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봉(元曉峰 509m)
원효봉은 경기도 고양시 북한동과 효자동 사이에 근사한 암릉으로 솟아오른 북한산의 한 지봉(枝峰)이다. 북한산성 계곡을 중심으로 오른편에는 의상봉이 왼편으로는 원효봉이 마주하고 솟아 있는데, 험준한 암릉의 산줄기는 고승 대덕의 자비로운 불심으로 사바 세상을 제도(濟度)하려는 듯, 성안을 양편에서 포근하게 감싸 안은 형국이다.
효자원에서 시구문, 원효사, 원효봉에 이르는 산행로는 평탄하다.
이 길을 따라가면 거대한 암봉, 원효봉의 산정에 서서 백운대,만경대, 노적봉으로 치솟아 오른 북한산의 장쾌한 기상을 한 눈에 담아 볼 수 있고, 백운대를 향하여 치달아 오른 염초봉의 험준한 산세에 몸을 떠는 전율감을 느낄 수도 있다.
산행
불광동, 연신내, 구파발을 거쳐서 송추로 가는 703번이나 34번 버스를 타고 북한산성 정류장에서 내리면
여기서 정원수 농장과 효자구판장 사이 골목길로 들어서 산쪽으로 접어드는 산행로가 뚫려 있다.
길목에 서 있는 이정표에는 원효암까지 1km임을 알려 준다. 원효암은 원효봉의 8부 능선 쯤에 자리잡고 있으니,
원효봉은 마음 먹고 오른다면 두시간 안에 산행을 마칠 수 있는, 비교적 작은 산봉이다.
산행을 시작하여 10여분 지나자 길은 어둑하고 음습한 골짜기로 들어선다. 마침 약수터가 있어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이고 모퉁이를 돌아 나가자 길목 쉼터다. 이 곳은 산제를 지내는 장소인 듯하다. 골짜기 한편에 거대한 바위가 비스듬하게 지붕처럼 덮고 있는데 바위면에는 최근에 칠한 듯, 도료가 아직도 생생한 암벽화가 그려져 있다. 흰 도포를 입고 백마를 타고 있는 노인의 형상이다. 백발에 길고 흰 수염에 싸인 노인의 모습이 범상한 인물은 아닌 듯 하다. 비천백마신선도(飛天白馬神仙圖)라 하면 적절한 이름일까.
여기서 얼마 가지 않아 시구문이다. 시구문(屍軀門)은 수구문(水口門)이라고도 하였으며 산성 안의 시신(屍身)을 내보내던 문이다. 시구문에서 왼편 성벽을 따라서 오르면 원효봉까지 1km, 곧장 뚫린 숲길로 덕암사까지는 0.3km거리다. 덕암사를 들르기로 한다.
절집 들어서자 들머리에 거대한 미륵불상이 서 있다.
덕암사는 특이한 절집이다. 대웅전과 약사암은 일반 건축물이 아니라 거대한 암반에 뚫린 천연 동굴을 다듬어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절마당에 있는 커다란 수조에 연꽃 몇 송이가 화사하게 피어 있다.
원효봉 산정 직전의 암봉 |
덕암사에서 나와 다시 시구문까지 되돌아와 성곽을 따라서 가파른 산길을 오른다. 덕암사 뒤편 암반을 타는 길을 오르고 싶었으나 일행이 있어 다음 기회로 미룬다. 바람 한 점 없는 무더위에 가뿐 숨을 몰아 쉬며 한동안 오르자 원효암이다.
원효암은 산행로의 길섶에 자리잡은 조그만 암자다. 원효암을 지나고 한 모퉁이 돌아 올라서면 이정표가 서 있다. 원효봉까지 0.5km, 올라온 길 효자리 입구까지는 1.9km, 그러니,오늘 산행 들머리인 효자리에서 원효봉까지는 2.4km 거리다.
이 곳부터 산행로는 아스라한 벼랑을 떨어뜨린 거대한 암릉을 곁에 두고 능선을 타고 산정으로 치달아 오른다.
마침내 쇠말뚝과 철책을 세워 보호 구역을 만들어 놓은, 거대한 암봉의 산정으로 올라 선다. 바위면에 그대로 계단을 파고 곁에는 철책을 세워 놓았는데 산정에 올라서자 사방으로 시원스럽게 시야가 열린다.
골짜기 건너, 의상봉 능선, 암봉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여기서 잘룩이 능선목을 건너서 다시 산봉으로 올라서면 원효봉의 정상이다.
원효봉의 산정은 널찍한 암반을 펼쳐 놓은, 거대한 암봉이다. 이 암반 위에 서면 북한산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 온다. 앞 길로는 능선을 따라 염초봉의 험준한 암릉에 겹쳐서 천인단애의 벼랑 위에 백운대가 우뚝하고, 만경대, 노적봉의 험준한 암봉이 하늘 한편을 가리며 치솟아 오른다. 산성 골짜기 건너편으로는 의상봉 능선이 성벽처럼 장쾌하게 벗어 내리는데, 능선 끝으로 내려 앉은 마을들이 모형도를 펼쳐 놓은 듯 아스라하다.
첫댓글 천사님 자료 감사합니다. 담아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