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 도자공예: 영원의 지금에서 늘 새로운
전시 기간 : 2024.11.21.~2025.05.06.
관람 시간 : 화-일 10:00-18:00 / 월요일 휴관
전시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작가 : 정규, 원대정, 유근형, 김재석, 김익영, 권순형, 김석환, 정담순, 한애규, 신상호, 유의정, 오세린 등 74명
작품수 : 도자, 드로잉, 미디어 등 작품 200여점과 아카이브 70여점
관람 요금 : 2,000원
문의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02-2188-6000
전시 소개
1950년대 이후 한국 현대도자를 조망하는 전시이다. 한국 근현대 자생적 도자 창작물의 출현과 1970년대 도시화와 산업화에 따른 도자 양식의 변화를 조명한다. 더불어 1980~90년대 국제화의 영향으로 활성화된 도자 작업의 대형화와 건축과의 협업을 선보인다. 2000년대 이후에는 디지털 세대에서 이루어진 새로운 도자 역사와 전통의 해석을 짚어본다. 이번 전시를 통해 도자 생활과 예술이 생산한 미적·사회적 가치를 다양한 측면에서 고찰하고자 한다.
"현대 도자공예의 모든 것"…'영원의 지금에서 늘 새로운'展
뉴스1 기사 등록 : 2024.11.23. 오전 09:00
김일창 기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30년 만에 열리는 대규모 도자 전시
1950년대 이후 도자공예 총망라…과천서 내년 5월6일까지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195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역동적인 사회 변화에 반응하며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해 온 현대 도자공예를 조명하는 '한국 현대 도자공예: 영원의 지금에서 늘 새로운'이 2025년 5월 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다.
현대 도자공예는 국가무형문화, 디자인산업건축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해왔지만, 주로 기법과 양식에만 주목되어 그 총체적인 모습을 조명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이번 전시는 1994년 전시 이후 30년 만에 국립현대미술관이 사회와 문화의 변화에 맞춰 발현된 현대 도자공예의 다채로운 모습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프롤로그와 3부로 구성되며 전통 도자, 도화(陶畫), 건축 도자, 도자 조형, 도자 설치 등 다양한 유형의 도자공예를 소개한다.
프롤로그 '현대성의 태동'에서는 일제 강점기의 그늘과 한국전쟁의 상흔을 극복하고자 했던 1950년대 한국 현대 도자공예의 출발을 조명한다.
국립박물관(현 국립중앙박물관) 부설 기관으로 설립된 한국조형문화연구소는 '성북동 가마'를 운영하여 조선백자를 계승했다. 조각가 윤효중(1917~1967)이 세운 한국미술품연구소는 '대방동 가마'를 운영하며 고려청자의 정체성을 이어나갔다.
이들 가마에서 제작된 '백자청화북단산장재떨이'(1950~1960년대)와 '청자상감인물문화병'(1950년대 후반) 등을 통해 같은 시기 다른 장소에서 조선백자와 고려청자를 계승한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한다.
1부 '정체성의 추구'에서는 1960~1970년대 한국 도자공예가 본격적으로 현대성을 갖추는 모습을 다룬다. 당시 정부는 국가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민족중흥 정책을 펼치며 도자 전통을 부활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 시기에는 유명 도예가와 화가들이 협업한 청화백자가 다수 제작되었다.
산업화·도시화로 등장한 국가 재건 건축물의 외벽에 장식된 '세운상가'(1967년), '오양빌딩'(1964년) 등의 건축 도자는 시대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2부 '예술로서의 도자'는 1980~1990년대 '88서울올림픽'이라는 국가적 이벤트를 계기로 국제 예술 양식을 적극 수용하며 전개된 도자공예를 소개한다. 흙이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국내 '도자 조형'의 초석을 만든 정담순과 김석환의 작품을 필두로 신상호, 배진환, 여선구의 대형 도자 설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1997년 외환 위기 전후 수공예 생활 도자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등장한 광주요와 이도를 설립한 이윤신의 작업을 통해 미적 가치를 담은 생활 도자의 정착 과정도 살펴볼 수 있다.
3부 '움직이는 전통'은 21세기 이후 현대 도자공예가 추구하는 다원화, 혼종성, 탈식민화의 모습을 소개한다.
