액
| 점유율 |
2016
| 2017
| 2018
| 2016
| 2017
| 2018
|
| 전체
| 6,014
| 6,361
| 7,488
| 100
| 100
| 100
|
1
| 중국
| 1,092
| 793
| 1,049
| 18.15
| 12.47
| 14.01
|
2
| 나이지리아
| 638
| 533
| 976
| 10.60
| 8.39
| 13.03
|
3
| 프랑스
| 815
| 708
| 776
| 13.54
| 11.13
| 10.37
|
4
| 인도
| 270
| 264
| 321
| 4.50
| 4.15
| 4.29
|
5
| 네덜란드
| 176
| 188
| 269
| 2.93
| 2.95
| 3.59
|
주 : 2018년은 1~8월 기준
자료원 : Global Trade Atlas
전통적으로 코트디부아르는 프랑스와의 교류가 매우 활발한 국가이다. 67년간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친불(親佛)성향이 강하고, 프랑스 제품 및 기술력에 대한 신뢰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랜 전통이 무색하게도 중국은 어느 순간부터 코트디부아르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교역상대국으로 자기매김했다.
한국과 코트디부아르의 관계
한국과 코트디부아르는 지난 1961년 7월 수교를 맺은 이후 꾸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014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아비장에 개소를 하고, 같은 해에 알라싼 와타라 대통령이 한국을 국빈방문했다. 이어 현대건설의 아지토 화력발전소 제3기 복합발전 증설공사, 한국전력기술 및 한라건설 씨프렐IV 복합화력발전 증설공사를 맡으며 활발한 진출이 이뤄졌다. 하지만 양국의 교역을 살펴보면, 한국은 주로 커피, 카카오 등의 농산물을 수입하고 자동차, 화학제품, 플라스틱 등을 수출하며 무역수지 불균형이 매우 심한 편이다.
한국의 對코트디부아르 무역 동향
(단위: US$ 천)
| 2016
| 2017
|
수출
| 76,687
| 110,692
|
수입
| 14,869
| 7,888
|
교역량
| 91,556
| 118,580
|
무역수지
| 61,817
| 102,803
|
자료원: 한국무역협회
이러한 무역불평등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자동차, 전자/가전제품 등으로 인해 한국 상품에 대한 이미지는 좋은 편이지만, 대표적인 대기업 제품을 제외하고는 다른 한국 제품을 사용해 본 소비자가 많지 않아서 우리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는 문제점이 있다.
한국기업의 진출방안
아프리카 진출의 후발주자인 한국이 코트디부아르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세워야할까? 이미 중국은 코트디부아르뿐만아니라 아프리카 전역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확고히 다져 놓았고, 높은 수준의 경협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과 경쟁구도로 가기보다는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중국의 전략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국은 아프리카와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통해 진출을 확장하고 있다. 이 관계는 최근 현상이 아니라 반세기 이상 걸쳐온 결과물이다. 1950년대부터 중국은 ‘평화공존 5대 원칙’과 함께 아프리카 국가들의 독립을 지지했고, 어려운 경제사정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원조를제공하는 등 아프리카와 우호관계를 구축하고 유지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 역시 한국만의 경협전략을 마련할 수 있다.식민, 전쟁, 기근의 아픔을 딛고 반세기만에 경제대국으로 발전한 경험은 코트디부아르에 좋은 경제 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다.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또한 중국은 코트디부아르 시장 상황을 잘 파악하여 접근하고 있다. 가령, 현지 바이어들은 처음부터 대량 오더를 하지 않는다는 특성을 알고 소량 주문에 대해서도 적극적이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소량 주문에는 다소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 한국과 중국은 같은 아시아 국가인데 왜 제품에 가격차이가 나느냐고 의문을 가지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은 이 현실에서 처음부터 대량 오더를 요구한다면 거래가 성사될 확률을 낮출 뿐이다.
한국제품에 대한 비교적 낮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동반되어야 한다. 정서적,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있고 시장이 아직은 협소하지만, 향후 발전 가능성을 보고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단기적인 수익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여 분석하고 현지 시장진출을 준비한다면, 우리 기업들의 우수성을 코트디부아르에서 입증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자료원 : GTA, 한국무역협회, 코트디부아르 주간지 Fraternité Matin, KOTRA 아비장 무역관 자료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