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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처리 과정이 자폐를 가진 아동의 소통에 미치는 영향
2018년 9월 25일
이번 주의 “질문 있으신가요?”는 벤터빌트 두뇌 연구소(Vanderbilt Brain Institute)에서 박사 후 과정을 거치고 있는 신경과학 연구자 사라 바음이 답변해드립니다. 바음 박사님은 오티즘스픽스(Autism Speaks)의 메익스널 특별연구원(Meixner Postdoctoral Research Fellow)이며 자폐가 수반하는 감각처리의 어려움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신경심리학 및 정신 물리학, 신경 촬영법을 활용해 발화 언어와 시각 및 청각 같은 감각자극을 처리하는 두뇌 작동원리를 연구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저는 우리 주위를 떠도는 시각적, 청각적 감각정보를 두뇌가 어떻게 처리하고 분석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타인과 교류할 때 감각정보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벤터빌트 대학교 마크 월러스 박사님이 지도하는 다감각 연구소(Multisensory Research Lab)에서 근무하기 시작했을 때 자폐의 감각처리 연구를 택하게 되었습니다. 오티즘스픽스의 메익스널 연구 보조금 덕에 이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고 자폐 스펙트럼에 있는 아동과 성인에게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질문 있으신가요” 칼럼 독자분들 대부분이 이미 아시다시피 자폐인들은 사회적 소통을 어려워하며, 관심사가 한정되어 있고 반복적인 행동을 자주 보입니다. 그런 만큼 자폐 연구 대부분은 위와 같은 주요 특징에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연구가 필요한 분야
그러나 1943년에 처음 내려진 자폐의 정의 역시 자폐인들이 주변 환경에서 수집한 감각정보를 처리할 때 개인차가 있다는 사실을 명시합니다.
아직 감각처리 분야에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저는 자폐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는 자폐인들을 돕는 데에 이 연구가 큰 기여를 하리라 믿습니다.
사회생활을 할 때 마주하는 다감각 처리 난제
사회생활을 떠올려 보세요.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 수없이 많은 감각정보를 처리해야 합니다. 목소리 톤과 보디랭귀지, 표정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쏟아지는 방대한 양의 감각정보를 해석하는 걸 넘어서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하는 말을 이해하고 이 두 가지 정보를 통합시켜야 합니다.
현재 알려진 감각처리의 어려움 및 차이점에 대한 정보는 대부분 자폐인과 보호자 및 부모님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얻었습니다. 이 정보 덕에 연구자와 치료자들은 자폐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고 자폐인들이 어떤 상황에서 감각처리 어려움을 겪는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설문조사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어떤 두뇌 구조에서 감각처리 능력 차이가 생기는지 알 수 없으며 사회생활을 할 때 수집하는 다양한 감각정보를 두뇌가 어떻게 처리하는지도 보여주지 않습니다.
사회적 교류를 할 때 일어나는 감각처리를 상세히 파헤치며
저는 연구를 통해 자폐아동(미국 나이 8세 – 17세)들이 복잡한 사회상황을 경험할 때 두뇌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고자 합니다. 실험 참가자들은 실험실을 방문하여 다양한 컴퓨터 과제를 수행하고 연구자들은 참가자가 단순한 감각정보(플래시와 삐 소리)와 복잡한 감각정보(언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평가합니다.
참가자 일부는 MRI 검사를 받으면서 동일 과제를 반복합니다. MRI 스캐너 덕에 두뇌의 구조 및 기능을 안전하고 비침습적인 방식으로 관찰할 수 있습니다.
행동 실험과 신경 촬영법 덕에 우리는 자폐인들이 감각정보를 처리할 때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 조사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
저희 연구는 감각정보 처리 방식을 조사한 선행 연구를 기반으로 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폐 증세를 가진 사람은 ‘신경전형적’(neurotypical)인 사람보다 감각정보 처리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주장은 너무 단순하다고 시사하는 과거 연구를 찾았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자폐인은 다른 사람보다 감각정보 처리 능력이 더 뛰어납니다. 가령, 예문을 읽는 목소리의 음을 맞추라고 하면 자폐인은 평균적으로 비장애인만큼 또는 비장애인보다 정확하게 맞춥니다. 하지만 이때 예문의 내용을 파악하라고 하면 자폐인들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연구와 임상실험에 따르면 자폐인들은 각기 다른 감각정보를 통합시키는 데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다감각 통합(multisensory integration)라고 불리는 이 능력 덕분에 우리는 매일 마주하는 엄청난 양의 감각정보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중이라고 상상해보세요. 친구의 목소리와 입술 움직임을 관찰하며 친구가 하는 말을 이해합니다. 여기에 추가로 친구의 표정 및 목소리 톤에도 집중해야 합니다. 이 모든 정보를 통합시키는 능력이 없으면 사회적 교류는 더욱 어려워집니다.
우리는 왜 자폐인들이 특정 상황에서만 감각정보를 처리하는 것을 어려워하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두뇌의 감각정보 처리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을 밝혀내야 합니다.
저는 행동적 측면과 신경적 측면, 즉 두뇌 처리 측면에서 이 주제를 이해하고자 합니다. 특히, 간단한 감각정보의 처리와 언어, 사회적 단서 등 보다 복잡한 감각정보를 처리하는 과정 사이의 연관성을 파악하고자 합니다.
새롭게 밝혀진 사실부터 새로운 지원 방식 및 치료법
제 궁극적인 목표는 이 연구를 통해 자폐인이 다른 사람의 말과 사회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을 개선하는 치료법을 보완하는 것입니다.
간단한 감각정보 처리 능력을 개선하면 더욱 복잡한 감각정보, 예를 들어 말을 이해하는 능력도 향상된다는 것이 이 연구의 가설입니다.
예를 들어 두뇌에서 서로 다른 감각정보들이 어떻게 상호 반응하는지를 관찰하면 자폐인들이 감각정보를 더욱 잘 통합시킬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이런 발전은 자폐인들이 압도적인 감각정보가 쏟아져 들어오는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사회능력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 저는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폐아동 및 성인과 가족분들께 연구에 동참해주셔서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연구를 지원해주시고 도와주신 여러 봉사자 및 후원자, 그리고 오티즘스픽스 커뮤니티에도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저희는 이 연구가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 기대하며 향후에도 자폐인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출처: https://www.autismspeaks.org/expert-opinion/how-does-sensory-processing-affect-communication-kids-autism?fbclid=IwAR3vhMwmDf9rmy6eg159a8LgaOB-Fzd6AhwOYBU4XtFppWH0_FSDbxoi3xQ
☞ 번역: 본 자료는 함께웃는재단과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생들이 번역작업에 참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