국제 공예 비엔날레 무대에서 발군의 실력을 인정받은 주세균, 유의정, 김준명의 작품을 통해 도자 전통이 현대에서 작동하는 의미를 환기한다. 팬데믹 이후 K-공예를 이끄는 스튜디오 소만의 김덕호, 이인화 작가와 문도방, 두갸르송 수공예 도자 공방은 현대사회에서 다양한 형태의 협업과 소통을 통해 도예가의 역할의 범위를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1994년 과천관에서 열린 '한국 현대도예 30년'전 이후 30년 만에 선보이는 한국 도자공예를 개괄하는 대규모 전시"라며 "그동안 미비했던 한국 현대 도자사를 정립하고 도자공예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확장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88올림픽·IMF외환위기… 도자에 담긴 70년 한국 현대사
문화일보 기사 입력 2024-12-04 08:12
■ ‘한국 현대 도자 공예…’ 특별전
이건희컬렉션 포함 200점 공개
당시 유행한 ‘도자기법’ 한눈에
백자 위를 수놓은 푸른빛. 그 곱고 영롱한 색감에 반한 관람객들이 시선을 돌리지 못한다. 그러다 이내 정교하고 섬세한 붓의 흔적에 감탄하고 만다.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개막한 ‘한국 현대 도자 공예 : 영원의 지금에서 늘 새로운’ 전시장에서 자주 목격할 수 있는 장면. 이유가 있다. 도화는 처음 그렸을 때 눈으로 보는 것과 가마에 들어갔다 나온 뒤가 달라 쉽지 않은 작업으로 꼽히는데, 당대 가장 뛰어난 도예가와 화가들이 협업한 수작들이 이번 전시에 잔뜩 등장해서다. 바로 처음 공개되는 이건희컬렉션의 ‘도화 시리즈’ 12점이다. 도자·회화·영상 등 200여 점이 출품된 이번 전시에서도 단연 눈에 띈다.
도화는 1960∼1970년대 특히 유행했다. 고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 유족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이건희컬렉션 중에도 도화가 20여 점을 차지하며, 그중 도예가 안동오와 화가 장우성·서세옥·김기창이 참여한 12점을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다. ‘백자청화시물고기문편병’ ‘백자청화시비파문육각화분’ 등 백자토와 청화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단아함과 균형감이 일품이다. 이와 함께 1970년대 초 제작된 지순탁 작가의 검은 다완도 공개됐다. 다도 문화가 활발한 일본에 수출하기 위해 만든 도자기로, 녹색과 검은 색감의 조화와 그 미감을 생각하며 감상하는 묘미가 있다.
도자 전시 하면 고려 청자나 조선 백자부터 떠올리기 쉽지만, 1950년대 이후 한국 현대 도자의 발자취를 좇는 이번 전시에선 이제는 집기류로 여겨지는 도자에 얼마나 많은 역사적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한다. 앞서 지순탁의 다완처럼 도자는 한때 수출을 위한 상품이 되기도 했고, 1980년대 88서울올림픽을 통해 들어온 국제 예술 양식을 수용한 도자 공예도 흥미롭다. 이때부터 도자 조형이 오브제와 설치작업처럼 변했는데, 여성 도예 그룹 ‘흙의 시나위’ 창립 멤버로 활동한 한애규의 ‘날개를 단 여인’ 등이 도자를 조각이나 예술 작품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 1997년 외환 위기 전후 수공예 생활 도자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등장한 광주요와 이도를 설립한 이윤신의 작업을 통해 미적 가치를 담은 생활 도자의 정착 과정도 살펴볼 수 있다.
21세기 도자들은 어떨까. 지금은 도자를 공간 설치작으로 새롭게 해석한 작업도 낯설지 않다. 가장 주목되는 건 김준명의 작품 ‘가로적인 역사를 담은 도자기’. 왕실용으로만 쓰인 고귀한 백자대호를 가로로 붙여 놓은 작업이다. 연결된 듯 붙어 있는 백자들은 일부러 이음새를 보여주며 현대적 유머를 더했다. 이 밖에 김덕호·이인화의 ‘2022 블루보틀 명동점 사이니지’ 등 젊은 세대를 통해 SNS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감각적인 도자 작품도 전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내년 5월 6일까지.
박동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