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국내 최초의 미술 전문MC로 각 방송사에서 활동 중 인
한 젬마 라는 서양화 화가이다.
그녀는 화가의 내면을 깊이 포착하면서
동시에 보는 이들의 감수성까지 끌어내는 특별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
나는 제목부터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
그녀는 바스키아를 유난히 좋아한다고 했는데
난 왜 그녀가 바스키아를 좋아해야 했는지 관심이 별로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난 바스키야 뿐 아니라 흔한 명화조차도 잘 알지 못한다.
저자가 바스키아의 그림을 보면서
“절제되지 않는 낙서 그림에 해방감 같은 것을 느낀다.”고 한 말의
의미를 공감할 수 는 없지만 왠지 만만해 보이고
그래서 내가 살짝 완성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고 보니 덜 그린 듯한 바스키아의 그림이 볼수록
조금씩 정이 드는 것도 같다.
재미있는 제목 중에 원시인의 사랑 편은 제목부터 관심을 끌었다.
콘스탄틴 브랑쿠시의 "키스"라는 조각에 대한 설명이었는데
그 조각에 코가 없는 이유가 키스하기에 불편해서라고 한다.
"아하, 키스를 방해하는 코 따위는 필요 없다 이거지"
발상이 그럴 듯 하면서도 약간 엉큼하다.
고흐의 작품 "별이 빛나는 밤에" 편에서는
"멀쩡한 세상이 나를 미치게 한다." 는 맨트가 참 인상적이었다.
정말 고흐다운 표현이 아닌가,
나는 예전부터 고흐의 그림을 좋아했다.
왜냐면 그는 천재화가 다운 화려한 색들을 과감히 쓰고
자기만의 독특한 시각을 가진 그림들을 그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다른 화가들과 다른 그의 그림에 매력을 느꼈나보다.
아, 나도 별이 빛나는 밤에 폼 잡고 그림 그리고 싶어진다.
작가는 폴 클레의 ‘마술 거울 속에서’를 보고
부모님을 닮은 자기 얼굴이라고 했다.
왜냐하면 이 그림에는 작가의 엄마아빠 얼굴이
얽히고설키어 있기 때문이라고.
나도 이 그림을 보면서 닮았다는 말의 애틋함을 느낀다.
우리아빠는 내가 아빠를 닮았다고 하시고
엄마는 엄마 어렸을 때를 쏙 빼닮았다고 하신다.
누구를 닮았건 닮았다는 말 그 자체에 포근함을 느낀다.
원래 부모들은 자식이 자기를 닮기를 바라나보다.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작품은
제목보다 그림이 눈길을 끈 작품이다.
르네 마그리트의 ‘피레네 산맥위의 성’은
화가를 알기도전에 얼마나 독특한 사람인지를 짐작하게 했다.
그는 현실의 소재로 비현실적인 배치를 즐겼다.
아마 저성에 사는 사람은 그곳이 허공인지 모르겠지?
허공위에 떠있는 커다란 바위와 그 위의 견고한 성
사고의전환은 참 신선한 것 같다.
나는 책읽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핑계를 대자면 조용히 앉아서 책을 읽기보단
또래친구들과 수다 떠는 것을 더 좋아하는 나이인 것 같다.
내게 책은 어렵고 딱딱하다.
그런데 이 책은 내게 묘한 흥미를 불어 넣어 주었다.
책장을 넘길수록 더욱 진한 그녀의 열정을 느끼면서
이 책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고,
읽는 이들의 생활 속에 미술을 자리 잡게 해주는 그녀가
미술인을 꿈꾸는 나로서 꾀나 부러웠나보다.