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덥고 지루했던 여름이 지나가고 , 아침 저녁으로 가을 기운이 완연합니다.
'가을이 왔을까?' 아파트 실내에서 하루종일 집안에서 할 일이 있거나
휴식하는 날이면 그 날의 기온이나 계절 감각이 마비되는 듯 합니다.
아파트는 정남향이어서, 베란다 창문으로 이른 아침부터 늘 햇볕이 눈부시게 쏟아집니다.
아파트의 작은 베란다는에는 제가 가꾸는'작은 정원'이 있습니다 .
몇가지 않되는 식물들이지만 주로 반음지 식물이자 실내에서 기르는 공기정화 식물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식물은 '관음죽' '벤자민''아이비, 스킨답서스, 영화 '레옹'에 나오는 '아글레오마'
나는 가끔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식물도감' '야생화 책'을 보기도 합니다.
지난 봄, 백운 저수지 부근에 있는 꽃집에서 '카멜레온(개량종 채송화)'을 사와서 오래된 둥근 토분에 심었어요.
아주 작은 잎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모습이 아주 귀여웠어요.
잎사귀 색깔은 언핑크이거나 진 핑크, 연 녹색의 조화였어요.
색감을 중요시하는 저로서는 만족스런 구매였고, 저를 따라 나선 40대 가정주부인 후배에게 사라고 추천했습니다.
그리고 어느사이 여름을 맞이했어요.
몇 개월동안 이른 아침에 베란다의 식물들에게 정성을 들여서 물을 주고 관리를 하는 일이 제겐 일상이 되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볼 일이 있어서 옆동에 사는 후배 아파트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나와 같이 구매했던 '카멜레온' 화분을 보게 되었는데 화려하고 예쁜 꽃들이 여러송이가 환하게 피어 있었어요.
그 순간 저는 숨이 멎는 듯 했어요. 꽃의 색깔이 아름답기도 했고 무척 사랑스런 모습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다음은 제 집에 있는 '카멜레온'과 비교되는 것이었습니다.
식물가꾸기는 제 나름 잘 키운다고 자부심을 가졌던 측면이 있었는데,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의 '카멜레온'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일일까?' 정남향 아파트 배란다 환경은 두 집이 동일한 조건이 확실한 사실입니다.
다시 제가 사는 아파트에 와서 관찰해보았으나 꽃봉오리 비슷한 것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봄에 사왔던 그 크기 그대로 성장하지 않고 그대로 정지된 모습이었습니다.
놀라웠습니다. 그 뒤로 후배 아파트의 채송화는 매일 여러송이가 예쁘게 피어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부럽기까지 했습니다. 여름이 되도록 한 송이도 피우지 못하는 제 아파트 채송화가 이상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채송화에게 '어디 아프니?' 물어 볼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아파트 인근에 있는 꽃집의 채송화 화분의 꽃들은 저마다 아름다움을 자랑하듯이 갖가지 색깔의 꽃들이
다투기라도 하는 듯이 많이 피어 있었습니다. 채송화의 계절을 실감하게 됩니다.
어느날, 제가 사는 아파트에서는 매주 수요일에 장 서는 날인데, 꽃 파는 아저씨가 와 있었어요.
식물 화분갈이 하는 작업도 하시면서 식물을 팔기도 하는데, 그 때마다 기르던 식물이 죽고 난뒤 빈 화분을 들고
나오는 가정주부들이 많았어요.그들은 이 꽃집에 나란히 진열된 식물을 보면서, 나무 이름을 묻기도 하면서
'어떻게 해야 식물을 오래 기를 수 있습니까?" 그런 질문을 많이
하면서 조언을 구했습니다. 나이드신 아저씨는 사람들의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을 해주시면서'
식물을 키우고 일한지 10여년 되었고, 이제는 돈버는 시기도 지났고 이 일이 돈되는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마음씨 좋은 아저씨 말의 일부분은 맞는 말이기도 했다.
저도 그 꽃집 아저씨에게 오래된 관음죽 화분을 분갈이하고 공기정화 식물인 '스킨답서스' 큰 화분을 사게 되면서 질문을 하게되었습니다.
'카멜레온을 봄에 사서 화분에 옮겨 심었는데, 아직도 크지않고 그대로예요. 후배집에선 꽃이 매일 피고
있다고 합니다' 내 말은 들은 아저씨가 '그것은 채송화 일종이며, 개량종이다. 햇볕을 많이 받아야 꽃이 핍니다'
나는 그 아저씨 말을 듣고 난 뒤, 나도 그런 상식은 진작 알고 있었는데, 왜 몰랐을까, 생각했다.
나는 곧 바로 아파트로 와서 반그늘에 놓여있던 채송화를 베란다 유리창 밖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아, 채송화는 진작 야생화로 커야되는 식물이었다. '왜 내가 그 사실을 간과 했을까?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베란다 유리창 밖으로 자리가 옮겨진 채송화는 홀로 외롭기는 하였겠지만
불볕 무더위와 소낙비, 태풍의 거센 바람을 묵묵히 견뎌 내면서 그 자리에서 건재함을 과시하는 듯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작은 꽃봉오리가 맺히더니 이른 아침에 창밖을 내다보니 예쁜 꽃 서너송이가 활짝
피어 있었다. 그 날의 감동은 지금까지 내 가슴에 남아있다.
그 날 부터 현재까지 베란다 유리창 밖의 채송화는 매일 예쁜 꽃송이들을 많이 피어내고 있다.
그 모습은 사랑스럽기도 했고 얄밉기도 했다.
그 날 이후 이른 아침에 만나게 되는 채송화에게 '모닝? 하고 인사를 하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얼마전 인사동엘 다녀왔다.
인사동 골묵의 식물키우기, 텃밭 가꾸기는 이채로웠고 감동을 주었던 기억이 있다.
인사동 골목의 야생화 꽃밭의 식물들을 살펴보면 다 기억을 할 수는 없지만, 능소화, 담쟁이, 아이비,
활련화, 채송화, 매발톱 등이다. 키가 작고 예쁜 야생화들이 주류이다.
다국적 관광객들이 많이 다니는 인사동의 꽃문화이다.
이파트 실내에서 키우는 관상용 식물, 혹은 공기정화 식물 키우기도 바람직한 일이지만,
야생화 키우기에 도전하는 일은 공부도 하게되고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이 되는구나! 느끼게 되었다.
물론, 거리를 걷다가 만나게 되는 토끼풀 군락지, 개망초, 민들레, 제비꽃, 원추리 등..
특히 이른 아침에 활짝 피어 있는 나팔꽃은 더 할 수 없이 아름답다.
매일 만나는 소박한 꽃들로 부터 나는 기쁨과 함께 많은 영감을 느끼게된다.
어릴적, 대전 관사에 살던 시절, '아버지의 정원가꾸기' 는 지금까지 내 가슴에 남아있다.
나로서는 가장 행복했던 어릴적 추억으로 남아있다.
내가 아버지의 정원을 찾아 가는 길엔, 황매화, 유카, 흑장미, 월계장미,구근 식물인 칸나(홍초), 다알리아
가이스카향 나무, 주목나무, 모과나무, 회양목..
일본식 관사 뒤 뜰의 맨 끝자리 한켵에 심어져 있던 복숭아, 앵두나무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아버지의 정원 가꾸기!
너무도 그리운 시간들입니다.
첫댓글 꽃을 사랑하고 추억을 그릴 수 있어 참 아름다우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