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2 대림 제4주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39-45
39 그 무렵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40 그리고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였다.
41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42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43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44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45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하늘아, 위에서 이슬을 내려라. 구름아, 의로움을 뿌려라. 땅은 열려 구원이 피어나게 하여라."(이사 45,8)
한복을 입은 성모님. 기모노를 입은 성모님. 나이제리아 전통복을 입은 성모님. 모든 민족들은 다 자기 민족의 가장 아름다운 어머니의 모습으로 성모님을 그립니다. 성모 마리아는 여인 중에 가장 복된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성모 마리아는 믿음으로 행복하고 아름답습니다. 성모님의 아름다움은 모든 하느님의 자녀들의 본래의 모습입니다. 성모님의 행복은 구세주 메시아로 이 세상에 오시는 예수님께서 선포하시는 하느님 나라의 참된 행복과 기쁨, 평화와 자유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입니다.
38년전. 수도회에 막 입회했을 무렵. 수도생활 양성을 도와주며 함께 하던 고마운 스페인 출신 선교사와 제주도에 있는 봉쇄 관상수도원에서 일주일간 침묵 피정을 한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 잊을 수 없는 선물같은 두 사람을 만났습니다. 한 분은 그 봉쇄관상 수도원에 살던 파란 눈의 관상 수도자였습니다. 늘 미소 띤 평화로운 얼굴의 그분은 몇 년 전에 돌아가실 때까지 성모님처럼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로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인가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분의 행복은 구세주 메시아로 이 세상에 오시는 예수님에 대한 믿음에서 오는 참된 행복이었습니다.
또 한 분은 나환자 마을에서 사는 스페인 출신 선교사로, 지금 우리 아이와 같은 또래의, 자신이 사는 마을 아이와 함께, 초대를 받고 와 우리와 함께 지낸 분입니다. 함께 온 아이와 그분의 행복한 미소와 아름다운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분은 지금도 여전히 그 마을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지금도 일년에 한번 정도는 만나는 그분의 미소 띤 얼굴의 행복한 모습은 변함없습니다.
수도자로서 선교사로서 나의 삶이 지금까지 행복하고 아름답다고 자부할 수 있는 것은 순전히 선물같았던 이 두 분 덕분입니다. 무엇보다 이 두 분은 갓 입회한 나를 소중한 존재로 느낄 수 있도록 극진히 맞아 주었습니다. 내가 이미 뭔가를 이룬 사람으로 착각할 정도로. 말은 없었지만 미소 띤 그 아름다운 눈빛만으로 나를 설레게 한 고마운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