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좌
박선희
흠집 투성이 마루판에서
또 하나의 성좌를 찾아낸다
별의 별 상처들이
천수천만 별자리를 길러내는 생의 마루판
누구도 사랑하지 않던 사마리아 여인같은
누구에게나 허락되지 않은 약속의 땅같은
일용할 괴로움들이
단단한 생의 마루판을 이루고 있다
욕망의 흥행에 실패해버린 삶의 아라베스크
아픔인 채로 콱 박혀 있어
끄집어낼 수도 없는 火印
팽팽한 졀규의 심장에 시퍼런 칼집을 넣던
썩지도 사라지지도 않는 무수한 파랑의

저 상처 座
황량한 마루판에 형벌처럼 떠 있는
더 이상 아프지도 않는
여벌없는 남루를 입고도 반짝이는
삶의 성소가 되어버린
순간마다 얼룩졌던
그 아픈 별자리를 본다.
시집<사람거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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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의 마루판에 새겨진 상처들이 상처좌가 아닌 영광의 좌이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