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에도 내 마음은 잉잉거리는 꿀벌로 가득 찬 꿀벌통 같다.
내 마음은 그토록 많은 희망들로 붐빈다.
나는 자주 강가에 나가 큰 귀를 열어 바람의 노래를 듣는다.
강가에는 야생의 향기 한 점 남지 않은 메마른 공기와 ~~
그리고 노래를 잊은 돌들이 구르고
다만 갈대가 허리가 꺾인 채 서걱거릴 뿐이다."
유독 계절중에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11월의 끝자락에
웅님처럼 기나긴 산책을 하고 왔어요.
긴 겨울을 준비할, 몽롱했던 가을채색은
온데간데 없고
나목으로 서 있는 자태도 쓸쓸하지만
그건 저의 지극한 주관의 바라봄이고
그들은 우아하게 희망의
겨울을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시리도록 매운 바람에 다수운 "연애편지"의 가사가
가슴가득 담겨있고
그대가 사콜에서 "Q" 를 불러주던
달콤한 보이스를 안고 돌아오던
천변의 야무진 바람은 희열로 가득 차오른 하루였네요.
퇴직이라는 낯설디 낯선 문구가 내내 뒤통수를
따라다녀도, 물리적인 나이로 저를 묶어놓은
그 무엇에 경련을 일으키며 거부해도
어김없이 물리적인 시간들의 흐름에
독한 약처럼 시려오는~~
문득 엄습해오는 촌철같은 순간에도 ~~
12월!! 마지막!! 함께할 누군가와의
영롱하고 눈부시게 마무리할 플랜이 있다는
기다림과 손끝의 떨림은, 온몸의 미세한
경련의 그리움을 알까요?
나의 가수 웅님은~~
살포시 내려준 하얀 첫눈이 아닌
생활을 엄습한 기습 첫눈에
모두들 마음마저 꽁꽁 묶일 이 시간에도
내가수 웅님의 열정과 뜨거운 노력은
계속되고 있겠지요?
다수운 커피와 손끝에 전해오는
온기가 절절하게
그리운 이밤에도 말이지요.
하나를 완결하기 위한 프로세스의
기나긴 고민과
연구와 논의와
그리고 도출되는 결과를 위한 숙고의
노력과 이면을 다 헤아리지는 못하나~~~
어떤 시인은 발갛게 익은 대추 한알을 보고도
그의 이면을 잘 표현했드라구요.
그의 시가 마치 웅님의 콘서트의 무대를 보며
한밤중 깨어서 다시 시나리오를 쓰고
어떻게 하면 팬들과 미치도록 좋은 무대를
만들까를 고뇌하는 그대가
수채화처럼 그려지는 것을...
"대추 한 알/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 있어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시린 겨울!!
다수움을 가득담은 보이스가
파도처럼 밀려오는
오늘같은 날엔...
" 단 하나의 온기, 단 한사람의 용기"로
희망의 겨울도 결코 시리지만은 않을
따뜻한 희망만을
걸어두고 그대와 함께 걸어갈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