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영화제를 찾은 한국영화 9편 중, 비교적 대중적인 문법을 지닌 기성감독의 영화를 상영하는 파노라마부문에 초청된 두편의 한국영화, <후회하지 않아>(이송희일)와 <해변의 여인>이 영화제 후반부에 관객을 만났다. 두편 모두 축제의 열기가 사그라들기 마련인 영화제 후반부에, 자정이 넘어 영화가 끝나는 늦은 시간에 상영되었음에도 거의 만석을 기록했고, 영화 상영후 이어진 감독과의 대화 역시 대부분이 남아 감독의 말을 경청했다. <버라이어티> 영화제 데일리 마지막 호에서, 350여편의 영화제 상영작 중에서 데릭 엘리가 꼽은 베스트 50에 두 영화 모두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다세포 소녀>와 함께 언급되기도 했다.
<후회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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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식적인 플롯에도 불구하고 매우 원숙하게 쓰여진 드라마를 지녔다. 감동적이면서도 코믹한 순간이 곳곳에 배치된 이 영화는 게이축제의 게토를 넘어 약삭빠른 대중적 배급세계안에서도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 <버라이어티> 데일리의 데릭엘리의 평이다. ‘남한 최초의 커밍아웃 영화감독의 첫 번째 장편’으로 <후회하지 않아>를 소개한 그는 “부자와 가난한 고아라는 두 캐릭터는 매우 편의적으로 도식화되어 있지만, 또 다른 많은 면에서는 클리셰와 뻔한 장치들을 피해간다”고 썼다. 역시 리뷰를 실은 <스크린 인터내셔널> 데일리는 데뷔감독의 연출력과 “마지막의 극적인 변신을 가능하게 한 이영훈의 연기”를 칭찬하기도 했다.
상영관에서 만난 한 게이관객은 영화제 기간 중 보았던 20여편의 영화 중 최고작이라고 말하며 “유럽과 미국의 많은 퀴어영화를 봤지만 한국에서 온 퀴어영화 두편(<천하장사 마돈나><후회하지 않아>)이 많은 인상을 남겼다. <천하장사 마돈나>의 긍정적인 시각이 좋았고, <후회하지 않아>는 설정이나 몇몇 장면이 전형적인 멜로 영화의 그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진짜 전형적이려고 했다면 영화의 결말이 해피엔딩일 수 없었을 거다. 일반적인 퀴어멜로는 두 주인공이 죽는 비극으로 몰고갔을텐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다는 면이 너무 맘에 든다”며 영화에 대한 적극적인 평을 남겼다.
김조광수 청년필름 대표와 이송희일 감독이 참석한 감독과의 대화에서는 한국 게이들의 일반적인 상황, 영화가 한국에서 얻었던 반응, 독립영화방식으로 제작된 영화의 제작비를 어떻게 마련했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두 배우들은 진짜 게이인지, 둘 사이에 베드신을 찍을 때 어색함은 없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송희일 감독은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 중 게이는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연기를 잘 못하면 나랑 한번 자야돼’라면서 협박했더니 모두 좋은 연기를 보여주더라”는 농담으로 응수하여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성을 받기도 했다. 극장을 나선 뒤에도 직접 인사를 던지고 악수를 청하는 몇몇 관객들이 눈에 띄었다.
<해변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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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서 상영된 여타 한국영화에 비해서 홍상수 감독의 <해변의 여인>은 그다지 많은 리뷰가 소개되지 않은 편이다. 감독의 국제적인 명성과 경력을 생각할 때 다소 의아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이미 칸을 통해 발굴되고 이름을 알려온 감독이라는 상황이 어느정도 작용한 듯 하다. 영화제 기간 중 발간된 세 개의 데일리 중 유일하게 리뷰를 실었던 <버라이어티> 데일리는 “인간 감정의 엉뚱한 변덕이 전문가의 시각에서 꼼꼼하게 분석된다”며 “훌륭하고, 진지한 로맨틱 코미디-드라마”로 영화를 소개했다. 또한 “한국의 유명한 홍상수 감독의 가장 대중적인 작품으로 그의 전작에 대한 지식이나 한국영화의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말과 함께 에릭 로메르 영화와 몇가지 면에서 비교하기도 했다. “<해변의 여인>이 성취한 가장 훌륭한 점은 리듬에 있다. 진행되는 대화의 자연스런 흐름 속에서 불가피한 침묵과 화제의 전환, 톤의 변화 등을 표현하고 리듬을 잡아냈다.”
영화상영과 이후 이어진 감독과의 대화는 영화제의 프로그래머들까지 일부러 극장을 찾는 등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홍상수의 전작을 이미 본 관객은 “당신의 영화는 모두 비슷한 느낌이다. 혹시 내가 알지 못하는, 당신의 영화 중 가장 다른 분위기의 영화가 있는지”라고 물었고, 영화 속에 등장하는 하얀 개의 의미, 감독만의 독특한 시나리오 작법 등을 질문했다. 영화 속 대사를 인용하여 “정말 독일 남자들이 지루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농담에 감독은 특유의 말씨로 “물론 진짜로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라며 대답하기도 했다. 극장 밖에서 만난 한 일반 관객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본 적도 없고, 감독의 이름도 모르며, 한국영화에 대한 배경지식도 전혀 없는 상태에서 영화를 보았다면서 영화 속에서 계속해서 등장하는 술(소주)의 정체를 궁금해했고, 매우 맛있어 보이더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영화 자체에 대해서는 김승우, 고현정, 김태우가 등장하는 전반부가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말하면서 한국영화는 모두 이 영화와 비슷한지, <해변의 여인>의 마지막 장면은 무엇을 의미하는 지에 대해서 오히려 기자에게 질문을 던지며 호기심을 표했다.
첫댓글 ㅋㅋㅋㅋ 연기못하면 나랑 자야돼 ㅋㅋ 거침없으삼
헉 배우들 이성애잔데ㅋㅋㅋ진짜 죽기살기로 했겠다규ㅋㅋㅋ
근데 보면서 진짜 연기 리얼하다 민망할텐데 이런생각했음..ㄷㄷㄷㄷ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독님 센스있으시다규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어찌나 리얼하게 연기를 하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헉 씨네를 싸늘로 읽고 허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송감독님 실제가 더 멋진데~ 후않 반응 좋으니 나도 좋다규!
베드신... 공사하고 찍은거겠죠?????? 꼮 해야만 했니?? 리얼리티 살리게 하지 말긔.
베드씬
베드신... 굳~♡
후안 베드신 최고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