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을 피해 집터 먼저 구하고 바람 시작하는 곳에 아궁이 배치 시골에 집을 짓는 사람 열에 아홉이 바라는 것은 구들방이다. 아궁이에 불 때서 뜨끈뜨끈하게 데운 아랫목에 대한 판타지 때문이기도 하지만 겨울이 긴 시골에서 난방비를 줄이는 좋은 대안이어서도 그렇다. 요즘엔 화목 난로와 결합시켜 방바닥뿐 아니라 집 안 전체를 난방하는 방법이 보급되면서 구들에 대한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다.
구들방을 들일 계획이라면 집터를 결정할 때부터 신경을 써야 한다. 우선 물이 나지 않는 집터를 구해야 한다. 제아무리 구들을 잘 놓고 불을 많이 때도 바닥에 물이 흐르면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여건상 물길을 피해 집터를 구하기 어렵다면 터다지기를 할 때 집터를 높이거나 물길을 돌리는 작업을 해주는 것이 좋다.
아궁이와 굴뚝의 위치도 중요하다. 옛말에 ‘아궁이는 바람 시작하는 곳에 만들고 굴뚝은 바람 끝나는 데 두라’는 말이 있다. 불을 땠을 때 불기운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방향대로 아궁이와 굴뚝을 배치해야 불도 잘 타고 구들도 제 역할을 잘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집을 새로 지을 때는 바람의 방향에 맞춰서 아궁이 위치를 먼저 잡은 뒤 그에 맞춰 마루나 주방 등 다른 공간들을 배치하는 것이 좋다. 주의할 것은 불을 때는 시기는 주로 겨울이므로 겨울바람의 방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상희<월간 전원생활 기자>
※구들놓기 ① 아궁이와 굴뚝의 위치를 정한 뒤 바닥을 평평하게 고른다. 바닥의 깊이는 대개 1m가량으로 잡고, 아궁이 쪽과 굴뚝 쪽의 바닥 높이에 차이가 생기도록 한다. 아궁이 쪽은 낮게, 굴뚝 쪽은 높게 해야 한다. 아궁이와 굴뚝은 마주 보는 면에 두는 것이 좋다.
② 아궁이를 만든다. 벽면에 둑을 쌓되 가운데 부분에 네모 혹은 반원 형태로 구멍을 내준다. 구멍 바깥쪽에 가마솥을 걸 수 있도록 부뚜막을 만든다. 가마솥을 쓰지 않는 집이라면 부뚜막을 만들지 않고 아궁이를 구들바닥 안쪽으로 들인 함실아궁이를 만들어도 된다.
③ 개자리를 만든다. 아궁이 맞은편 벽면 아래에 벽과 수평으로 긴 고랑을 깊게 판다. 개자리는 최대한 깊게 파는 것이 좋은데, 최소한 구들 깊이만큼은 파야 한다. 굴뚝 아래에도 개자리를 만들어준다. 굴뚝개자리의 깊이는 최소한 아궁이바닥만큼 깊게 파야 한다.
④ 고래를 만든다. 아궁이에서부터 개자리 앞까지 고래둑을 쌓는다. 바닥이 경사졌으므로 고래둑의 높이는 아궁이 쪽이 높고 굴뚝 쪽은 낮아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높이가 가장 낮은 굴뚝 쪽 고래둑의 높이는 20㎝ 안팎이다. 부뚜막아궁이는 벽 끝에서부터, 함실아궁이는 아궁이 끝에서부터 고래를 시작한다.
⑤ 부넘기를 쌓는다. 부넘기는 아궁이에서 시작한 불기운이 위로 올라가 구들에 닿기 쉽게 하려고 만드는 것이다. 고래의 아궁이 쪽 입구에 흙을 삼각형 형태로 쌓아주면 된다. 고래가 끝나는 쪽에도 흙을 쌓아 낮은 턱을 만들어준다. ‘바람막이’라고 불리는 것인데, 굴뚝을 통해 찬 기운이 역류해 들어오는 것을 막아준다.
⑥ 구들장을 놓는다. 전통 구들장은 모양과 크기가 제각각이므로 흔들리지 않게 하려고 구들장 사이사이를 잔돌로 채워준다. 구들 위에 흙을 발라 마감한다. 출처;농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