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한밭대 통합 논의 본격화
대학별 내부 논의 시작 10개월만에
28일 ‘통합 논의 공동선포식’ 가져
국립대 위상 강화 통합모델 추진
충남대 이진숙 총장(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과 한밭대 오용준 총장(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 등 두 대학 관계자들이 28일 대전 유성구 호텔오노마에서 통합 논의 공동선포식을 열고 있다. 충남대 제공
충남대와 한밭대의 통합을 위한 논의가 본격 시작됐다.
이진숙 충남대 총장과 오용준 한밭대 총장은 28일 대전 유성구 호텔오노마에서 ‘충남대-한밭대 대학 통합 논의 공동선포식’을 가졌다. 통합을 위한 대학별 내부 논의가 시작된 지 10개월여 만에 통합을 공식화한 것이다.
대학 처장 등 주요 보직인사들까지 참석한 이날 선포식에서 두 대학은 선언문을 통해 “대한민국 최고 명문 통합 국립대를 목표로, 지역민과 함께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대학 혁신을 위해 통합 논의 시작의 출발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학령인구 감소와 우수 인재의 수도권 유출로 인한 국립대 위상 약화를 극복할 길은 대학 간 통합뿐”이라며 “두 대학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낼 수 있는 통합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오 총장도 “두 대학의 통합은 수도권 집중화에 대응해 지역균형발전을 견인할 최고의 인재를 양성하고 미래형 국립대의 새 틀을 만들자는 결의”라며 “두 대학의 뛰어난 자산과 역사, 각기 다른 역량과 특성에 대한 존중, 상생 정신으로 통합 논의가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대학은 ‘대학 통합 공동추진위원회’(가칭)를 구성해 대학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한 통합안을 만들기로 했다. 통합 효과에 대한 용역에도 착수하기로 했다. 또 통합 논의 과정을 대학 구성원과 지역민을 대상으로 투명하게 공유하고, 최종 통합은 찬반 투표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선포식에 참석한 양교 관계자들도 “두 총장이 모든 절차를 투명하게 대학 구성원과 지역민과 공유하고, 존중과 신뢰에 기반해 통합을 추진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며 “최적의 통합안을 만들고 민주적인 절차로 찬반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구성원 반발 등 넘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한밭대는 최근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2%가 통합에 찬성한 반면 47%는 ‘흡수통합’에 대한 우려 등으로 반대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또 충남대도 교수들 가운데 63%가 찬성한 반면 학생들은 96%가 반대했다. 통합이 학생 확보를 위한 현실적 대안이라는 시각과 교육 여건 악화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것.
한편 두 대학이 입학정원 축소 없이 통합이 이뤄질 경우 재학생 수만 2만6000명으로 서울대(지난해 4월 기준 학사과정 재학생 1만6000여 명)보다 많아지며, 사립대를 포함해 전국에서 재학생이 가장 많은 대학이 된다.
이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