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버스요금 300원 인상 유력
내년 4월부터 24~33% 오를듯
市 “무임승차 비용보전 무산돼
대중교통 만성적자에 불가피”
울산 등 다른 지자체도 인상 검토
뉴스1
이르면 내년 4월 서울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이 8년 만에 300원씩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2015년 6월 지하철과 버스 기본요금을 각각 200원, 150원 올린 후 지금까지 △지하철 1250원 △버스 1200원 △마을버스 900원의 요금을 유지해 왔다. 전기, 가스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된 가운데 ‘서민의 발’인 대중교통 요금까지 오르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지하철·버스 요금 24∼33% 인상
서울시 관계자는 29일 “내년 4월부터 지하철, 버스, 마을버스 요금을 각각 300원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대중교통 누적 적자가 심각해 상당 폭의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수도권 통합 환승할인제에 참여 중인 인천시 및 경기도와 협의한 후 공청회, 의회 의견 청취, 물가대책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인상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예정대로 요금이 오르면 △지하철 1550원 △버스 1500원 △마을버스 1200원이 된다. 인상률은 24∼33%다.
요금 인상의 가장 큰 이유는 대중교통의 만성 적자다.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2년) 지하철과 버스의 연평균 적자는 각각 9153억 원, 5419억 원에 이른다. 특히 지하철은 2020년 처음 적자 1조 원을 넘어선 뒤 올해는 1조2600억 원으로 손실 폭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무임승차하는 고령층이 늘어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승객 감소까지 겹치면서 적자 폭이 늘었다는 게 서울시 측 설명이다. 이에 서울시는 노약자 무임승차 비용을 정부가 보전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에 관련 예산이 포함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가적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가급적 대중교통 요금을 유지하려 했지만 적자 폭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 “월급 빼고 다 올라”…울산·대구·부산도 검토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두고 시민 반응은 엇갈렸다.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임모 씨(27)는 “요금이 300원 오르면 한 달 기준으로 1만2000원이 더 나가는 것”이라며 “월급 빼고 모든 비용이 오르는 것 같아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8년 차 직장인 양모 씨(31)도 “현실에 맞게 무임승차 연령(65세)을 올리는 게 더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황모 씨(30)는 “8년 동안 요금이 그대로였던 점을 감안하면 300원 인상이 그렇게 부담스럽지는 않다”고 했다.
서울 외에도 상당수 지자체가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검토 중이다. 울산은 현재 1250원인 시내버스 요금을 내년에 1500원 안팎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구도 내년 초 버스와 지하철 요금 인상을 위한 용역에 착수한다. 대구시 관계자는 “용역 결과에 따라 내년 말이나 2024년 초에 요금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도 “물가 인상 등을 고려해 요금 인상 추진을 실무진 차원에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울산=정재락 기자, 부산=김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